민감한 시기, 여성 청소년 '바우처 사용 외면'
민감한 시기, 여성 청소년 '바우처 사용 외면'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3.23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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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표시내며 생리대 사라구요?"
보건위생물품자판기 공공시설 등에 설치해야

 

장성군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생리대) 구매권(바우처) 지원사업이 실효를 거두려면 보다 많은 사회적 배려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 대안의 하나로 장성군 관내 학교 여자화장실 내 생리대 자판기 설치가 권장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소위 '깔창 생리대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정부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11살부터 18세 이하의 저소득층 여성청소년들에게 바우처 카드를 지급, 이마트나 농협하나로마트 등 가맹점에서 생리물품을 구입하고 카드로 결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많지 않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수치심으로 편의점 등에서 쉽게 사용하기 꺼려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장성군의 경우 국민행복카드 바우처카드 도입 후 시행 첫해인 지난해 국민행복카드를 신청한 청소년은 110명이었으나 이중 실제로 포인트를 사용한 청소년은 87명에 그쳤으며 1년에 사용할 포인트 총액인 12만 6천 원을 다 사용하지 못한 청소년이 35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현재 202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 운영 중이며 광주광역시 7개, 경남 진주시가 5개 공공기관에 자판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장성군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액은 지난해 890만 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장성군 평생교육센터 청소년담당 관계자는 “신청대상 청소년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여성청소년이 바우처카드를 들고 직접 구매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턱없이 부족한 가맹점도 포인트 사용 저조에 한몫 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장성군의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지에 생리대 자판기가 설치된다면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큰 불편 없이 생리대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해 장성군의 한 면에 근무하는 직원이 바우처카드를 들고 가서 생리용품을 사기가 부끄럽다고 호소하는 청소년을 알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도 각 읍면을 통해 ‘국민행복카드 바우처카드’ 사용을 독려하고 있으나 3월 하순이 지나고 있는 20일 현재 아직까지도 97명밖에 신청하지 않아 다각적인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정의당 서울시당과 여성환경연대 등 32개 단체는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지급하는 조례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주장에 여성가족부는 전체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확대 보급하는 안을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기간은 한번만 신청하면 지원자격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재신청할 필요없이 만 18세가 도달하는 해당연도 말까지 지원되며 지원금액은 신청일 기준, 월 1만1000원, 연 최대 13만2000원을 지원하다. 해당 바우처는 올해 안에 사용하면 된다.

서비스 신청후 보건위생물품 구매권(바우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국민행복카드(BC,삼성,롯데)를 발급받아 가맹 유통점에서 직접 물품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고 구매가능 물품은 일회용생리대, 탐폰, 생리컵 등이다.

문의사항은 청소년 대상자 본인 주소등록지 관할 읍·면사무소에 신분증을 지참 후 방문 하거나 복지로 누리집(www.bokjiro.go.kr) 또는 복지로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접수는 본인의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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