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 옥정리 김병양 어르신 전남대 12억 쾌척
황룡 옥정리 김병양 어르신 전남대 12억 쾌척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4.2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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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보다 공부하는 학생에 도움 주고파”

30여 년 가죽 수선해 아껴 모은 피땀 어린 돈

 

“한 손에 책가방을 들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던 대학생들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어릴 적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게 많이 한이 됐던 거지”

지난 13일 현금과 주택 등 총 12억 원을 전남대학교 기부한 장성 황룡 출신의 김병양(84) 어르신의 선행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에서 작은 가죽수선업체를 운영하는 김병양 어르신(황룡면 옥정리 태생)은 어릴 적 다녔던 황룡 월평국민학교(현 월평초등학교)를 마치고 곧바로 광주로 상경해 전남대 근처인 신안동 등지에서 직공 생활을 하다 30대에 서울로 상경했다.

김 어르신은 이 시기 전남대 학생들을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어린 시절 배우지 못했던 아픔을 언젠가는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서울로 상경한 김 어르신은 남대문 시장 등지에서 배달일 등 온갖 잡다한 일을 하다가 52세 늦은 나이에 지금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명동 스타사’에 입사해 구두 수선공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이곳 ‘스타사’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두도 수선할 만큼 유명세를 치렀다.

김 어르신이 이때부터 30여 년간 근검절약해 열심히 모은 돈이 지금의 전남대 기부금이다.

김 어르신은 올 초부터 집안 조카뻘 되는 전남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김정규 겸임교수를 통해 수차례 재산 기증 의사를 밝혀왔다.

김 어르신은 평소에도 슬하의 4남매에 물려줄 것은 다 물려줬다면서 자녀들보다는 공부하는 학생들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더욱 뜻깊고 유익한 일이라 생각해 기증하게 됐다고 한다.

전남대 측은 마침 전남대학교 디지털도서관 건립공사 중이었는데 이 건립기금으로 쓸 생각이며 추후 대학 구성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도서관 옆 신축 건물에 김병양 어르신의 이름을 딴 ‘김병양홀’을 짓거나 어르신께 전남대 명예학위 수여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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