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출신 이철규 열사 ‘31년째 풀리지 않는 죽음’
장성 출신 이철규 열사 ‘31년째 풀리지 않는 죽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5.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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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철규의 한, 언제쯤 풀릴까?”
6일 호남유가협·국회의원 등 망월동묘역 추모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3번이나 변했건만 우리 아들 철규의 원통한 한은 누가 풀어줄까요?”

지난 6일 올해로 31주기를 맞는 장성 삼서면 출신 이철규 열사 추모제에 참석한 고 이철규 열사의 어머니 황정자(86세) 여사는 광주 망월동 5.18 국립묘지 옆 민족민주열사묘역(옛 5.18 망월묘역)에서 또 다시 오열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비롯한 호남유가협(호남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원들과 장휘국 교육감, 새롭게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영덕, 조오섭 의원 등 1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를 주최한 추모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야외행사와 공연 등을 취소하고 약식으로 진행했다”면서도 “갈수록 연로해 유가족들의 발길이 잦아드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2시 망월묘역 참배가 끝난 직후 묘역 입구 식당에서 점심 오찬을 함께한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해마다 5월 6일이면 이철규 열사 추모제와 함께 호남유가협 부모님들의 어버이날 행사가 광주 망월동 5.18 국립묘지 옆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리고 있다.

1964년 5월 6일 삼서면 대도리 관동부락 출생인 이철규 열사는 1982년 조선대학교 전자공학과에 입학, 1989 조선대 교지 ‘민주조선’ 편집장을 맡았다.

이해 4월 교지 발간과 관련하여 ‘민주조선’ 편집위원 전원에 대해 수배조치가 내려져 현상금 300만 원에 1계급 특진의 현상수배가 걸려 쫓기던 중 5월 3일 제4수원지 청암교에서 경찰의 검문을 마지막으로 행방 묘연해진 뒤 5월 10일 오전 11시 30분께 청옥동 제4수원지에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후 시민사회단체는 줄기차게 이철규 열사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시 국가기관은 “경찰을 피해 수원지 철조망을 넘어 도망치려다 미끄러져 익사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철규 열사의 의문사와 관련, 2002년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 불능’ 결정을 내렸고,  2004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으나 정확한 사인은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지난해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철규 열사의 죽음을 집중조명하고 이 열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으나 31년이 지난 올해까지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최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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