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에서 황토흙 재배…사포닌 듬뿍 새싹삼”
“하우스에서 황토흙 재배…사포닌 듬뿍 새싹삼”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5.1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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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관내 43농가가 국내 50% 장악, 웰빙식품으로 우뚝
북일면 성덕리 강성주·김은주 부부 ‘상토판 토경재배’ 성공
장성군 북일면 성덕리 새싹삼 재배하우스에서 김은주 씨가 황토흙 상토판에서 성장한지 25일째 되는 새싹삼을 돌보고 있다. 새싹삼은 1년 생 묘삼을 심어 25일~30일 사이에 어린 싹으로 출하한다. 새싹삼은 잎과 뿌리를 생으로 먹을 수도 있고 삼겹살이나 생선회와 곁들여 쌈으로 먹어도 잘 어울린다.

장성 재배 10년…“웰빙 식도락가들을 잡아라”

고려인삼이 등장한 이래 인삼은 수백년 동안 뿌리가 최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잎에도 사포닌이 풍부하게 함유돼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싹삼이 새로운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쌉쌀한 맛에 건강에 최고로 알려진 사포닌이 듬뿍 담긴 새싹 인삼이 식용으로 자리잡은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이다. 가정 식탁뿐 아니라 고급 식당에서 귀한 선물로 손님들에게 선보이는 ‘명품’이 되고 있다.

새싹삼은 크기가 작아 입부터 뿌리까지 통째로 한입에 먹을 수 있는데다 쓴맛이 없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또 삼겹살이나 횟감에 상추와 곁들여 먹을 경우 입맛을 부추겨 인기 짱이다.

하지만 ‘장성산 새싹삼이 국내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알짜 지역특산품이면서도 널리 소문나지 않은 식탁의 귀족이다.

인삼은 싹이 터서 성장하는 1~2년 동안은 잎에 뿌리보다 8~9배의 사포닌 성분이 함유돼 있고, 그 이후에는 사포닌이 점차 뿌리로 이동한다. 따라서 어린 인삼새싹은 뿌리 인삼보다 훨씬 좋은 효과가 있다.

장성의 선진 농가들이 하우스 안에서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자란 새싹삼을 1년 내내 출하하고 있어 웰빙 식탁의 안방을 차지할 날이 멀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재배 기술이나 소비시장 개척 면에서 초기에 불과한 농산물이라 비법이 없고 재배 방식이 각양각색이어서 ‘정통 재배교본’이 없다는 점이 안타까운 모양새다.

장성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새싹삼 재배를 시작, 현재 43농가가 새싹삼 재배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0농가는 인삼 싹을 틔워 새싹삼 농가에 납품하고 있는 묘삼 재배 농가로 분류된다. 5~6년 전부터는 장성에 귀농한 농민들이 새싹삼 재배를 많이 시작, 장성의 주력 농산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농가가 새싹삼 재배로 올리는 한해 소득은 약 37억~40억 원 정도다.

새싹삼 재배의 최고 관건은 인삼의 특성을 살린 토양성분 유지와 적정 햇빛, 그리고 풍부한 영양 공급 등의 재배기술이다.

재배 방식에 있어서 일반 하우스 안에 원통형 화분식으로 만들어 7단으로 쌓아올려 타원형 둘레에 1년 생 묘삼을 이식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초기 투자를 위해 상당한 자본금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기본적인 하우스 건립을 비롯, 원통형 화분 조립, 기계장비 설치 등 100평 기준으로 1억~1억 3천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새싹삼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성군 북일면 성덕리 629번지에 둥지를 튼 강성주 (51), 김은주 (50)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강씨는 북일면 태생으로 18년 전부터 인삼 재배에 전념해 온 장성 인삼재배의 원조격이다. 지금도 덕성리와 오산리, 지장리 부근에 7천여 평의 땅에다 뿌리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스스로 연구하고 개척하는 농사꾼 스타일이어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인삼 재배의 달인이다.

강 씨는 뿌리인삼에 전념하다 7년 전에 화분 재배방식의 새싹삼 재배를 시작했으나 시설투자비를 고민하다가 5년 전부터 상토판에다 직접 묘삼을 심는 토경재배방식을 시도했다. 물론 예전에 농촌진흥청에서 스티로폼 화분에다 재배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이의 단점을 다시 보완해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나간 것.

강 씨의 새싹삼 토경재배방식은 황토흙에다 상토 일정 비율로 섞어 사각형 모판에다 묘삼을 재배하는 방식이다.

보통 3단으로 모판을 올려 재배를 하고 있다. 토경재배 방식은 복잡한 플라스틱 원통 화분을 않아 기본설비가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토 1판에 130개~140개 씩을 심을 수 있어 다른 방식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효율성이었다.

다만 햇볓이 고루 스며들지 않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 층에 LED 조명 시설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농산물 재배의 가장 중요한 관건은 가장 저렴한 투자에 간편한 노동력이 필수라고 볼 수 있죠. 이렇게 해서 생산된 농산물에 판로가 보장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죠”

강성주 사장은 ‘농법의 선택은 농삿꾼이 하는 것’이라며 재배방법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요즘 농가에서 가장 힘든 노동력 조달에 있어서도 명절 같은 특수기 이외에는 두 부부가 100평의 재배 하우스를 운영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인터넷 택배 주문과 출하 등을 담당하는 부인 김은주 씨는 “묘삼을 이식해 새싹삼으로 출하하기까지 25일~30일 정도 걸리는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하는 것을 보면 기특합니다. 새싹삼이 장성의 대표 특산품으로 어서 빨리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싹삼이 장성 대표 특산품 브랜드로 정착되려면 갈 길이 멀다.

아직은 초창기라 장성 새싹삼이 널리 홍보가 않됐다는 점이 문제다. 새싹삼의 대중화와 고급화를 위해서는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 소비처에서 대량 주문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문제는 장성 관내 생산자들이 단일 조합이나 판매 조직을 만들어 강한 연대의식으로 뭉쳐 재배와 판로개척에 공동대처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농가들이 독립적으로  브랜드개발이나 판로개척에 나서는 실정이어서 장성이란 지역특산품화가 이뤄지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재배농가들도 지역별 농가와 전통 농가, 귀농 농가 등 다원화 돼 있다는 점도 안타까운 면이다. 

새싹삼 재배가 장성에 도입된 지 불과 10년 안팎의 짧은 세월. 아직은 초창기라 표준 재배방식이 없는데다 자신들만의 방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다른 지역에 ‘장성의 대표 특산물’이라고 내놓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 채꽃바래 계장은 “새싹삼은 앞으로 전망있는 웰빙식품입니다. 장성군은 잘사는 농촌을 위해 재배농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재배농가들이 똘똘뭉쳐 함께 연구하고 판로를 개척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새싹삼이 장성의 대표 농산물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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