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강 꽃길을 걷지 않는 자, 삶을 말할 자격이 없다~”
“황룡강 꽃길을 걷지 않는 자, 삶을 말할 자격이 없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6.0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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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읍 황룡강변 3.2km는 여민동락 대신 여화동락(與花同樂)!
6월의 여왕 꽃양귀비…그리고 안개꽃, 금영화, 수레국화 만개
“아, 지금 황룡강은 꽃의 바다”
장성읍을 가로지르는 황룡강은 온통 꽃천지로 변했다. 강렬한 태양빛의 꽃양귀비를 비롯해 안개꽃, 금영화, 수레국화가 만발해 연이은 감탄사를 자아내개 한다.

황룡강이 또한번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엔 붉은 색과 노란색, 자주색 물감의 세계다.

5월 노란꽃창포의 추억이 지나간 자리에 6월에 걸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나 사람들의 시선과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강의 위쪽 황미르랜드에서 아래쪽 제2황룡교에 이르는 3.2km의 거리가 구간구간마다 흐드러진 꽃의 천국이다.

6월 황룡강의 화려한 자태는 꽃양귀비로터 시작했다. 어쩌면 그리도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 있는 지, 꽃의 극치미를 던져준다. 꽃의 언덕, 꽃 물결의 연속이다.

황금빛 노란색의 절정을 이루는 금영화, 자주색 향기를 머금은 수레국화, 모래언덕을 연상케하는 안개꽃 등이 황룡강의 사이사이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몇 백억 송이나 될까? 상상불허, 그저 꽃의 환상 뿐이다.

이 황룡강변에 다음 계절엔 또 어떤 꽃들이 자리잡을까 기다려 진다.

이런 예상을 그리기 위해 건너편 언덕배기에는 가을 황룡강을 수채화로 물들일 그라스(사초류) 정원을 위한 파종이 한창이다. 우아한 물결처럼 대지를 장식하는 핑크뮬리를 비롯, 깃털처럼 피어나는 팜파스 그라스, 가냘프게 너울거리는 파니쿰, 흩어진 머릿결을 연상케하는 스크령 등이 10월을 예고하고 있다.

꽃 향기 가득…“근심 걱정은 물렀거라”

이 꽃밭 사이를 거니는 사람들에게는 흠뻑 젖은 꽃향기 이외에 어떤 근심도 없을 듯하다.

동트기 직전, 이곳 산책길에 나선 장성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하리라.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며 강변길을 걷는 장성 사람들에겐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꽃길이 있는 저녁’이 놓여 있는 듯하다.

장성문입협회 회원이자 원로시인 박형동 씨는 “환상적인 꽃길에 취해 문예창작반 수업을 강변 정자에서 했다”고 말하고 “환장하게 아름다운 이 꽃강을 어찌할꼬”라고 시를 읊었다.

황룡강변의 샹그릴라 아파트에 산다는 최(42) 모씨는 어린 자녀와 산책길에서 “요즘은 퇴근 뒤에 아이와 날마다 나옵니다. 그냥 즐거워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라고 말한다.

꽃향기가 진하면 나비와 벌들이 날아오는 법인가?

이런 꽃소식을 들은 광주권 방문객들이 차츰 늘고 있다. 주말엔 가족단위, 평일엔 연인들끼리 많이 찾아온다. 이들에게 화려한 꽃 속에서 꽃이 되려는 인증샷 한컷은 필수다. 장성군이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곳곳에 포토존을 만들어 놓은 것도 칭찬할만하다.

광주 양산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권(71) 모씨는 “3년 째 거의 매일 자전거로 황룡강을 찾아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달라져요. 완전 꽃의 세계입니다. 오면 꽃에 취해서 돌아갑니다. 그런데 황룡강은 사계절 다 좋은데 가을이 문젭니다. 축제가 있어서 사람이 너무 바글바글하니까요”라고 소감을 던진다. 내심 조용히 꽃을 즐기고 싶은 욕망이랄까.

황룡강 변신 주역은 5만 군민

황룡강은 날마다 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룡강 위쪽 황미르랜드 건너편의 연꽃단지 주변에는 동화면에서 가져 온 은행나무 가로수 69주를 옮겨 심어 또다른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강 아래쪽 제2황룡교 앞에는 가동보를 완공하여 물을 가두어 수면을 두 배 이상 호수처럼 넓혀 ‘강을 강답게’ 만들었다. 앞으로 이곳에 돛단배가 뜨고 음악분수가 솟으며 찬란한 레이저광선이 흐른다면 또 하나의 명물이 될 것이다.

황룡강 기적은 장성군민 합작품
 
황룡강을 기적의 현장으로 바꿔 보려는 유두석 군수의 발상과 집념, 과감한 투자는 변화의 씨앗이자 원동력이었다. 어릴 적부터 물장구치며 놀았던 황룡강이 황량한 잡초더미로 놓여있던 것을 보고 장성 발전의 교두보 삼겠다는 꿈이 실현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적을 일구기까지는 5만 장성군민들과 기관단체의 애정어린 호미질과 삽질, 끝없는 물질과 풀뽑기의 땀방울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황룡강의 기적은 365일 가꾸어온 애정의 산물이자 5만 명이 함께 그린 수채화다. 그 작품 안에 그려진 꽃들과 5만 작가들이 부러울 뿐이다.
6월 향기를 머금은 황룡강이 다음엔 어떤 색으로 꿈을 꾸고 있을까?            /백형모 기자        

황룡강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가동보는 2배 많은 수량을 확보할 수 있어 ‘강다운 강’을 만든다.
동화면 가로수 길에서 이사 온 아름드리 은행나무 69 그루가 연꽃 연못 주변에서 파릇파릇 성장하고 있어 가을을 기대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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