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면장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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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청 기자
  • 승인 2018.04.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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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리판’을 아시나요?

세상이 어수선하고 질서가 없이 어질어져 있는 상태를 ‘아사리판’이라 부른다.

그 본뜻은 무엇일까?

한자어에서 유래된 이 말은 고사성어인 아사리판(阿闍梨判 : 언덕 아, 사리 사, 배 리, 판단할 판)이 그 실체다. 행동이나 상태 등이 사리에 어긋나고 질서가 없이 자기주장만 난무하는 어지러운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 비슷한 속된 말로 ‘개판’이란 말이 있다.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난잡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고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도 한다. 또 옛날 과거를 보던 마당에서 선비들이 질서 없이 들끓어 뒤죽박죽이 된 난장에서 유래된 난장판(亂場判)이란 말도 있다.

그런데 어학 사전에도 제대로 규명돼있지 않는 이 아사리판의 어원은 무엇일까?

우리말 어원으로는 ‘빼앗다’의 ‘앗다’에서 온 것으로 빼앗는 사람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사람이 한데 뭉쳐 무법천지가 된 것을 말한다고 전해진다. 어떤 사람은 일본말 ‘아사리’에서 왔다고도 한다. ‘아사리’라는 조개는 그릇에 담으면 사그락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는 것.

또 다른 어원으로는 불교의 아사리(阿闍梨)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아사리는 도가 높은 스승을 말한다. 덕이 높은 스승 아사리가 여럿 모이면 다양하고 깊은 의견들이 개진되고 토론 시간도 길어질 것은 뻔하다. 이러한 현장이 소란스럽거나 무질서해 보이면서 ‘아사리판’으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아사리판이란 말은 규범에 어긋난 난잡한 이론과 행동들이 어우러져 그들만의 세상을 이룰 때를 의미한다.

흔히 사람이 사람다워야 한다는 말을 한다. 신사다워야 한다는 말이다. 진흙 밭에서 뒹굴 듯이 이전투구 양상을 띠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본격 선거철에 접어들었다.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하는 것이 선거이지만 최소한 인격을 갖춰 상대를 공격하고 응대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를 바란다.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진다면 모두에게 깊은 상처가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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