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열대과일 주렁주렁’ 열리는 장성을 꿈꾼다
[편집국 칼럼] ‘열대과일 주렁주렁’ 열리는 장성을 꿈꾼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6.22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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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류의 존망은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있다.

인류의 식량을 책임지는 농업분야의 흥망도 기후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한국의 미래도, 우리 장성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온대 기후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주로 남북 위도 20̊~40̊ 부근으로,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온도 차이가 커서 농산물이 맛과 향이 뛰어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간 기온이 1.8℃ 상승했다. 지구 평균보다 2~3배나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진행속도가 세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제주도와 목포, 여수, 완도, 해남 등 남해안은 이미 아열대 기후권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반도의 아열대 기후대(帶)는 10.1%이나 2080년에는 62.3%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열대 기후가 도래하면 온대성 채소와 과일의 수량과 품질이 떨어지고 고온성 병해충의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

반면 작물재배 가능 기간의 증가, 저온피해 감소, 시설재배 시 난방비의 절감, 다양한 열대과수의 도입 등 장점도 많다. 그동안 외국에서 수입해온 아열대 과수를 대체함으로써 외화낭비를 줄일 수도 있다. 나아가 다른 지역으로 수출도 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농업 변화가 수반된다는 얘기다. 잘만 하면 농가소득에 획기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장성의 농업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아열대 작물에 미리부터 눈을 뜬 전남 남해안에는 무화과, 참다래, 석류, 비파, 부지화(한라봉), 감귤, 천혜향, 레드향, 애플망고, 패션프루트, 파파야, 용과, 커피 등 다양한 아열대 과수들이 새로운 농가소득의 틈새작목으로 재배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는 10여 년 전부터 아열대 과수의 유전자원을 도입해 특성파악과 지역 적응성 시험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망고, 패션프루트, 아떼모야, 바나나, 양매, 용안, 리치, 올리브, 용과 등 20여 종에 대한 안정생산 재배기술 개발, 가공기술과 기능성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바나나, 파파야, 패션프루트 등은 어린 묘목을 식재한 당년에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회전을 빠르게 유지할 수 있다.

평지에서 잘 자라는 열대성 망고, 황색계 패션프루트, 두리안, 바나나 등은 최저온도를 16℃ 이상 높아야하기 때문에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지만 시설난방비를 극복하면 소비자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작목이다.

자색계 패션프루트와 아떼모야는 최저온도 3~8℃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다. 전남에서 재배된다면 난방비가 적게 소요돼 과원 조성에 투자비용을 저렴하게 유지하면서 쉽게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망고, 파인애플, 잭프루트 등은 최저 온도 6~10℃ 이상에서 재배가 쉬우며, 이 보다 낮은 온도인 4~8℃ 이상에서 재배가 가능한 소과종으로는 용안, 리치, 람브탄, 아세로라 등이 있다. 올리브, 양매, 포포나무 등은 최저온도 2~4℃에서 재배가 가능해 전남도 남부 해안지역의 노지재배도 가능한 작목이다.

이들 아열대 과수작물들은 과일 생산뿐만 아니라 체험학습장으로 활용이 가능해 지역 관광상품으로 연결하여 범지역적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이 기대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새로운 작목으로써 실험적이거나 재배 초창기이기 때문에 아직은 뚜렷한 전문가나 모범 농가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지자체에서는 모험성을 발휘, 선진적으로 아열대 작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경북 문경시는 6월 10일 랜드마크 조성지구에 열대·아열대 작물 재배하우스를 완공하고 식재행사를 가졌다. 이를 뒷받침하듯 경북도는 태양열로 아열대과일 재배농가 난방비 해결할 수 있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여름에 생산된 전기를 모아 놓았다가 다른 계절에 사용하는 ‘계간 축열조’를 활용한 선진 태양열 발전이다.

한국 아열대작물을 선도하며 장성군의 농업변화에 선봉장 역할을 할 국립 아열대작물실증센터가 2022년에 장성군 삼계면 상도리 일원에 완공된다.
이를 계기로 농민을 중심으로 민관학 연계TF나 기구가 만들어져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편집국장 백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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