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월정 지킴이 이수월 시인 “내 인생의 무릉도원 ‘요월정’”
요월정 지킴이 이수월 시인 “내 인생의 무릉도원 ‘요월정’”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06.29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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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월정 지킴이 이수월 시인의 삶과 원림 사랑
수필집 ‘내 운명 邀月亭, 邀月亭’...잔잔한 울림
요월정 지킴이 이수월 작가
요월정 지킴이 이수월 작가

 

“인생 최후의 삶부터 영혼이 되는 날까지 함께 할 요월정은 이미 정해진 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이승에서 요월정과 함께 살다갈 수 있는 영혼이라면 축복 아니겠는가. 요월정은 나의 수호신처럼 나는 요월정 지킴이로 李水月과 邀月亭 만남은 이미 정해진 운명 아니겠는가.”

<이수월 작, (내 운명 요월정, 요월정)- ‘요월정과 나’ 중 발췌>

이수월 여류작가(79)가 10여 년 전 폐가로 방치되다시피 했던 요월정을 찾아 수리하고 쓸고 닦고 기름칠하며 안착해 살게 되면서 겪었던 소소한 일상과 기억의 편린들을 끌어모아 기록해 엮은 수필집 <내 운명, 요월정, 요월정>이 잔잔함 감동을 주고 있다.

수필집 <시련이 없으면 살맛이 없다>와 <노을진 황혼> 이후 3번째 수필집이다.

장성군 황룡면 황룡리에 위치한 요월정 원림은 조선시대 공조좌랑을 지낸 김경우(1517~1559)가 관직에서 물러나 음풍농월하며 은거하던 곳으로 7월~8월이면 배롱나무가 숲을 뒤덮을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이수월 시인은 풍수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조용헌 박사의 권유로 이곳 요월정을 추천받아 2008년부터 기거하며 느낀 소소한 이야기들을 이 책에 엮었다. 특히 이곳을 오가는 외지인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아옹다웅 하던 과거와 뒷이야기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 감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작가는 수필집에서 그때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20여 년 방치된 요월정 폐가를 조용헌 박사님께서도 살고 싶었다는 요월정은 우백호 좌청룡이라고(명당) 수리비가 좀 많이 들더라도 글쓰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중략 / 전생 인연 이음인가! 조선 제일 황룡터 요월정 주인은 바로 나였나!”

이 작가는 이후 “요월정 마당 수백 평에 화단 꾸미고 가꾸고 1년 되니 방문객 갈수록 늘고….”라며 ‘요월정 화장실’에 얽힌 에피소드와 텃새1...텃새8, 두얼굴과 우편배달원까지 요월정을 다녀간 숱한 인연들의 얘기를 진솔하게 풀어놨다. 특히 외지에서 들어와 살면서 겪었던 서운한 감정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또 일부 관광객들의 예의에 벗어난 행동과 지인들의 ‘인정 없는 비양심’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숱한 어려움과 시련을 거친 끝에 찾은 마지막 안식처 ‘요월정’을 찬양한다.

“요월정 명터에 살고 보니 얼룩진 인간의 삶 치유되고 새로운 삶 시작 같아 120살까지 살 것 같고 내 가슴에 쌓인 한 다 풀기까지는 책을 백 권 써도 부족할 것 같은데 이 정열 끝까지 함께 한다면 책 몇 권은 더 발간할 수 있을 것 같다./ 중략 / 시련이 찾아온 만큼 인생 맛있게 살고 있는 나 산전수전 겪는 이력이 나의 재산이다. 남 부럽지 않은...”

지금도 요월정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요월정에서 자라는 소나무처럼 아낌없이 내어주며 손님을 대접한다는 이 작가는 영락없이 그 자신이 邀月요월(달맞이)이 되고자 한다고.

전북 군산이 고향인 이수월 작가는 아버님이 수월하게 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 수월인데 요월정이란 이름하고 딱 맞는 것을 보고 ‘물처럼, 달처럼 살라’는 깊은 뜻을 깨닫게 됐다고.

이 작가는 24살 때부터 2년간 대구방송국 전속가수 청강생으로 활동하며 밤무대 가수로도 활약하는 등 젊을 때부터 넘쳐나는 ‘끼’를 발산할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우연찮은 기회에 펜팔 하게 된 월남파병군인과 결혼하게 되었고 한때는 서울 등지에서 꽤 많은 돈도 벌었다. 결혼생활 중 배우게 된 노랫말 작사가 히트하고 66세의 나이에 ‘난 여자로 살고 싶다’ 라는 시집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家松 이수월 작가(1942년생) ▲조용필의 ‘어떤 결정’ 작사 ▲민지의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여자’ 작사 ▲허영근의 ‘이별 전야’ 작사 ▲박경희 ‘숙명, 황혼’ 작사 ▲시집 ‘난 여자로 살고 싶다’, ‘존재의 이유’ ▲수필집 ‘시련이 없으면 살맛이 없다’, 노을진 황혼 ▲2007년 <한류문예>시인 등단 ▲현 한국예술인 복지재단 원로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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