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편지/ 차기 군의장, '장성오름' 인물 정도 돼야...
/발행인 편지/ 차기 군의장, '장성오름' 인물 정도 돼야...
  • 장성투데이
  • 승인 2020.06.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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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천 발행인
박경천 발행인

선거철도 아닌데 뜨거운 투표 바람이 불고 있는 구역이 있다.

바로 장성군의회 의장 선거전이다. 8명의 군의원들이 벌이는 그들만의 전쟁이다.

민선 7기 전반기 2년이 끝나고 후반기 군의회를 이끌어갈 의장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의징이란 자리는 민의의 대변자로서 의회를 대표할 뿐 아니라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기능도 중요하지만 군정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는 수레바퀴 역할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의장을 맡아야 격(格)이 살아날까?

의회의 격이란 5만 장성군민의 격을 상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우리 군민들은 의장 선출 투표권이 없어 ‘누가 적격이다’고 말하더라도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력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5만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다.

‘의원은 군민이 직접 뽑은 것이며, 그 의원이 선출한 의장은 우리의 얼굴이다’라고.

그래서 그 격에 대해 따다부따 논할 자격이 있다.

먼저, 전반기 2년 동안 나름대로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맏형처럼 든든하게, 허물없이 이끌어온 차상현 의장에게 박수를 보낸다.

전반기 여러 업적 가운데서도 장성지역 호수에 태양광발전 설비사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든 조례개정안은 우리 후손들에게 맑은 환경을 물려주고자 하는 대단한 의지로 손꼽고 싶다.

반대로 장성호가 태양광 사업자들의 설득에 휘말려 골짜기마다 시커먼 태양광 집열판로 뒤덮이기 시작했다면 어떠했을까? 수변길을 산책하는 관광객들이 ‘누가 장성호를 저렇게 버려놨나?’라고 손가락질하면 어떻게 변명했을까?

섬뜩한 가상을 생각하면 의회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례 개정안이 입맛에 맞지 않은 일부 언론으로부터 뭇매 맞고 특정단체에 의해 고소까지 당하는 가슴앓이를 하던 의장의 고뇌가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전반기 의장이 전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다른 점수를 줄 수도 있다. 그래도 ‘무난했다’는 평이 많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전반기 의장에 대해 잠시 이렇게 평점을 매겨보는 것은 후반기 의장도 대범하게, 무한 책임을 질 인물이 필요할 것이라는 주문에서다.

어느 조직이건 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 없다.

그 리더의 자질은 위기의 컨트롤에서 잘 나타난다. ‘예스’와 ‘노’가 출동할 때, 어떻게 융합해 나가느냐에 따라 리더의 역량이 드러난다.

특히 군의회의 경우, 조직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 그들 구성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5만 군민의 피해로 나타나고 지역발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의원도 인간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상대를 칭찬할 수도, 비난할 수도 있다. 또 의정활동에서도 성인군자처럼 사사로움을 완전히 배제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그러나 의원이 아닌 의장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의회의 대변자일 뿐 아니라 군민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는 화산 분출로 평지에서 우뚝 솟은 봉우리를 산이 아닌 ‘오름’이라고 부른다. 윗새오름, 다랑쉬오름 등이 그것이다. 넓은 시각으로 주변을 볼 수 있는 호방함과 신성함을 함께 간직한 인격체로 숭앙받는다.

어떤 분이 당선 될 지 모르지만, 장성군의회 의장도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으로서 초가집에서 태어나 골목에서 놀았다 하더라도 작은 산이나 좁은 골짜기가 아닌 ‘오름’에 우뚝 올라 저 넓은 지평선을 바라볼 줄 아는 ‘장성 오름’ 쯤 되는 큰 그릇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쯤 돼야 장성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 아닌가?

/편집발행인 박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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