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암서원 세계유산 1년…“달라진 게 없다”
필암서원 세계유산 1년…“달라진 게 없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07.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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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억원 예산수립…문화재청이 대부분 집행
통합안내판·디지털안내·둘레길 등 ‘차일피일’

 

필암서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서원으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7월 6일로 만 1년이다. 하지만 필암서원 주변을 살펴보면 세계유산으로 명패만 달리했을 뿐, 무엇이 달라지고 어떤 품격으로 위상이 높아졌는지 전혀 느낄 수 없다.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비가 필암서원 입구에 세워져 있다는 것과 통합관리단이 제작한 통합 리플렛이 비치돼 있다는 사실 뿐이다.

가장 큰 원인은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을 관리하게 되면서 전남도나 장성군에서 할 수 있는 사업의 폭이 훨씬 줄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문화관광산업을 올스톱시켜 전반적인 행사가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이유로 떠오른다.

올해 필암서원의 보존·정비사업으로 수립된 예산은 국비 5억원을 포함, 8억79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로 수행되는 명품둘레길 조성사업과 세계문화유산 통합 안내판 제작, 통합디지털 안내시스템 구축, 학술세미나, 세계문화유산 축전사업 등은 문화재청이 주관하고 있어  빨리 하고 싶어도 장성군은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통합디지털 시스템구축이나 통합리플렛 제작의 경우 통합보존관리단의 이름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지역의 특수성을 살려 제작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사업이다.

또 명품 둘레길을 조성하는 사업도 당초에 올 10월에 완공키로 돼 있으나 설계수준에 머물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이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세계적’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고 보통의 문화유산에 머무는 필암서원을 둘러보고 돌아가야 할 수 밖에 없다.

이곳을 담당하는 장성군 문화해설사 한 명은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것을 기대하고 오는데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실망하고 돌아간다”며 “외국인들이 오더라도 하자없이 자랑할 수 있는 디지털안내 시스템의 구축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장성군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부분은 완전히 취소됐지만 군이 할 수 있는 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 9개 서원 중 유일하게 관광안내소가 없는 필암서원에 이르면 8월까지 주차장 옆 공간에 안내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나머지도 문화재청과 협의하며 보존관리 계획을 세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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