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폭우 농작물 현장-올 가을 모든 농작물 ‘호우 흉작’…폭등 우려
기획특집 / 폭우 농작물 현장-올 가을 모든 농작물 ‘호우 흉작’…폭등 우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8.24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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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로컬푸드도 두배 올라…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예년보다 두 배 이상 폭등한 채소류(남면로컬푸드매장).

고추 한 근에 2만원~2만5천원

상추 150g에 3,000원, 조선오이 한 개에 1,200원, 단호박 1개에 3,000원, 열무 500g에 3,000원, 깐고구마순 500g에 3,000원…
8월 21일 남면농협 로컬푸드매장의 농산물 시세다. 7월 20일에 시세는 상추 200g에 1,500원, 열무 500g에 2,000원이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대부분이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가정에서 필수로 사용하는 고춧가루용 건고추는 한 근(600g)에 2만원 선이다. 예년에 한 근에 1만원~1만2천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두배로 폭등했다.
더 큰 문제는 고추가 폭우로 대부분이 병들고 썩어 추가 수확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져 앞으로도 가격오름세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보통은 8월에도 고추 수확이 이어져야 하지만 정상적으로 익어가는 고추가 달려있지 않다.
상인들은 한근 당 3만 원을 웃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고추 파동이 예상되는 작황이다.

지속적 폭우, 하우스 침수로 채소류 폭싹
 
7~8월, 전국에 지속적으로 내린 호우에 농작물이 제대로 발육하지 못하거나 결실을 맺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거의 날마다 내린 빗줄기 때문에 제 때 병충해 방제를 못해 모든 농작물의 수확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소류는 물론 과일도 마찬가지다.
안전지대의 시설하우스는 그래도 나은 편이나 하천가나 저지대는 물 난리로 폭탄을 맞았다. 장성 남면 일대의 하우스 침수가 특히 심했다.
장성 전체로는 농경지 529ha가 침수되고, 하우스는 490동이 침수되고 9동이 전파되는 피해를 입었다.

봄철 서리 피해에 이어 낙과 피해를 입고 있는 감 농장(진원면).
봄철 서리 피해에 이어 낙과 피해를 입고 있는 감 농장(진원면).

과수 피해도 속출...봄철 서리피해로 이중고

장성 관내 과수농가들은 봄철 저온 피해로 한번 산통을 겪은 뒤 이번에는 또 폭우 피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장성군농업기술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복숭아의 경우 저온피해로 50%, 과습낙과 피해로 25%의 피해 등 75%의 생산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사과의 경우도 봄철 저온피해 30%, 장마로 인한 탄저병, 갈반병 피해 20% 등 50%의 생산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장성이 주산지인 감은 봄철 저온피해로 30%, 장마비에 탄저병 피해로 10% 등 40%의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장마로 인한 과습낙과가 속출, 우려를 낳고 있다.
변성석 장성감주식회사 대표는 “대봉은 봄철 서리피해 때문에 농사를 망쳤다. 예년의 40~50% 정도 수확하는 수준으로 생각한다.
단감은 서리피해는 크지 않았으나 오랜 장마로 인한 탄저병이 확산되는데다 노린재, 깍지벌레, 갈색매미충 등이 맹위를 떨치고 있어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마 뒤끝 탄저병의 유행으로 정상적인 고추가 없다(남면).

고추농가들 긴 장마에 ‘탄저병 신음’
장마에 병충해 예방도 힘들어 수확 끝

고추의 경우 탄저병의 유행과 고추 무름병으로 수확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농촌진흥청은 7월 중 탄저병이 평년에 비해 0.19%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다. 전남지역 탄저병은 예년에 비해 두배 이상 많았다. 예년 전남지역 탄저병 발생비율이 0.13이었으나 올해는 0.32로 높았다. 뿐만 아니라 1주당 착과수도 예년보다 훨씬 적었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8월 집중 호우가 내리기 이전의 통계여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 뒷끝에는 대부분 탄저병이 오고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긴 장마 때문에 탄저병이 없는 고추밭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진원면에서 전문적으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신신우 씨(69)는 “폭우 이전에 네번 정도 겨우겨우 수확했을 뿐, 더 이상 수확할 것이 없을 정도다. 탄저병이 돌아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다. 예년 같으면 8~9번은 수확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올해 김장용 고추 1,200주를 심어 당초 300근 수확을 기대했으나 지금까지 100근 정도 수확에 그쳤다. 아마도 10~20근 정도 수확하면 끝날 판”이라고 말했다. 신 씨는 더구나 예방약을 수시로 했기에 망정이지 다른 농가는 아예 ‘작년에 비해 반에 반 정도도 못 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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