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샤인머스캣 선진농가 탐방 [삼서면 가족포도농원 ‘삼돌이 왕포도’ 서동현 씨]
기획특집/샤인머스캣 선진농가 탐방 [삼서면 가족포도농원 ‘삼돌이 왕포도’ 서동현 씨]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09.14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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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만큼 맛도 일품…‘훔쳐먹는 일본 포도 품종’
장성 샤인머스캣 26ha 재배…3송이에 4~5만원

“내 고장 9월은 샤인머스캣 익어가는 계절”

서동현 씨가 운영하는 삼서면 가족포도농원 샤인머스캣농장. 마치 의장대 장병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도열해 있는 듯한 샤인머스캣 포도 나무들. 2017년 900평의 농장에 450주를 식재했다.

황금알을 낳는 과일 ‘샤인머스켓’이 시중 과일 가게를 석권하고 있다.

요즘 가장 맛있고 비싼 과일이면서도 가장 불티나게 팔리는 과일은 단연 샤인머스캣이다.

보통 세 송이 내외가 들어가는 2kg 한 박스에 소비자 가격으로 4~5만원 내외다. 다른 포도 종류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가격이지만 맛과 향이 그만큼 뛰어나다.

씨도 거의 없고 껍질 째 먹을 수 있는데다 아삭아삭한 식감은 단연 최고다.

저온 보관할 경우 3개월 까지 싱싱할 정도로 저장성도 좋다.

샤인머스캣은 1988년에 일본에서 인공교배하여 만든 청포도의 일종으로 자국 품종으로 등록했으나 국제 품종으로 등록을 하지 않아 2006년에 한국에 들여와 식재를 시작했다. 로열티 없이 재배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전국 800ha의 면적에 재배,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폴, 베트남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최초 재배지인 경북의 상주, 김천 등지에서 집중재배되고 있다.

각종 드라마에서 귀족 과일로 분류되고 홍보된데다 실제로도 청포도 계열의 우아한 색상과 자태가 돋보여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판매가격도 높아 다른 포도류보다 전국 재배지 확산세가 빠르다. 전국 포도 신규 재배지의 절반 정도가 샤인머스캣 유목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샤인머스캣은 장성군에 70여 농가에서 26ha의 면적에 재배되고 있다.

주 생산지는 장성군 삼서면 일대로 삼서면 포도작목반 66농가 가운데 50여 농가가 샤인머스캣으로 전환했다.

장성에서 처음 샤인머스캣 재배를 시작한 지는 겨우 3~4년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몇몇 농가가 시범 출하했다. 올해는 재배 농가 가운데 1/3 농가에서 출하가 이뤄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본격 출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여진다.

샤인머스캣의 제철 수확기는 9월 하순부터이지만 하우스에 온도를 높이는 가온 재배를 시작한  일부 농가들이 장성산 샤인머스캣을 8월 20일 경부터 이미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는 일반 하우스 재배를 시작한 20여 농가도 출하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장성의 샤인머스캣 농장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가장 깔끔하게, 가장 효율적으로 건립, 운영하고 있는 곳 중 한 곳이 삼서면 ‘가족포도농원’ 서동현 씨(71)의 농장이다. 흙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벤치마킹을 원하는 손님들이 끓이질 않는다.

서동현 씨는 “광주서부농수산물 공판장에 조기 출하를 시작했는데 장성산은 1등급 대우를 받는다. 최고급 대우를 받으니까 기분이 좋다. 그런만큼 더욱 뛰어난 품질로 승부하겠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처음 2kg 짜리 3천 박스를 출하했는데 올해는 5천 박스를 예상하고 있다.

서 씨는 2017년 8월 말에 900평의 하우스에 450주의 샤인머스캣을 심었다. 3년만인 올해 1그루에 30여 송이씩의 튼실한 포도가 주렁주렁 달렸다. 식물 성장과 과육에 가장 좋은 미생물을 활용하고 양액재배시설을 갖춰 양분을 공급해 주고 있다. 때문에 어느 포도보다 당도가 높다. 서 씨는 수확에 앞서 모든 포도에 당도측정기를 들이대며 18브릭스 이하가 되지 않으면 수확은 않고 있다. 최상의 품질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서 씨의 이같은 성공에는 끊임없는 탐구열과 자본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2월부터 가지치기를 서두르고, 꽃이 필 무렵 화방 정리를 한 뒤, 1~2차 수정관리를 하고, 알 속기를 거쳐 봉지 씌우기를 한다. 그 과정에 물 공급과 영양분 공급을 적기에 해 줘야 한다. 남들보다 1개월 빨리  수확하기 위해 열풍기를 가동하는 가온재배를 2월 중순부터 시작, 5개월간 해야 하는데 유류값만도 1천만 원이 소요된다.

서 씨는 젊은 시절, 직장생활도 하고 부산에서 수산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0년에 광주에서 과채류 재배를 시작했고 4~5년 전에 삼서면에 농지를 마련해 본격 귀농을 택했다. 하지만 귀농해서 농장을 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고 투자였다.

수없이 묻고 배우고 실험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변 농가들과 다른 기관의 재배사례를 공부했다. 선진지라고 할 수 있는 여러 현장도 방문했었다. 2018년도에는 장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대학에 등록,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개근상을 탔다.

“장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많은 격려와 도움을 줬습니다. 하우스를 짓는데 기술센터에서 제공한 도면을 바탕으로 12연동으로 설계해, 가장 튼튼하고 실용적으로 지어 이번 수해와 태풍에도 끄덕없이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서 씨는 “포도 한송이가 나오기 까지 주위 분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 유난히 비가 많아서 모든 과일류의 당도가 떨어져 걱정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맛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경작자가 재배기술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농업경쟁시대를 설명했다.                                    /백형모 기자

 과일은 당도가 생명
서동현 씨는 수확 직전 모든 포도에 당도 측정기를 들이대며 18브릭스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즐거운 출하작업
출하를 앞둔 가족들이 불량한 낱알을 골라낸 뒤 포장 용기에 담느라 분주하다. 올해 2kg 짜리 5천 박스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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