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젊었을 때부터 전원생활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대략 10여년쯤 됐을까요? 전국 곳곳을 안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발품을 팔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선택한 곳이 이곳 유평3리 드림빌이었습니다.”

평생을 수원과 분당 등 수도권 일대 도심에서만 살다 연고 하나 없는 이곳 장성에 둥지를 틀게 된 게 지난 20014년. 벌써 4년이 지났다. 삼서면 유평3리 강미숙(54) 이장이 이장을 맡은 지도 그새 2년이 훌쩍 지났다. 그만큼 바쁘고 쉴 틈이 없다.

“남편이 선택하고 이사 결정을 했다고 해서 보니 얼마 전에 팸투어를 다녀온 곳이었다.”며 처음 얼마동안은 실감이 나질 않았다는 강 이장은 “팸투어땐 무심코 사진만 찍다 갔었는데 막상 연고도 하나 없는 이곳에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림 같은 마을의 풍경과 맑은 공기, 도심과 가까운 지리조건은 강 이장의 마음을 돌리게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크게 아파본 적은 없으나 항상 몸이 안 좋았던 강 이장은 드림빌에 입주하고 난 후 이곳의 맑은 공기와 건강한 노동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케 한 원동력이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이장이 도시의 동장이나 반장이 하는 일과 별반 차이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맡고 나니 이장의 일 이란 게 하나에서 열까지 끝도 없고 잔손도 많이 가더라는 강 이장. 그래도 이렇게 여러 주민들을 위해 땀 흘리며 봉사하며 사는 삶이 보람차고 행복하다고 한다.

91세 노모 모시는 효부

호사다마라 했던가? 효자인 남편 구창서(55)씨 덕(?)에 91세 연로한 시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강 이장은 몇 달 새 급격히 악화된 어머님의 건강이 걱정이다. “이곳에 오실 때만 해도 정정하셔서 텃밭에서 채소를 일구시곤 하셨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시어머님이 얼마 전 대상포진을 앓으신 후부터는 없던 치매 증상까지 찾아와 강 이장의 시름이 늘었다. 좀 더 편히 모시고 싶어서 요양원에도 모셔봤지만 음식이며 정성이 가족보단 못한 듯싶어 다시 집으로 모셔왔다고. 워낙 연로하셔서 완쾌는 어렵겠지만 병세가 많이 호전돼 사시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히 살다 가시길 바란다는 강 이장 부부는 선한 눈매마냥 노모를 모시는 효도 누구 못지않다.

이곳 드림빌은 지난 2016년 전남에서 유일하게 연합뉴스 주최 ‘귀농귀촌 박람회’ 우수마을로 선정되어 상장과 마을 현판을 수여 받는 등 귀촌인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금도 입주대기자들은 넘쳐 나고 있지만 주민들은 떠날 생각이 없다.

매년 7월과 9월이면 울력을 통한 제초작업으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음악회 개최나 탁구동호회 같은 공동 취미활동을 통해 바쁜 농사일 틈틈이 문화생활도 함께 즐기는 등 주민공동체로서의 역할도 부족함이 없다.

아이들 웃음 넘치는 행복마을

무엇보다 이 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이 살아있는 곳. ‘장성의 미래’라 할 수 있다. 이 마을이 들어선 후 폐교 위기에 처했던 인근 초등학교가 활기를 되찾고 아이들이 뛰노는 건강한 학교가 됐다.

호남고속도로 장성 IC에서 차량으로 20분이면 다다를 수 있고 15분 정도 가면 서해안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다. 광주에서 차로 30~40분이면 올 수 있다. 초ㆍ중ㆍ고교도 차량 이용 시 5~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삼서면소재지에 삼서초등학교와 삼서중학교가 있고 인근 삼계면소재지에 삼계종합고등학교가 있다. 장성고는 장성읍에 있어 20분이면 통학이 가능하다. 장성군은 2018년 1월 현재 입주민 200여 세대 중 초ㆍ중ㆍ고생이 100여명 가까이 파악되며 장성교육지원청의 도움을 받아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드림빌은 입주자의 재정 여건과 기호 등을 고려해 7개 유형의 주택으로 구성해 입주민의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분양 당시 100㎡(30평형)형 분양주택 70세대 분양가는 1억600만원(대지 350㎡ 포함). 임대주택은 85㎡ (25평형)형 70세대는 보증금 1200만원에 월세 19만원을 내는 것과 보증금 5400만원에 월세가 없는 조건, 100㎡형 60세대는 보증금 1400만원에 월세 22만원을 부담하는 조건과 보증금 6400만원에 월세가 없는 두 가지로 나뉘어 입주 신청을 받았다.

유정, 박주, 관음마을 모여 드림빌

유평리는 부귀동, 옥동, 저전, 박주, 관음, 유정과 2012년 새롭게 조선된 드림빌 까지 총 7개 마을로 이뤄졌다. 예전 영광군 외서면 지역으로 1789의 <호구총수>에는 부귀(富貴)동ㆍ송산(松山)ㆍ저전(猪田)ㆍ회화정(會花亭)ㆍ평연(平連)이 기록되어 있으며 1914년 평연ㆍ박주ㆍ관음ㆍ진천ㆍ옥동ㆍ염천ㆍ유정ㆍ저전ㆍ부귀의 일부를 병합해 유평리라 하여 장성에 편입됐다. 유평3리 드림빌은 유정과 박주, 특히 면적이 많이 포함된 관음마을을 농어촌 뉴타운 조성사업으로 개발해 2012년 5월 준공되어 지금은 전국 각지의 귀농·귀촌인들이 모여 2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해마다 입주 대기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 만점이라고 한다.

해발 593.3m의 태청산 의남지맥인 구와산(해발 138.7m)의 동쪽과 남동지맥인 일출암산(250m)의 동남기슭 그리고 일출암산이 끝나는 평야지대에 마을들이 들어서 있다. 북쪽으로 삼서면 신기리, 동쪽으로 삼계리, 남쪽으로 소용리, 서남쪽으로 대구리, 서북쪽으로 학성리와 각각 접경하고 있으며 북쪽 유정시에서 내려온 물과 구와산과 일출암산 사이에 있는 유평저수지에서 내려온 물이 유평리 들을 적시고 소용리 소룡교에서 합류해 수해리로 흐른다.

유정은 리의 북부인 일출암산 서쪽기슭 유정시 아래에 위치해 있고 유정에서 남쪽 100m 떨어진 일출암산 동남쪽에 관음과 박주가 있으며 박주 남쪽 500m에 부귀동이, 유평저수지 아래에 옥동의 여러뜸이 구와산의 동남맥을 따라 들어서 있고 옥동 남쪽 200m에 저전이 자리 잡고 있다. 일출암산은 서남쪽으로 뻗어 내리면서 낮아져 부귀동에서 끝이 나고 구와산의 동남지맥은 옥동, 저전을 거쳐 내려오다 소룡리 용동에서 끝난다.

최현웅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