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이광일 도의원! 무얼 보고 장성 마을방송을 떠드는가?
[편집국 칼럼] 이광일 도의원! 무얼 보고 장성 마을방송을 떠드는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10.26 10: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책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못봤다.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

얼마전 KBS 2TV에서 방송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프로그램에서 나훈아가 시청자를 향해 외친 말이다.

나훈아의 이 말은 왕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그 반대편의 주인공인 ‘국민’의 위대함과 존재감을 확인하는 진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를 포함한 모든 국민 목숨의 소중함을 절감케 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남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란 말 역시 한 사람, 한 사람, 호남 민초들이 죽기 살기를 각오한 결과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국민은 비록 바람 불면 옆으로 쓰러지는 잡초이거나, 폭우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자갈같은 신세일지라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국민의 중요성은 고난의 시기에 더욱 절실해진다. 올해처럼 예기치 않는 재난이 겹겹이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 하나의 국민도 이유 없는 죽음으로 내 몰려서는 안된다.

장성소방서에 7대나 되는, 특수장비를 장착한 소방차와 응급구조차가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이유다.

최근 이광일 전남도의원이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장성군 마을방송 설치 사업에 효율성이 없다는 지적과 특정업체 결탁의혹을 제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엉터리 도정질의다. 제대로 알고 물었어야 했다. 묻는다고 하더라도 비판하려는 자세보다 주민의 편에서 주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물어야 했다.

마을방송은 과거에는 행정적인 고지사항이나 위급사항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형식이었다. 그것을 통상 단방향 시스템이라 부른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 시대가 됐다. 주민 각자의 위급함을 거꾸로 이장이나 마을사람들, 그리고 119구조대에게 전달하여 대응하게 만드는 안전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요즘엔 급한 일로 서울에 간 마을 이장이 위급함이나 재난사항을 핸드폰을 통해 서울에서도 마을방송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정도는 기본이다.

주민들이 타지에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송수신기의 문자 확인을 통해 그 동안 마을 방송이 언제,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재생해 볼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각 가정에 송수신장비를 설치 해놓고 방송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고 응급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 마을방송 시스템은 모든 것을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 보루로 기능이 변하고 있다. 또 그래야만 맞다.

지금 시골 마을엔 초고령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어찌보면 하루하루가 불안하신 분들이다. 여름철이면 일사병, 겨울에는 예기치 못한 기상이나 보일러 고장 등으로 하루의 안녕을 제대로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휴대폰을 잘 사용하는 분들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해답이 없다.

그러기 위해 최후의 보루로 각 가정의 위급을 밖에 알리는 응급구조장치가 절실하다. 그것이 바로 장성군이 각 가구마다 설치한 쌍방향 마을방송이다. 이름하여 무선전환 전관방송 시스템이다. 이런 시설엔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큰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이 의원의 지적처럼 장성군이 가격이나 제품비교, 입찰 효율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것은 필요했다.

하지만 이런 시설을 구비한 삼계면 마을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참 좋다. 이것이 있으니 안심이다”고 말하고 있다.

단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안전을 보장하는데 예산 타령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기능을 살펴야 한다.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응급구조장비나 시설들을 119자동차에 장착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것 아닌가.

그런데 이광일 의원은 “기능 한가지 추가했는데 구축비용이 몇배나 상승했고 그나마 오작동으로 사용이 중단됐고 서버가 어디에 설치됐는지 알 수 없다. 구축비용이 비싸고 실효성이 없다”는 등의 이치에 맞지 않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적과 달리 실제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오작동은 고령의 주민들이 실수로 일으킬 수도 있다. 실효성 여부는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주민들의 말을 종합했어야 했다.
요즘 뉴스를 점령한 국감을 흉내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맹목적으로 도정이나 군정을 다그치는 모습이 짠하다.      /편집국장 백형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