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서삼면 금빛휴양타운...도대체 뭐가 문제?
기획특집/ 서삼면 금빛휴양타운...도대체 뭐가 문제?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11.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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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숲, 영원히 보존하라고? 개발논리도 귀 기울여야"

원전인접지 개발사업비 46억 투입...2012년 시작
2천1백평에 펜션 5동...숲속에 들어앉은 동화나라
서삼면 모암리 마을 위쪽에 건립 중인 금빛 휴양타운 전경. 마치 숲속의 동화마을 같은 느낌이다. 올해 말까지 공사를 끝낼 예정이어서 내년 봄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삼면 모암리 마을 위쪽에 건립 중인 금빛 휴양타운 전경. 마치 숲속의 동화마을 같은 느낌이다. 올해 말까지 공사를 끝낼 예정이어서 내년 봄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선 5기를 이끈 김양수 군수의 뒤를 이어 2014년 취임한 민선 6기 유두석 군수는 주요 업무를 파악하면서 장성군이 서삼면 축령산 자락에 대규모 펜션 단지를 추진중이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도대체 어떻게 시작된 사업인가?”

“자치단체가 펜션 단지 조성, 운영에 뛰어들어도 좋은 것인가?”

“자연 경관 훼손은 영향이 없을 것인가?”

등등의 문제점으로 의문 투성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즉각 재검토를 지시했다.

업무를 담당한 군청 직원들은 난감했다.

영광원전 인접지역 종합개발사업으로 2012년 축령산 휴양타운 조성계획 수립부터 시작해 공사계약이 이미 발주된 상태였고, 사업을 포기할 경우 엄청난 사업비 반환금을 물어야 할 형편이었다.

결국 사업의 성격과 행정의 연속선상, 돌이킬 수 없음을 확인하고 협의를 거듭한 끝에 사업을 최소한으로 축소, 2020년까지 흘러왔고 올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뒤늦게 언론으로부터 ‘축령산 경관 훼손 우려’와 ‘펜션에 어울리지 않는 노란색 강조’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업의 시작은?

이 사업은 영광원전 인접지역 중장기종합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시작은 2012년 축령산 휴양타운 조성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였다. 위치는 서삼면 모암리 산 96번지 일대다. 총 공사비는 46억원으로 원전기금 42억원, 군비 4억원이 투입키로 됐다. 건설공사비는 25억원, 토지 보상비는 21억 원으로 계산됐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도부터 건축부지 매입에 들어갔다. 그러나 군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며 절차 이행을 미루다가 개발계획을 축소 변경하는 등 진통을 겪은 뒤 2015년 공사계약을 발주하고 개발행위를 본격 착수했다.

처음 계획은 개발촉진지구 계획안과 함께 124만m2를 부지로 예정했으나 개촉이 제외되면서 2만7천m2(약8천 3백여평)으로 대폭 축소 변경됐다. 이 가운데 펜션과 관리동 등 건축행위가 이루어진 공간은 2천1백여평이다.

규모로 보면 당초 20동의 펜션을 예상했다가 민원을 받아들여 12동으로, 나중에 다시 8동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2018년 주변 민박업체와 간담회를 통해 ‘인근 민박업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또다시 5동으로 축소됐다.

사업 도중에 주민들로부터 네이밍 공모에 들어가 이름도 ‘금빛 휴양타운’으로 확정했다.

각각의 펜션은 18평 규모로 내부엔 편백나무를 활용한 2층 복층 구조로 가족 단위 활용에 안성마춤이다. 군은 올해 안에 단장을 마치고 절차를 거쳐 내년 봄부터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전성 문제 없나?

장성군은 그동안 지구단위 계획과 사전재해영향성 검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주변 경관과 안전도 문제를 검토했다.

장성군 담당자는 “어떤 개발 행위든지 공사장을 파헤쳐 놓은 장면을 보면 어지럽고 불안하게 보일 수 있다”고 전제하고 “항공사진으로 보면 펜션 개발 부지가 급경사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건물과 뒷편 절개면과는 거리가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주변 경사지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안전성을 검토, 조경과 식재에 관심을 갖겠다고 답했다. 편안한 휴양지를 겸한 숙박 시설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내년 봄부터 활용...펜션업자와 마찰 최소화 필요
노란색 지나치다에 “어울리는 조화 모색하겠다”

 

▶온통 노란색 치장 어쩌나?

색감을 느끼는 것은 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옳고 그르다’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건축과정을 바라보는 일부 시선은 펜션이 온통 노란색으로 치장돼 주변 녹색의 편백숲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숲속에 들어 앉은 요정의 집처럼 멋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취재 기자가 건축현장을 둘러보고 내부를 살펴보며 느낀 결과, 노란색에 위압감을 느낄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나타난 외관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전통 통나무 펜션이나 다양한 색상의 현대식 펜션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포근함을 받았다.

장성군 담당자는 “‘너무 노란색으로 뒤범벅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하여 노란색과 다른 색과의 어울림을 주는 터치기법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운영은?

이 사업을 맡은 부서는 처음에 장성군 산림편백과였으나 2017년에 도시재생과 전원마을 담당으로 이관됐다. 건립공사가 완료되면 산림편백과에서 관리, 운영을 맡게 된다.

장성군은 완공 이후 운영에 대해서 관련 조례나 자치단체의 사례 등을 참고로 여러 각도에서 검토하고 있다. 민간위탁이나 독자 운영 등이 대두된다.

하지만 일반 펜션처럼 주말이나 하루 이틀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독특한 운영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예를 들자면 ‘편백숲에서 한달 살기’ 또는 ‘편백 숲에서 1년 살기’ 등을 내걸고 장기 휴향 마을로 정착시키는 방법이다. 기존 펜션업자들과 마찰을 줄이고 장성 귀촌을 유도하는데 유용할 것이라는 주문이다.

직장이나 공직에서 정년을 마친 사람들이 각박한 도시를 탈출하여 1년 동안 새로운 환경에서 삶을 설계하기에 안성마춤이라는 예감이다.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가 각광 받는 이유와 같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펜션 5동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성군의 발전과 주민의 실정을 감안한 효율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울창한 편백숲을 가까이 두고 있는 장성군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적당히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울창한 편백숲을 가까이 두고 있는 장성군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적당히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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