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장성 정신, 역시 살아있네~”
“아 장성 정신, 역시 살아있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11.16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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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노동자, 500만 원 장성 장학금으로 쾌척
“어려울 때 빚 진 장학금, 이제라도 갚고 싶다”

한 달 전인 10월 15일 장성읍의 한 마을이장이 장성읍장에게 5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장은 이 기금을 자신이 내놓은 것이 아니라 마을의 한 주민이 ‘익명을 요구하며 기탁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전혀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수소문해서 알아본 결과 기탁자는 60대 부부로 남편이 노동자로 알려졌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이거나 돈을 많이 모든 사장이 아니라 땅 한마지기도 없이, 하루하루 현장에서 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이었던 것이다.

“장성에서 학교 다닐 때 장성군의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 어려울 때 받은 장학금은 정말로 큰 힘과 위안이 됐다. 그것에 평생 고마운 마음을 담고 살았다. 장성이란 동네가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다. 더 늙기 전에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고 싶었다. 현재 노동일을 하고 있지만 자녀들이 다 성장해서 큰 돈은 필요치 않다”

장학금 기탁이 취지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는 것이다.

노동일을 하는 사람으로써 500만 원이면 어찌 큰 돈이 아니겠는가?

과거를 잊지 않고,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이 꿈틀거리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실행하기는 너무 어렵다. 보은과 후학을 생각하는 참으로 거룩한 장성 정신의 발현이 아닐 수 없다.

주인영.문영수 부부, 올해 또다시 500만원 씩

김성수 씨 장학금 1백만 원과 서예작품 헌납

진원면 문영수‧이현순 부부와 서삼면 주인영‧김청자 부부가 (재)장성장학회에 각각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진원면 문영수‧이현순 부부와 서삼면 주인영‧김청자 부부가 (재)장성장학회에 각각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이같은 사례는 장성의 원로들 사이에서 꾸준히 번지고 있다.

지난주 장성장학회에 진원면 문영수‧이현순 부부와 서삼면 주인영‧김청자 부부가 각각 5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두 기탁자 부부는 평소 장성에 애틋한 열정을 보여왔는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0만원을 기탁했다. 기탁자들은 “큰 일을 한 것처럼 보여져 오히려 쑥스럽다. 지역 발전과 후학들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두 기탁자 분들이 지긋한 연로인데다 더 이상 특별한 수입이 없을 상황인데도 아낌없는 장성 사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참으로 귀감이 되는 표상들이다.

지난주 금혼식 기념 서예전을 마친 목정 김성수 선생도 “작은 정성이지만 장성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1백만원의 성금과 서예작품을 기증했다.

이같은 기탁행렬에 대해 유두석 군수는 “고귀한 뜻을 보여주시는 지역 어르신들의 모범적인 선행에서 장성인의 긍지를 느낀다. 이것이 바로 장성정신이다”며 “장성에 살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이런 정신을 길이길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영수 씨는 진원농협 조합장을 2선 역임했으며, 현재 장성향교 전교를 맡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제43회 군민의 날 기념식에서 장성군민의 상(교육‧문화‧예술 분야)을 수상한 바 있다. 문영수 전교는 부인 이현순 씨와 뜻을 모아 올해 수확한 쌀 판매금 가운데 일부를 지역 학생들을 위해 기탁했다.

서삼면 주인영 씨는 1968년부터 2016년까지 장성읍에서 약국을 운영했으며, 밀알회 1~3대 회장 재직 중 기부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아내 김청자 씨도 (사)한국예총장성군지부 5대 회장을 맡아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모범 부부라는 평을 얻었다.

김성수 씨는 축산인으로 활동하다 축협조합장과 장성문화원장을 역임했으며 장성군민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서 김인후 선생의 후손으로 울산김씨 장성종친회장과 필암서원 도유사를 맡아 장성의 기상을 대내외에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

목정 김성수 선생(좌측)이 100만원의 장학금을 (재)장성장학회에 기탁했다. 사진 우측은 유두석 이사장.
목정 김성수 선생(좌측)이 100만원의 장학금을 (재)장성장학회에 기탁했다. 사진 우측은 유두석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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