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정치판, 겨우 이 정도 수준인가?
장성 정치판, 겨우 이 정도 수준인가?
  • 장성투데이
  • 승인 2020.11.30 13: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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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실에 예고없이 나타나 ‘취재차 왔다?’

배려의 정치 필요...대오각성 '한 목소리'

유두석 군수와 김한종 도의원 사업비 협의

장성 지역 정가에 상식을 벗어난 사례가 발생, 지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장성군수실에서 유두석 군수와 김한종 전남도의장 사이에 일어난 돌발상황이 그것이다.

이날 사태는 ‘정치판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관례가 있다’는 룰을 무색케 했다.

이날 김한종 도의장은 장성군과 약속을 하고 군수실을 방문했다. 내년도 도의원 사업비로 김 의원 지역구에 책정된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전 협의할 예정이었다.

통상적인 도의원 사업비 협의는 군수와 두 도의원이 사전협의하는 방식을 갖는다. 유성수 도의원은 6억 원의 사업비를 장성군이 “긴급한 수해복구비 등으로 우선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군에 위임했다.

그날 군수실을 방문한 사람은 김 의장을 비롯, 송모 특별보좌관, 모 주간신문 기자와 수습기자 등 4명이었다. 일행은 김 의장의 뒤를 따라 곧바로 군수실에 들어갔다.

난데없이 보좌진과 기자들을 맞이한 유 군수는 황당한 나머지 “무슨 일로 온 것인가? 이게 무슨 경우인가?”라며 묻자 보좌관은 “취재차 사진 한컷 찍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예고없는 기자 출현에 대해 유 군수는 목소리를 높여 “양해도 없이 이게 무례하게 무슨 짓인가, 취재를 하거나 사진을 찍으려면 최소한 협의가 있어야하는 것 아닌가, 도의원 사업비 조율이 취재 대상인가?”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보좌관은 “장성군과 충분히 사전 협의했고 취재 협조도 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파악한 결과 군청 홍보실과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

유 군수는 이어 “아무리 예고 없는 행동을 해도 분수가 있는 법이다. 이렇게 상대를 무시하고 집무실에 막무가내로 들이닥칠 수가 있는 것인가?”라며 질타했다.

일행들은 유 군수의 이같은 강한 질타와 분노에 잠시 후 김 의장을 제외하고 군수실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김 의장 일행의 이번 행보는 많은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방문은 도 의장 자격이 아니라 도의원 자격으로 지역구 사업을 협의하러 간 자리였다. 그런데 전남도의회 의장이란 직위를 과시하듯 보좌관을 대동하고 기자단을 불러 사건을 일으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취재차 나타난 주간지는 영광에 본사를 둔, 오래전부터 유 군수에게 유난히 비판적인 기사를 다뤄왔던 곳이다. 보좌진은 ‘군수와 도의장 사이에 최초로 예산협의가 진행되니 취재를 부탁한다’며 일부 언론사에만 취재 요구 문자를 보냈고 결국 그 주간지만 군수실에 나타났다. 보좌진은 ‘군수님과 의장님의 정책협의를 보도할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인이 취재 꺼리도 아닌 사안을 가지고 특정 언론만을 대동하여 보도에 활용하려는 행보에 비난을 면키 어렵다.

특히 이 주간지는 자기 신문에 ‘왜 그런 상황이 일어났는지’를 살피기보다 군수의 돌발적인 언행에 대해서만 대서특필함으로써 여전히 편협한 시각을 보여줬다.

김한종 도의장 역시 직접 의도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의회 특별보좌관’이 주도한 일이라면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보좌관은 김 의장이 전남도의 조직기구에 공식적으로 없던 자리를 특별히 만들어 기용한 사람으로써 책임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식을 들은 군민은 “보통 사람이 다른 가정을 방문할 때도 예의가 있는 법인데 군수실을 기자들을 데리고 무단 난입한 것은 장성군수와 장성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표현했다.

또 상황이 돌발적이라 할지라도 유 군수의 언행도 신중치 못했다.

지역 언론사의 한 기자는 “지역 행정 수장이 현장에 나타난 취재기자를 앞에 두고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언론에 대한 무시이자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원로는 “장성의 선후배들이 모두 자신이 가려고 하는 방향만 바라보고, 상대 배려라는 것을 잊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냉철히 자신을 되돌아보며 대오각성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기획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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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주 2020-11-30 17:51:13
언론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편파적 보도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장성군 홍보지는 되지 않는
신문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언제부터 신문사들이
군청에서 발주받어서 목고 살았는지
장성군민으로써
정말 할 말이 없네요
수의계약 주는 장성군이 문제

애독자 2020-12-01 16:55:41
군수실을 방문한 기자는 모 지역신문기자와 수습기자 두명인데 이 기사는 현장을 본 것처럼 너무 리얼하다. 정말 대단한 기사다. 초능력이 아니면 쓸 수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