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칼럼] 이봐요 혜민 스님, 그대가 무소유를 알기나 해?
[편집국칼럼] 이봐요 혜민 스님, 그대가 무소유를 알기나 해?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0.12.1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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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실수도 하는 것이다. 스님도 인간이다.”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이 무엇을 알리요마는 요즘 스님들의 알 수 없는 언행에 신경이 쓰인다.

첫째,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대해 ‘무소유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법정 스님을 비판했던 혜민 스님의 행적이다.

먼저 혜민은 법정 스님이 ‘책 출판비에서 나온 인세나 다른 재산이 있었기에 무소유론이 가능했다’고 수시로 말해왔다. 법정 스님이 그런 행세를 할 때는 ‘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방을 날린 셈이다.

그런데 혜민 스님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서울의 한 주택이 한 방송프로에서 ‘최고의 주택 뷰’에 등장하고 일반인 못지 않는 식사를 하며 IT 회사에 출근하는 등 보통사람들과 똑같은 경제활동을 하는 장면이 드러나자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속았다’, ‘혜민이 그정도였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것뿐만 아니라 자신 명의로 삼청동 건물을 8억원에 구입했다가 이를 자신이 주지로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에 9억원에 매도해 차익을 챙겼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건물에 그대로 자신이 살고 있는데 건물값만 챙긴 꼴이다. 이런 네티즌들의 비난에 혜민스님은 그 집에 세들어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2011년 승려가 된 뒤에도 미국에 싯가 5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이 아파트가 현재 12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사건이다.

이 때문에 사나운 네티즌들로부터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 반대되는 ‘풀소유 혜민’ 소리를 듣고 있다. 네티즌들은 ‘땡중’이라고 지칭했다.

혜민은 73년 대전에서 태어났으나 이민을 떠나 미국 시민권자로 버클리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인재다.

둘째, 혜민의 이같은 행동을 본 현각 스님의 혜민 비난 발언이다.

현각 스님은 뉴저지 태생의 푸른 눈의 미국인으로 예일대학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종교학 석사를 받았다. 1990년 대학원 시절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출가, 한국 화계사에 머물면서 여러 권의 저서를 냈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현각 스님이 최근 혜민 스님의 행적 논란에 대해 “현재 한국불교는 정말정말 개같은 불교다”라고 비난했다. 특히 혜민 스님에 대해서는 “석지마(속지마), 연애인(연예인)일뿐이다. 일체 일체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뿐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 뿐이야”라고 극도의 분노를 표했다.

또 30여 분 뒤에는 “1999년 내 <만행> 책 인쇄비 100%를 스승님(숭산 스님)에 드렸는데, 이 개자식은...”이라고 했다.

현각 스님은 2016년 “25년간 (조계종 승려로 살아보니) 외국인 스님들은 조계종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참 슬픈 현상이다. 한국불교를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은사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유럽 등에서 전파하고 있다.

셋째, 이런 논란 뒤에 두 스님의 반성과 언행이다.

“제 삶이 너무 창피스럽다. 이번을 계기로 제 삶을 크게 반성하고 중다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에 정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관련된 의혹들은 밝히지 않았다. 마치 불교계에서 백의종군을 보는 듯하다.

이에대해 현각 스님은 “혜민 스님이 스님의 본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실수도 있을 수 있다. 이해한다. 그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뒤늦게 두둔했다.

넷째, 보통사람들의 결론은?

혜민 스님은 300만부 이상을 판매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책과 강연에서 ‘멈춘 뒤 천천히 살펴보며 사는 삶’을 역설했다. ‘남을 이해하고 자신을 힐링하는 삶’을 추천했다. 그런데 그런 강연과 달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강한 집착으로 소유와 욕망의 삶을 살았다. 고급 아파트가 있고 건물이 있어 현재는 든든할지도 모른다.

법정 스님은 공수래공수거를 화두로 놓고 우리에게 무소유의 가치를 각인시켰다.

법정스님은 “인간의 역사가 모두 끊임없는 소유사(所有史)였으며, 소유욕을 버려야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실천 철학을 대중에게 남겨주었다. 그러면서 입적하시기 전에 입원했던 병원비가 없어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가 대납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빈손으로 이 땅에 와서 빈손으로 돌아갈 때 ‘추한 모습과 깨끗한 모습’ 두 가지 차이 아닐까?

/편집국장 백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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