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면하수처리장 공사, 트랙터 시위로 ‘중단’
진원면하수처리장 공사, 트랙터 시위로 ‘중단’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0.12.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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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요구에 귀 기울여주세요” 거센 항의

맑은물사업소, 공사재개 의지...주민들은 반대

주민-‘요구 들어줘야’...사업소-‘설명회 충분했다’
진원면 공공하수처리장 건립 예정지인 남면 월곡리 1183-11번지. 10일 공사장을 막아섰던 트랙터는 모두 철수했지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걸어놓은 현수막은 여전히 나부끼고 있다.
진원면 공공하수처리장 건립 예정지인 남면 월곡리 1183-11번지. 10일 공사장을 막아섰던 트랙터는 모두 철수했지만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걸어놓은 현수막은 여전히 나부끼고 있다.

위치 선정 문제로 수차례 공전을 거듭하다 남면과 진원면 접경지역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진원면 공공하수처리장 건립이 또다시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남면 월곡리 월곡, 덕촌, 신촌마을 주민들은 하수처리장 건립공사가 시작된 지 3일 후인 지난달 16일 트랙터를 동원해 공사장 입구를 막아 사실상 공사를 중단시켰다.

한 달여 가까이 이어오던 주민들의 트랙터 시위는 처음에 인근 마을에서 동원된 8대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3대가 10일 철수, 건립공사가 다시 가능하게 됐으나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주민들은 “맑은물관리사업소가 주민들의 동의를 제대로 구하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추진할 뿐 우리들의 요구사항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신촌마을 주민 L 씨는 “며칠 전 경찰이 ‘집회신고도 안 하고 공사를 계속 방해할 경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해 트랙터를 치우긴 했지만, 그것이 공사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제든지 다시 반대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민심을 전했다.

이에 대해 맑은물관리사업소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 7월 22일엔 진원면 산정1리 수촌마을, 8월 5일엔 월곡마을과 덕촌마을, 8월 7일엔 신촌마을을 순회하며 공공하수처리장 사업의 목적과 개요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사업소는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을 주민들은 당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촌마을 주민 L씨는 “사업소 측은 설명회였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보고회나 다름없었으며 마을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탓에 사업소 측의 설명을 들었어도 잘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업소 측에서 찬성했다고 제시하는 주민명단은 공사 진행에 찬성해서 도장을 찍은 것이 아니라 설명회 참석자 명단이라고 해서 찍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곡마을 주민 K씨 역시 “맑은물사업소 측이 주민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으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보다 오로지 사업 강행만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며 “최소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맑은물사업소 측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지연됐던 터라 더 이상 공사를 미루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면 월곡리 1183-11번지에 들어서는 공공하수처리장은 지난 2016년 당시 진원면 산정리 765-110번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이 중 일부 토지를 소유했던 김 모 씨가 사망함에 따라 이곳 부지를 매입하지못했다.

맑은물관리사업소는 이후 2018년 월곡리 1354번지 일대 부지에 설치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주택가와 불과 150여 미터도 떨어지지 않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러다 그해 후반기, 지금의 월곡리 1183-11번지를 낙점했고 이때부터 토지 매입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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