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인물] 전청옥 이사장
[금주의 인물] 전청옥 이사장
  • 장성투데이
  • 승인 2021.01.11 1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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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못해줘서 미안할 뿐”...이사장의 틀을 깨는 사람
전청옥 이사장의 집무실 테이블에는 대나무 빗자루가 있다. 그 뜻은 언제나 마음을 쓸며 깨끗한 자세로 살겠다는 채찍질이다.
전청옥 이사장의 집무실 테이블에는 대나무 빗자루가 있다. 그 뜻은 언제나 마음을 쓸며 깨끗한 자세로 살겠다는 채찍질이다.

 

“베풀고 또 베풀어라. 그런 뒤에 기대를 하지 마라.”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이지만 실행하기는 극히 어려운 주제다.

교장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교본 같은 이 말씀을 평생 마음에 담고 실천해 온 사람이 있다.

장성신협 제9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전청옥(75) 이사장이 장본인이다.

전 이사장은 어릴적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시면서 집에 찾아오시는 어려운 분들에게 먹여 보내고 재워 보내고 싸보내시던 것을 기억하며 컸다. 베풀고 사는 삶을 몸에 익힌 것이다.

신협 이사장을 맡고 난 뒤에도 고객들에게 90도로 굽혀 정중히 인사하는 것을 실천했다. 동시에 작은 선물이라도 챙겨주는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랬더니 주위에서 “이사장 체통을 좀 지켜라”는 질책을 많이 받았다.

“직장은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으로 가족보다 더 소중한 울타리입니다. 편하고 즐거워야죠.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더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같은 소신 덕분일까. 장성신협은 정 이사장이 키를 잡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광주전남신협경영평가에서 대상 2연패의 기록을 쌓았다. 1년에 100억 원 씩 자산이 불어나 1,050억 원의 자산에 이르렀고 매년 8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하고 있다. 실로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곧 나오게 될 2020년 종합성과는 훨씬 빛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성 땅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이라는 신념을 다지며 사회와 더불어 사는삶을 실천하고 있다. 온(溫)세상 나눔 캠페인을 비롯, 소외계층 주거사업, 초등학교 원어민체험교실 등이 그것이다.

전 이사장은 장성신협을 창립한 주역이다. 안평에서 태어나 성산초, 장성중, 장성농고를 졸업한 장성토박이로 북이면 사거리 시장에서 오래 전부터 농약 상회를 운영해오던 그는 농협 문턱이 높아 지역민들이 믿고 편하게 이용할 방법을 찾다가 동료 20명과 함께 6천만 원을 모아 장성신협의 전신인 북이신협을 창립하게 됐다. 그 뒤 25년 동안 이사와 부이사장을 거치며 신협이 바르게 가도록 인도하다 3년 전부터는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신협의 살아있는 역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장성신협이 가진, 전국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가장 고귀한 가치는 지금까지 한번도

이사장 선거가 없었다는 점이다. 모두가 추대형식으로 맡았다. 3년 전에도 이사와 감사, 부이사장 3명이 물망에 올랐으나 마지막엔 전청옥 부이사장을 추대하는 역사를 이어왔다. 이런 전통은 조합원들끼리, 혹은 직원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편 가르기로 멍들게 하는 불편함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왔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같은 방향으로 동행하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라는 철학을 다독이며 어둡고 소외된 것을 보겠습니다.”

지난 연말 금융인으로서 최고 영예인 금감원장상을 수상한 전청옥 이사장은 누구에게나 미소로 화답하는 스마일 맨의 애칭이 어울리는 사람이다./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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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2021-01-12 06:24:26
항상 낮은자세로 조합원을 섬기시는 이사장님의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장성신협 설립의 초석이신 이사장님.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