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상수도관 620km...동파대란 극적으로 막았다
장성 상수도관 620km...동파대란 극적으로 막았다
  • 장성투데이
  • 승인 2021.02.0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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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 1월 북극한파에 동파 53건, 동결 109건 속출
맑은물사업소 통제실-응급복구반, 주야 비상근무 효과
북하면에서 발생한 빈집 동파에 맑은물사업소와 주민들이 복구에 나서고 있다.
북하면에서 발생한 빈집 동파에 맑은물사업소와 주민들이 복구에 나서고 있다.

2월 4일 저녁 9시 30분, 장성군맑은물관리사무소 중앙통제실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상치를 훨씬 넘는 수돗물이 흐른다는 것이 감지된 것이다. 긴급 점검반이 출동해 위치를 파악해보니 장성읍 성산의 장성소방서 인근이었다. 내용을 파악해본 즉 이날 저녁 화재로 출동한 소방차량 3대에 물을 다시 채우고 주변 정리하느라 시간당 50톤 이상을 사용한 것이었다.

완벽한 복구시스템으로 단 하루만에 ‘정상화’

겨울 한파가 닥치면 가장 심각한 곤란을 겪은 분야가 수돗물 공급이다. 수도관이 얼거나 동파되면 당장 식사 해결에 치명타를 주기 때문이다.

현재 장성군에 매설된 상수도관은 장장 620km에 달한다. 언제, 어느 곳에서 누수나 파손 사고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언제나 비상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맑은물관리사무소 중앙통제실이다. 24시간 원격 제어를 통해 이상이 감지되면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하고 장비나 도움이 필요하면 유지관리 업체와 동행, 즉시복구에 착수한다. 동시에 맑은물사업소에서 모든 마을로 연결돼 있는 마을방송을 통해 단수사실과 대응 요령을 안내한다.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매설된 상수도관에 누수가 감지되면 누수지점을 탐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한 밤중에 현장 점검반이 도로상에서 탐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하에 거미줄처럼 얽혀 매설된 상수도관에 누수가 감지되면 누수지점을 탐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한 밤중에 현장 점검반이 도로상에서 탐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7일 영하 20도에 가까운 ‘북극한파’로 불리는 강추위가 닥친 장성군에 수돗물 동파동결 사건이 잇따랐다. 관내 동파가 53건, 동결이 109건을 응급복구했다. 이 수치는 장성군 맑은물관리소가 관할하는 상수도관에서 가정집 계량기까지 연결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상황에 불과했다. 가정 내부 계량기에서 각 가정의 호스에 도달하는 구간의 동파동결은 4~5백 건에 달했다.

한파가 닥치면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관공서는 맑은물관리소, 그 곳에서도 상수도팀이다.

박종순 맑은물관리소장은 7일 한파가 몰아치자 동파 대란을 예감하고 8일부터 하광호 상수도팀장을 비롯한 김범한, 김양진 등 베테랑 공무원 6명과 복구 대행업소 9명 등으로 응급복구반 3개 팀을 구성, 교대로 주야간 비상근무 체계를 지시했다.

하광호 팀장은 실무야전사령관으로 주야간을 불문하고 11개 읍면의 동파동결 신고 접수에서부터 출동, 사고 처리에 돌입했다. 또 맑은물관리사업소가 처리하기 어려운 가정 내부 동파 사건은 대행업소와 연결하여 신속히 가동될 수 있도록 했다.

응급복구반을 운영한 1월 8일부터 25일까지 수백건이 접수됐다. 마을로 진인하는 교량 아래 수도관이 터지는가 하면 마을 진입로, 골목길, 논밭두렁 등 곳곳에서 동파 신고가 들어와 아우성이었다. 한마디로 전쟁터였다. 일상 생활에서 물은 한시간도 멈춰서는 안될 필수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장성읍 47건, 삼서면 18건, 황룡면 14건 등 각 지역에 109건을 조치했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평균 10~30건 정도 동파 상황이 발생한 것이 고작이었으나 올해는 162건이 일시에 발생하면서 엄청난 동파대란을 불러왔다.

18일 동안 상수도 동파 현장에서 응급반을 이끈 하광호 팀장은 “동파가 예상되면서 마을방송을 통해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보온재 덮기를 강조하고, 밸브 조절을 통해 수돗물 가늘게 흘려보내는 예방법을 호소합니다. 동시에 누수 취약지별 정밀누수탐사를 벌이고 수자원공사 등 유관기관의 인력지원 협조를 얻어 계량기 점검 등 예방에 치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발 한파는 큰 피해를 가져옵니다”라고 진단했다.

겨울철이면 이렇게 선제적으로 예방에 나서지만 예상을 뒤엎는 한파가 갑자기 닥치면 주민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박종순 맑은물관리사업소장은 “언제든, 어디서든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상수도관이 새는 등 이상이 발견될 경우엔 즉시 신고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마을 전체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박 소장은 마을 도로변은 물론, 시골 빈집 같은 곳에서도 수돗물이 새는 경우가 많다며 투철한 신고정신을 강조했다.

1월 8일 북극한파에 동파사태를 당해 폐허가 된 진원면 남매길(선적리 수도관 동파) 상수도관에 굴착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1월 8일 북극한파에 동파사태를 당해 폐허가 된 진원면 남매길(선적리 수도관 동파) 상수도관에 굴착기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성군이 이렇게 동파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최고 수준의 상수도유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중앙통제실->공무원->유지관리업체에 이르는 완벽한 점검, 지원, 복구 운용능력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지난 북극한파에 비슷하게 동파 대란을 맞은 무안군은 2주, 담양,곡성,함평군이 10일이 걸려 복구했지만 장성군은 단 하룻만에 완벽하게 복구하는 기록을 보였다.

계량기 꼭 이것을 살피세요

톱니바퀴를 주목하자...계속 돌면 문제

‘누수시에 신고하면엔 50% 감면’ 받아

수돗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주택진입로에 설치된 계량기 점검은 필수다.

계기판은 수도요금을 부과하는 사용량을 재는 것이 본래 기능이지만 누수가 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역할도 한다.

수도계량기 박스를 열고 계기판을 자세히 보자.

0에서 9까지 숫자가 돌아가는 것은 물 사용량(톤)을 숫자로 표시하는 숫자다. 검침원들이 이 숫자를 매월 고정날짜에 확인하여 수도요금을 부과한다.

이 기기 그 주변에는 사용량을 말해주는 초침, 분침, 시계침 같은 것이 있다. 가정에서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가운데 있는 톱니바퀴 표시는 중요하다. 사용하면 도는데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집안에 수도꼭지를 모두 잠궈도 이 톱니바퀴가 계속 돌고 있다면 어디선가 누수가 되고 있다는 증거다. 누수된 곳을 찾아내거나 업체에 신고해야 한다.

장성군 맑은물관리사업소는 예기치 않는 누수로 턱없이 상수도요금이 많이 부과됐을 때, 누수 사진과 교체작업 등을 입증할 사진 등을 제출하면 3개월 평균 수도요금을 감안, 누수요금의 50%를 감면해 주고 있다.

사업소는 “동절기에 수도꼭지를 졸졸 흐를 정도로 계속 틀어 놓으면 하루에 150원~200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돼있다. 한 겨울에 1~2개월 정도 이렇게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동파를 막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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