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종 의장은 왜 빨간단추(반대)를 눌렀을까?”
“김한종 의장은 왜 빨간단추(반대)를 눌렀을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2.08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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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 측, 압도적 부결로 기세몰이 예상
반대 의원들 “혹 떼려다 혹 붙인 꼴” 지탄

김한종 의장의 불신임안과 관련한 전남도의회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2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제34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상정된 ‘의장 불신임 결의안 철회동의 안’이 과반수를 얻지 못하고 부결되면서 불신임안이 상정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에 열린 의장 불신임안 표결투표에 의원들이 대거 불참, 결국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고 산해돼 ‘의장 불신임안’은 다음 회기에 다시 상정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속출했다.

이날 오전 김한종 의장이 일부 의원들이 제출한 ‘불신임 철회안’ 즉 자신을 ‘불신임 하자’는 안을 ‘철회’하자는데 본인이 앞장서서 이를 반대하는 빨간단추를 눌렀다는 점이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J 도의원은 “김한종 의장 측이 의장 불신임안을 오히려 역으로 활용해 압도적 표결로 부결시켜 의회 내 반대의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속내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 의장은 불신임안 표결까지 일사천리 진행시키려 했으나 불신임안에 동의했던 서명 의원들이 오후에 열린 불신임안 표결투표를 보이콧 하면서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다.

결과적으로 불신임안을 매듭짓지 못하고 의원들 간 갈등의 골만 키우는 악수를 둔 셈이다.

김한종 의장은 다음 회기인 3월 16일까지 한 달여 동안 전남도의회 의장으로서뿐 아니라 전국시도의장협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1월 26일 올해 첫 임시회에서 의원 14명이 서명한 '의장 불신임안'이 상정되면서 주류와 비주류로 갈려 대립각을 세웠으나 전남도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장석 의원(영광1, 민주)의 중재로 불신임안 서명 의원이 이를 철회하는 권한을 이장석 원내대표에 일임하며 양측간 갈등이 봉합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월 1일 ‘의장불신임안 철회 동의안’이 접수됐고 다음날인 2일 오전 본회의에서 주류 측은 ‘의장 불신임안 철회안’ 역시 표결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밀어붙여 결국 표결이 이뤄졌고 결과는 철회 찬성 17표, 반대 16표, 기권 7표가 나왔으나 의결정족수인 과반수 미달로 부결됐다.

이날 불신임안을 대표 발의했던 임종기(순천2, 민주) 의원은 “의장 불신임안 상정 절차가 잘못됐으므로 철회안 상정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으나, 반대 논리를 편 전경선(목포5, 민주) 운영위원장은 “의장 불신임안 상정은 물론 철회안 상정도 모두 적법한 절차였다. 때문에 철회안도 상정해 표결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한종 의장의 의회운영과 리더십을 문제 삼은 불신임안은 의장에게는 불명예를, 의원들 간에는 깊은 갈등의 상처만 남긴 채 3월을 맞게 됐다.

김한종 의장 불신임안 관련 일지

▲2020년 12월 18일 – 임종기(민주. 순천2) 의원, ‘김한종 의장 불신임 결의안’ 의회 사무처 제출. 민주당 의원 14명 포함 15명 동의. 임종기, 나광국, 이장석 의원의 5분 발언을 김 의장이 제한해 도의회 회의규칙에 규정된 의장 직무위반 문제삼아 결의안을 제출.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동일의제 2번 발언 제한, 의원총회 협의사항이라며 “도의회 회의 규칙과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문제없다” 주장.

▲2021년 1월 26일 오전 – 구복규(민주. 화순2) 부의장, 의장 불신임안 기습상정. 이후 불신임안 서명 의원들과 김 의장 측 의원들 간 설전. (김 의장 측 - 불신임안 적극 활용해 정면돌파 의지. 서명의원 측 – 부결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결되면 철회할 기회 잃고 본인들 역시 입지 우려). 오후 - 정회 후 의장 불신임안 서명 의원, ‘불신임안’ 자진 철회키로 의견모아.

▲2022년 2월 1일 – 임종기 의원 등 서명 의원, ‘김한종 의장 불신임 결의안 철회안’ 의회사무처에 제출.

▲2022년 2월 2일 오전 – 김 의장 측, ‘철회안도 안건이니 만큼 안으로 제출해야 한다’ 주장. 도의회, ‘의장 불신임안 철회안’ 표결. 과반수 미달로 부결.

▲2022년 2월 2일 오후 –도의회, 의원 정족수 미달로 산회. 3월 16일 350회 임시회에서 의장 불신임안 자동 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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