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례씨의 첫 봄나들이
점례씨의 첫 봄나들이
  • 최현웅 기자
  • 승인 2018.05.0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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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진단서 때문에 전동휠체어 못타봐
임대아파트 입주하려해도 주택 있어 안돼
27일 난생 처음 전동휠체어를 타보는 김점례(59세)씨. 첫 봄나들이가 기쁘면서도 처음 만져보는 휠체어 조작이 서툴기만 하다.
27일 난생 처음 전동휠체어를 타보는 김점례(59세)씨. 첫 봄나들이가 기쁘면서도 처음 만져보는 휠체어 조작이 서툴기만 하다.

 

하하화창한 보오옴날에 이렇~~게 바깥공기 쐬러 나오니까 어얼마나 해행복한지 모르겠어요.”

27일 정오.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바깥에 나와 식사를 해 본다는 김점례(59. 진원면 산정리)씨는 마비증상을 겪고 난 후 처음 전동 휠체어를 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장성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왔다. 여럿이 함께 모여 먹을 수 있는 식사도 좋지만 점례씨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따스한 봄 햇살을 느끼며 나들이를 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짐작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어릴 적부터 뇌성마비 질환을 앓아온 점례씨는 젊었을 때는 느리게나마 걷기는 했다고 한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15여 년 전 병원에서 내린 진단이 상지마비 2급이었다. 그런데 점례씨는 어느 누가 보더라도 상지마비가 아닌 전신마비인데도 이해 할 수 없는 이 진단서를 가지고서는 점례씨가 받을 수 있는 장애혜택이라고는 거의 없었다. 점례씨에게 정작 필요했던 전동 휠체어를 구입하려면 점례씨의 장애진단으로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불가능 한데다 개인이 직접 구입하려면 200여 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점례씨의 형편으로는 그 금액을 감당할 수조차 없었다.

점례씨의 이러한 딱한 사정을 지인을 통해 듣게 된 지체장애인협회 장성군지회 김종택 지회장은 점례씨 돕기 대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우선 장성군의 협조를 얻어 점례씨의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일반인들과는 다른 주문을 하게 된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개선이 필요하다며 집안의 문턱을 낮추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또 김 회장이 아는 지인들을 통해 당장 필요한 점례씨의 전동 휠체어 구입에 도움을 주려 사방팔방을 뛰었다. 이에 광주에서 의료기상사를 경영하고 있는 김명두 사장이 선뜻 중고 전동휠체어를 지원했고 김 회장의 지인이기도 한 장성장애인복지관 김종인 관장이 이 기기의 배터리와 수리비 등을 지원하게 되면서 점례씨가 이날 꿈에도 그리던 제2의 발을 갖게 된 것이다.

복지관에 와서 두발을 휠체어에 싣는 순간 점례씨는 서툰 조작으로 이것저것 만져보다 비틀비틀 길을 헤매기 일쑤지만 표정만은 연신 벙글 거리면서 입가에 행복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장성지장협 김종택지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점례씨에게 가장 필요한 전동 휠체어를 제공해 주게 되었지만 점례씨가 필요한 생활여건을 총족시켜 드리지 못해 안타깝다.”“2년여 전 함께 살던 점례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홀로 남겨진 점례씨를 위해 유일하게 남겨준 재산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인데 바로 이 집 때문에 점례씨에게 정작 필요한 임대아파트 입주조건에 부응치 못한 실정이라고 한다.

김 회장은 점례씨에게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함부로 집을 처분하라 말도 못하고 답답하다.”며 어떻게든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싶지만은 않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김 회장은 전신마비가 분명해 보이는데도 15년 전 상지마비 진단으로 지금껏 고생해온 점례씨의 증세를 정확히 진단 받고자 5월초엔 점례씨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다시 정밀진단을 받아볼 예정이다. 이 비용 역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해 김 회장이 아는 지인들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시행할 예정이다. 점례씨를 돕고자 하는 분들은 장성지체장애인협회 (061)394-5300로 문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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