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통 겪고 있는 장성공원...올봄에 거듭날까?
산통 겪고 있는 장성공원...올봄에 거듭날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3.0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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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 장성공원 지켜왔던 미국산 리기다소나무 벌목작업

공원 찾는 주민들, “벌판된 공원, 친근감 대신 삭막감"

장성군 “두산그룹 협조받아 개량된 무궁화꽃 식재”
무궁화동산이 조성될 자엉공원 잔디광장의 벌목 전 뒤편에 울창했던 미국산 리기다소나무의 모습.
무궁화동산이 조성될 장성공원 잔디광장의 벌목 전 뒤편에 울창했던 미국산 리기다소나무의 모습.

 

■ 산책로 주변

미국산 리기다소나무 베어내고 상사화 꽃밭 조성

장성읍 영천리에 거주하는 김 아무개(68세) 씨는 지난 23일 장성공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그리 무성하진 않았지만, 아름드리나무들이 조성된 장성공원은 산책과 휴식을 즐기는 군민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해오고 있었으나 산책로 주변에 심어진 나무 수십 그루가 베어져 버린 것. 그야말로 황량함만 남은 낯선 풍경이었다.

장성군은 장성공원 산림정비에 나서면서 전나무와 편백, 벚나무, 상수리나무, 플라타너스 등 식재된 나무들에 대한 전정작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리기다소나무 25그루를 포함한 총 31그루의 나무가 베어냈다.

장성군 관계자는 ‘수년간 미뤄왔던 공원 내 산림정비를 한 것이며 특히 리기다소나무는 주변 나무들의 생육을 방해하고 경제적 가치도 없고 수명도 짧아 제거했다’고 밝혔다. 리기다소나무 관리 문제는 장성군 의회에서 몇 차례 제기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나무가 베어진 자리에 지난해 봄 진노랑상사화와 붉노랑상사화 등 상사화 씨를 뿌렸으나 키 큰 리기다소나무 그늘에 가려 이들 꽃씨가 발아하는데 지장을 받아 개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은 그동안 꽃들의 광합성에 방해가 됐던 나무를 베어 올해는 가을꽃을 맘껏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이미 식재된 나무를 굳이 제거해야만 했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리기다소나무는 과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황폐해진 국토를 지금의 푸른 산림으로 거듭나게 해준 일등공신이었다. 일제 강점기인 1907년경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리기다소나무는 비료성분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아주 메마른 땅에서도 견딜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나무라서 선택의 여지 없이 우리의 녹화사업에 요긴하게 쓰였다. 그러나 이제는 쓰일 곳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구박받는 천덕꾸러기가 된 지 오래다.

영천리 김 아무개 씨는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또 다른 나무나 새싹이 자라겠지만 새로운 나무들이 자랄 때까지 황량해진 공원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공원을 산책 중이던 박 아무개 씨 역시 “왜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는지 모르겠다. 이 또한 불필요한 예산낭비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리기다 소나무를 벌목해 벌거숭이가 된 산책로 주변 모습
리기다 소나무를 벌목해 벌거숭이가 된 산책로 주변 모습

■ 공원 내 잔디광장

‘무궁화동산’ 조성

장성군은 두산그룹의 협조를 받아 장성공원 내 잔디광장에 무궁화동산을 조성한다.

26일 장성군 산림편백과 관계자에 따르면 장성군은 장성공원 충혼탑 뒤 산책로 주변에 조성된 잔디광장 일대 6426㎡에 백·홍·청 단심계와 배달계 등 총 31개 수종 1만 송이를 식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은 장성공원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 아래 군비 1억 7천만 원, 두산그룹 지원 1억 3천만 원을 투입해 장성공원을 아름다운 무궁화동산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군은 이를 위해 3월 중순부터는 유공관을 묻고 배수처리시설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군은 기초정비사업이 끝나면 4월 초에 두산그룹에서 꽃씨를 받아 본격적인 동산조성공사에 나서 한달여 동안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5월에는 무궁화동산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장성공원에 조성된 경관폭포 앞에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는 시설물 잔해
장성공원에 조성된 경관폭포 앞에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는 시설물 잔해

 

■ 경관폭포 앞 광장 공사

수개월째 공사 중, 널브러진 운동기구 ‘민망’

장성공원 내 경관폭포 앞 광장은 수개월 째 널브러진 운동기구와 파헤쳐진 흙더미, 공사자재 등으로 공원을 찾는 주민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성군은 “당초 지난해 겨울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부터 경관폭포 앞 광장에 시설물 설치공사를 진행해왔으나 올겨울 잦은 눈·비탓에 공사가 멈추는 등 난항을 겪어왔다”며 ‘인근 주민들과 공원을 찾는 군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날씨도 풀리고 기상여건도 좋아져 공사를 재개하고 있으며 이달 완공을 목표로 화장실을 비롯한 계단식 데크와 벤치, 운동기구 및 잔디 등 시설물을 설치해 공원을 찾는 군민들의 아늑한 휴식처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군은 또 이곳 광장에 휴식공간 뿐 아니라 소규모 작은 문화공연을 펼칠 수 있는 야외극장 겸 문화공간을 조성해 문화가 살아있는 장성을 만드는 데도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경관폭포 아래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
지난해 10월 경관폭포 아래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

■ 도심 속 경관폭포는 언제부터?

벌써부터 기다려는 시원한 폭포수 물줄기

지난해 7월 완공해 장성공원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장성공원 인공폭포는 7억 5천만 원이 투입돼 주상절리를 형상화해 420m의 급경사 구간에 식생블록 등을 쌓아 24m×13m 규모로 조성됐다. 순환수는 총 24톤이며 5마력 모터 2대와 1마력 모터 2개가 작동된다.

완공 후 7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동했다. 10월 들어 찬바람이 불자 잠시 중단했다가 10월 하순부터 11월까지 정오부터 4시까지 가동했다.

폭포수는 1시간 기준 50분 가동하면 10분 동안 멈추었다 다시 재가동된다. 산림편백과 관계자는 경관폭포 앞 정비사업이 마무리 되는 데로 경관폭포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광장의 시설물이 완공되면 경관폭포와 함께 장성공원을 찾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군민들의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으로서 제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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