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동 송현목공방 주인장//2015년 장성군청 정년퇴직
백복동 송현목공방 주인장//2015년 장성군청 정년퇴직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3.08 10: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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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새 인생 찾아 바쁘바 바뻐~” 출강에다 작품 출품도
취미생활 넘어 미래 과정으로...공무원 때보다 신바람
“정년은 제2의 인생 출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기회죠”라고 강조하는 백복동 선생의 얼굴에서 만족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정년은 제2의 인생 출발입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기회죠”라고 강조하는 백복동 선생의 얼굴에서 만족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백복동 선생은 장성군청 공무원으로 퇴직한 지 6년이 넘었지만 지금이 훨씬 더 바쁜 사람이다.

83년 3월 공무원으로 발을 디딘 뒤 2015년 6월에 정년 퇴직했으니까 32년을 공직 생활을 했다. 퇴직할 때는 남들처럼 ‘이제부터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를 외치며 여유를 꿈꿨다.

그러나 우연한 일거리를 추켜들고 난 뒤 그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퇴임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그 동안 살던 집을 새로 짓기로 맘 먹으면서부터였다.

백 선생은 건강도 생각하고 자신의 이상을 실은 목조주택을 그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퇴직 이전부터 남부대학교에서 평생교육과정의 일환으로 ‘내 손으로 집짓기’ 과정을 1년 반 학기 동안 공부해 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2015년도 퇴직 직후에 내집짓기에 도전, 6개월 만에 어엿한 주택을 완성했다.

“제가 꼼꼼하게 지어서인지 준공한 지 6년이 지났어도 비가 새거나 다시 손볼 구석이 하나도 없었죠. 보통 집이 아니라 목재 하나하나에 제 땀이 배어있는 노력의 산물이라 집 자체에 훨씬 애정이 담긴 것입니다. 힘은 들었지만 보람을 찾은 거죠~”

백 선생은 설계만 전문 설계사에 의뢰했을 뿐, 자재 선택과 건축 작업은 본인 손으로 직접 다 마무리했다. 유리섬유 단열재로 완벽한 치장을 했고 모든 벽면은 편백과 원목으로 처리했다. 벽면이나 천장에 넣고 싶은 색깔을 넣고, 맘에 든 무늬 목재를 구입해 맞추고 친환경 자재로 모든 가재도구를 준비하여 나만의 집을 완성했다.

그런 작업을 위해 작업공간이 있어야 하고, 각종 공구를 장만해야 했고 기본적으로 다룰 줄도 알아야 했다. 장비값만 해도 얼추 4~5천만원 어치를 들어갔다. 테이블 쏘, 벤드 쏘, 각끌기, 목선반, 그라인더, 못 박는 피스 등등 자르고, 다듬고, 뚫고, 문지르고, 칠하는 모든 공구를 구입했다. 이렇게 시작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집을 완성하고 보니 반목수가 됐다.

일이 이렇게 커지자 뭔가 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이 팽이를 만들 때도 모두 저에게 깎아달라고 했을 정도로 손재주가 좀 있었습니다. 뭔가를 만지고 만들기를 좋아했던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도 아예 목공예를 해보기로 한 것이 목공예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구도 준비 됐겠다, 틈틈이 교육받아 실력도 어느 정도 되겠다 싶어 집에다 작업실을 차려 이것저것 해보기로 한 것이 공직생활과 180도 다른 나만의 자유업(?)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백복동 선생이 퇴직과 동시에 6개월에 걸쳐 손수 지은 목조주택.
백복동 선생이 퇴직과 동시에 6개월에 걸쳐 손수 지은 목조주택.

퇴직 이후 틈틈이 평생교육원을 드나들고 공방을 찾아다니며 선배들의 노하우를 익히기를 거듭했다. 톱과 대패, 끌을 들고 이리저리 나무판을 짜맞추며 날을 지새는 경우도 많았다. 그 실력은 마침내 공예작품을 공모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는 수준이 됐다.

좋은 원목을 골라 재단하고 형태를 만드는 1차 가공, 본 작품으로 들어가는 2차 가공, 생딩 작업, 오일작업, 수차례의 건조과정 등을 반복하다보면 며칠이 아니라 몇 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기를 반복하며 며칠을 작업하면 문갑 하나가 완성됐고 또 며칠 걸려 사방탁자, 경대, 화장대, 거실탁자가 어엿하게 완성되어 주택 여기저기에 자리 잡았다. 새로 지은 주택 이곳저곳에는 그의 손작업이 묻은 장식품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때마침 이런 작업을 눈여겨 보던 유두석 장성군수가 마침 “좋은 공모전 기회가 있으니 한번 출품해 보시라”고 권유하는 바람에 올 1월 전라남도 목공예 콘테스트에 출품, 처음 선을 보인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남들은 멋진 작품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부단히 보고 배워야죠.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아닙니까?”

백 선생은 이렇게 하다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소연이다. 배우러 이곳저곳 다니느라 바쁜데 요즘 작품 부탁하러 찾아오는 사람도 부쩍 많아졌다.

벌써부터 주변에서 소식을 들은 주부들이 목공예반을 결성, 매주 찾아와 소품 작업을 초보 작품 수업을 시작했고 지난해는 황룡중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목공예를 지도했는데 올해는 동화초등학교 4.5.6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으로 목공예 지도를 의뢰받아 가르치기로 했다.

“공무원이든 직장이든 한 곳에서 정년 퇴직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인생을 마감하기엔 너무 아쉬운 것 같아요. 나머지 인생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 20년 많게는 30년은 될 것인데 그 많은 시간을 놀기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정년 퇴직 이후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하게 보내다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는 백 선생은 정년퇴직자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야를 찾아 ‘다시 새인생에 입학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자택 한쪽에 자리잡은 ‘송현목공방’에 찾아온 목공예 수강생들과 분주한 모습.
자택 한쪽에 자리잡은 ‘송현목공방’에 찾아온 목공예 수강생들과 분주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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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2022-01-02 15:09:52
전남 장성 삼계에 사는 주민입니다
목공수업을 받고 싶은데요 송현공방이 어느마을에 있는지
주소나 연락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