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의 황룡강]황룡강에 파도가 넘실거린다고? 진짜로??
[윤슬의 황룡강]황룡강에 파도가 넘실거린다고? 진짜로??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3.15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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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조절 가능한 가동보 완공...풍부한 수량 확보

높이 1m, 길이 88m...물결 반짝이는 ‘윤슬보’ 명명

음악분수와 어우러진다면 최고의 강변 산책로 볼거리

우리나라 4대강의 하나이자 호남의 젓줄인 영산강은 00개의 지류와 지천을 가지고 있다. 용천, 수북천, 창평천, 광주천, 봉황천, 함평천, 엄다천, 무안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강’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지류는 황룡강 밖에 없다. 명칭에서부터 영산강의 제1지류로 확실히 위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제 황룡강은 영산강을 뛰어넘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창해상전(滄海桑田)의 용틀임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며 가동보를 넘어 유유히 흐르는 황룡강.
잔잔한 파도를 일으키며 가동보를 넘어 유유히 흐르는 황룡강.

영산강 천·지류 중 유일한 강 황룡강

황룡강에 반짝이는 파도가 넘치고 음악분수가 흐르는 영화같은 장면을 꿈꾼다면 과연 망상일까?

그런데 이런 황룡강 풍경이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올 전망이다.

도도히 흐르는 황룡강 잔물결을 바라보면서 음악이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분수를 감상하고, 사계절 꽃길 사이를 거닐며 웃음꽃을 피우는 풍경을 맛볼 수 있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바로 황룡강의 재발견을 통해서다.

장성군은 황룡강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적절한 시기에 흘려보내는 서삼교 아래 가동보(可動洑) 설치사업을 최근에 완료했다. 장성군은 최근 네이밍 작업을 통해 이 가동보의 이름은 ‘윤슬보’로 명명했다. 국어사전에 ‘윤슬이란 달빛이나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이라고 설명돼있다.

가동보는 3개가 건설되는데 주민들이 가장 피부로 접할 수 있는 곳은 장성읍 기산리 461-1번지 일원, 서삼교 일명 꽃다리 바로 아래쪽이다.

황룡강 좌우를 가로지르는 폭 149m 가운데 88m가 가동보로 만들어져 이 부분이 유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이 가동보는 높이가 약 1m로 마치 비행기 날개와 같은 유형으로 강물이 위로 넘칠 수 있게 설계됐다. 물은 제어장치에 의해 흘려 보낼 때는 눕혀지고 가둘 때는 날개를 세워 물을 막는다. 윤슬보 밑에서는 오색 불빛이 비춰져 긴 폭포수가 흐르는 장면이 연출된다. 가설비로는 총 20억 원이 투자됐다.

장성군은 2020년 6월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나 8월 초 유례없는 대홍수가 황룡강을 휩쓸어 9월부터 본 공사가 시작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진입로 부분만을 제외하고 2021년 2월 작업을 완료했다. 시공은 ㈜성보건설이, 감리는 ㈜이산과 ㈜하이콘엔지니어링이 맡았다.

황룡강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황룡강 지방하천정비 사업’은 2019년 6월부터 시작, 2023년 5월에 마무리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234억원으로 국비 6억원, 도비 146억원, 군비 81억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비로 가동보 건설 3곳을 비롯, 제방 정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황룡강 지방하천 정비사업에 도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동안 국고보조사업으로 추진해오던 하천정비사업이 2020년부터 지방정부로 넘어오면서 전남도가 상당수 예산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높이 1m, 길이 88m의 가동보는 유량에 따라 비행기 날개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며 수량을 조절한다.
높이 1m, 길이 88m의 가동보는 유량에 따라 비행기 날개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며 수량을 조절한다.

가동보 ‘윤슬보’의 역할은?

윤슬보가 설치된 곳에는 원래 1960년대부터 고정보가 설치돼 있었다. 강둑을 막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퇴적토가 쌓여 유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강의 기능을 많이 상실했다. 게다가 하상 퇴적토가 부식되고 강 좌우의 기슭에 부유물질이 썪어 심한 악취가 나는 등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했다.

황룡강은 그동안 홍수가 나면 주변의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는 악마로 변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윤슬보의 완성으로 평상시에 풍부한 수량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때에는 자동으로 수문을 개방, 방류하도록 돼 있어 하천의 기능을 충실히 하도록 했다.

김희영 장성군 생태하천팀장은 “이번에 완공한 가동보는 정밀한 하천 분석과 예측을 토대로 설계했다. 황룡강이 장성의 중앙부를 관통하는 하천이기 때문에 지역민의 안전과 농업용수로의 기능을 우선시 했다. 그리고 또하나의 기능이 있다면 평상시에 수량을 풍부하게 품고 있어 주민들에게 반짝이는 물결을 선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황룡강이 별이 흐르는 강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슬보의 가치는 이같은 기본사양 이외에 군민 정서에 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제 하늘로 춤추는 음악분수만 있다면?

장성군은 윤슬보 완공을 계기로 황룡강을 찾는 사람들에게 훨씬 여유와 낭만을 선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음악성과 율동미를 겸한 음악분수와 주변 휴식공간의 아쉬움이다. 목포의 춤추는 바다분수, 여수 오동도의 음악분수가 이미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나믹한 음악분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활력과 찬사를 주고 인증샷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당연히 관광객들이 붐빌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아쉬움일 해소하기 위해 장성군은 옛 공설운동장 끝 부근 수변가에 최신형 음악분수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런 내용을 설계 의뢰 중이어서 정확한 규모는 아직 미지수다. 군은 설계를 마치면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풍부한 수량의 강물과 시원한 산책로,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분수가 어우러지는 낭만의 강을 만날 날이 멀지 않았다.

가동보에서 흘러내린 물줄기에 조명을 켠 야간 경관이 마치 폭포에 내리는 불빛쇼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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