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청년이 바라는 장성미래'
[창간특집] '청년이 바라는 장성미래'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3.15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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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지역민 목소리로 듣는 장성의 미래비전은?

‘너’와 ‘나’가 ‘우리’로 함께 화합하고 존중받을 때 상생가능

청년들 스스로 정책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감대의 장 만들어야

장성투데이는 창간 3돌을 맞아 청년이 살아나야 장성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 지역 내 20~40대 목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이들이 원하는 장성의 미래비전, 청년이 살고 싶은 장성의 모습은 무엇일까. 인터뷰를 통해 등는다. -편집자 주-

 

 

“청년이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창조할 동기와 프로그램 필요”

김승현(28) 황룡면 유튜브 운영자 / 온라인 영상컨텐츠제작

“잘 만들어진 영상컨텐츠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습니다”

으뜸전남튜브(전라남도정 공식채널)에서 전남의 모든 것을 홍보하고 구독자 확보를 위해 오늘도 열일 중인 크리에이터(새로운 광고를 처음으로 만들어 내는 사람) 김승현 씨는 요즘 뜨고 있는 유튜브 제작자다.

장성군 곳곳을 다니며 촬영 후 영상편집을 하고, 실제 라이브 방송으로 인터뷰도 해보면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김 씨는 장성군이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고 나서 이를 보고 찾아오는 지역민과 전국의 구독자가 늘어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장성과 황룡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는 김 씨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증가와 함께 장성의 청년 인구도 늘어나서 젊고 활력 넘치는 장성이 모습을 꿈꾼다.

김 씨는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기획하고 창조해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정부와 지자체가 만들어줘야 하며 그곳에서 마음껏 끼와 재능을 펼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틀에 박힌 모델은 그 이상의 창조물은 만들어 내지 못할 테니까.

 

 

 

“환경 위해 1회용품 사용 줄여야” 환경지킴이 뿌듯

김기홍(38) 장성군환경미화원 / 청소차량 및 중장비 운전

“특별히 힘든 건 없어요.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하는 것 뿐. 일하는 시간도 업무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장성군청 쓰레기 매립장에서 환경미화원 업무에 10여년 째 종사하고 있는 김기홍 씨는 현재 자신의 업무가 “누구보다 자랑스럽고 보람차다”고 말한다.

무더운 여름철 상한 음식물 쓰레기나 악취가 심한 쓰레기 등을 수거할 때는 가끔 짜증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며 자신의 손으로 지역사회가 밝고 깨끗해 지는 모습을 보면 절로 흥이난다.

예전보다는 많은 주민들이 알아서 분리수거 해주셔서 한결 수월해졌지만 지금도 면 단위에서는 마구잡이로 버리거나 규격 봉투가 아닌 마대자루 등에 아무렇게나 버리는 주민들이 있어 가끔 애먹기도 한다며 고충을 토로하는 김 씨는 그러나 건강한 몸으로 지역의 환경지킴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10여년 전 입사할 때도 지금처럼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임용됐다는 김 씨는 “장성군 인구는 줄어드는데도 쓰레기 수거량은 늘어났다”면서 지구와 환경을 위해서라도 1회용품 사용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밖 청소년도 우리 이웃, 따스한 관심을...”

김나리(32) 장성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 / 청소년 지원활동가

“청소년들이 이웃과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맘껏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년부터 장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학교를 그만두게 된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는 김나리 팀장.

김 팀장은 “학교밖 청소년들은 학교생활 부적응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과 따돌림, 병환 등 각자 피치못할 개인사정으로 학교생활이 어려워진 학생들이지만 어려운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대견한 청소년”이라며 “이웃과 주변에서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지만 말고 따듯하게 격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어 학교밖청소년들이 센터를 방문할 때면 각 면단위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데 센터 앞까지 오는 버스편이 부족해 매번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청소년상담복지센터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늘려줬으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청년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조성 시급”

김현(39) 장성야구스포츠크럽 사무국장 / 유소년야구클럽 기획

“황룡강이 변함에 따라 장성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지만 진정한 장성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린이들과 청년들이 모일 수 있어야 합니다”

유년시절 중학교를 마치고 광주로, 서울로 미국으로 유학생활을 떠났다가 20여 년 만에 하와이에서 돌아온 장성읍 김현 사무국장은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하와이에서도 지역주민들에게 검도를 보급하며 조국과 검도 홍보를 위해 땀을 흘렸던 김 사무국장은 노령화돼 가고 있는 장성에서 “노인들을 위한 정책은 넘쳐나지만, 청년들을 위한 정책은 쉽사리 접할 수 없다”라며 청년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인프라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덧붙여 “지역을 이끄는 원로들과 어르신들도 이제는 후배들을 믿고 후배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후진 양성에도 힘써줘야 한다”며 “청년들이 참여할 기회를 넓힘과 동시에 지역 원로들도 청년들과 함께 논의하고 함께 화합하는 열린 장성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아오는 장성보다 떠나지 않는 장성 만들어야”

오양호(31) 장성청년협의체 회장 / 양돈업

“학업이나 취업 등으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청년들이 돌아오는 유입정책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지역의 청년들이 고향에 안착해 고향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북일면에서 양돈업을 하는 젊은 양돈인 오양호 장성청년협의체 회장은 아버지가 30여 년간 운영해 온 양돈업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코자 고교졸업 후 국립 한국농수산 대학에서 수학 후 졸업하자마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악취와 최근 빈번한 가축전염병 등으로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직업군이긴 하지만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막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다는 오 회장은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묻기보다 청년들이 접근하기 쉬운 정책이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방향 제시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젊은 엄마들 육아 스트레스 해결 방안 찾아야”

김해인(32) 장성군 장애인종합복지관 근무 / 사회복지사

“엄마들이 육아부담 없이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해인 씨는 4살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김 씨의 남편은 가사도 분담하고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지만 아무리 훌륭하고 자상한 아빠라도 6살도 안 된 아이에게 아빠는 아빠일 뿐 어린 아들에게 엄마는 절대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김 씨는 “출근할 때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거나 최근엔 돌봄선생님이 방문해 돌봐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며 “아이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달려가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거나 탄력·유연 근무제가 정착되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것이 어렵다면 직장이나 직장과 가까운 곳에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보육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씨는 이어 엄마들이 육아로 인해 적잖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엄마들의 이 같은 육아 스트레스를 치유할 힐링프로그램이나 대안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철이면 나타나는 고질적 병폐, 이제는 깨끗해져야”

김영엽(40) 삼성디지털프라자 장성점주 / 가전판매

“장성사랑상품권 취지 살려 지역상권 살리는데 일조해야”

장성읍 터미널 인근에서 수년째 가전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영엽 대표는 청년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수경제 활성화’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장성사랑상품권 사용처 폭을 확대하면서도 가맹점에 대한 환전한도액 조절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장성군 관계자는 대형매장 등 일부 매장에 대한 가맹점 제외를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일명 핀셋 지원정책이다.

김 대표는 또 필요하다면 외지인의 과감한 지역투자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외지의 청년들도, 또 지역의 청년들도 참여할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

덧붙여 고질적 병폐 중 하나로 장성은 그동안 선거철만 되면 지역 민심이 양분화돼 많은 피해와 아픔을 겪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깨끗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선거문화 정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모두가 화합하고 존중하는 살기 좋은 장성 만들기에 청년이 앞장서야 함은 당연한 몫이기도 하다고.

 

“피부색 다르다는 이유로 불이익 없어야”

궁려분(40) 황룡면 새싹쌈농장 근무 / 중국서 결혼 이주

“어서 빨리 돈 모으고 농장일도 익혀 내가 경영하는 농장 갖고 싶어요”

지난 2012년 중국 심양서 장성 삼서면으로 시집와 남편과 시어머니, 9살 외동아들과 함께 사는 한족 출신 궁려분 씨는 “큰 욕심은 없고 가족 모두 지금처럼 건강하게 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최근 장만한 밭뙈기에 포도며 딸기 등을 심어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싶은 게 꿈”이다.

여느 다문화 가족처럼 궁 씨 역시 낯선 한국에 와서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장성군다문화센터에서 악착같이 한국어 공부에 매달린 끝에 이제는 친구와 가족 간 문자를 주고받을 정도로 한국말에 능숙할 뿐 아니라 대학생들이 응시하는 심리상담사 자격증도 한번에 딸 정도로 공부 실력도 출중하다.

궁 씨는 “수년 전에 비해 한국 다문화 가정이 늘었다. 다 같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이자 국민이 된 만큼 이주민과 아이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어야 우리사회가 더욱 건강해지고 발전할 것”이라며 편견의 시선을 이제는 거둬달라고 말했다.

“과속차량 때문에 아이들 통학시키기 겁나요”

박성자(42) 장성읍 ‘자운영’ 미용실 운영 / 미용사

“작년에 특히 어렵긴 했지만, 목욕 안 하고 살 수 없듯 이·미용 안 하고 살 수 있나요? 다들 그렇게 버티며 사는 거죠. 하하”

장성 관내만 80여 개가 넘는다는 서비스 업계 최다업종이 미용실이다. 원장들 사이 앓는 소리로 ‘한 집 건너 1개꼴’이라는 미용실은 경제가 어려워질 때마다 최대의 위기에 몰리기도 하지만 반면 다른 직종에 비해 큰 타격은 없었다고 한다.

7년여째 장성신협 앞에서 미용실을 운영 중인 박성자 원장의 말처럼 제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씻고 이발하는 행위는 유행이나 기호처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생활이다.

“그나마 단골손님들과 이웃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며 밝게 웃어 보이는 박 원장은 본인보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걱정이 앞선다.

“3남매 중 큰아들은 군대에 보내고 막내딸은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문향고 주변 과속 차량들 탓에 학생들이 통학하기가 만만치 않아 걱정”이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육교라도 설치해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황룡강 일대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고.

“농민 위한 발빠른 지원... 촘촘한 그물망 지원책 절실”

정옥연(여.46) 장성읍 수산리1구 이장 / 농업

“농업 예산들이 모두 농번기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필요한 시기에 제때 지원받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미리 앞당겨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면이 고향인 정옥연 이장은 결혼하면서 장성읍으로 이주해왔다. 지난해까지 고추 농사를 짓다가 올해는 블루베리와 백향과 등 열대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지역 농업인 중에서도 40대 여성 농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역사회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정 이장은 “최근 들어 농업인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이 다양하고 많아지기는 했지만, 이들 지원책이 정작 필요한 농민들에게 골고루 주어지는 것 같지는 않은 것 같다. 대규모 영농인이나 영세농민들에 대한 혜택은 다양한 반면 어쭙잖은 규모의 농업인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그다지 많지 않다”며 보다 세부적이고 촘촘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더 많은 농민들이 농정정책의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배작물과 농가의 실정에 따른 맞춤형 지원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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