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식 시민연대 대표 “진심으로 사과”....용서될 수 있을까?
김춘식 시민연대 대표 “진심으로 사과”....용서될 수 있을까?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3.22 12: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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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센터 유치사기, 미투 사건’ 등 유 군수에 깊은 유감 표명

18일, 유두석 군수실서 김춘식 시민연대 대표와 면담
김 대표 “이제 시민연대 사직...심정 밝힐 때라 생각”
유 군수 “앞으로 진실성이 중요, 화합으로 보답해야”
김춘식 장성시민연대 대표
김춘식 장성시민연대 대표

유두석 군수와 김춘식 장성시민연대 대표 사이에 쌓인 오랜 악연이 이제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내년 지방선거 출마 입장을 밝힌 김춘식 대표가 지난 3월 2일 시민연대 대표를 사임한데 이어 18일 오후 약 30분간 유두석 군수를 면담하고 그동안 쌓인 소회를 풀었다. 두 사람이 언론 지상에서, 재판과정에서 사사건건 맞닥뜨렸지만 면전 대좌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면담이 끝난 직후 이같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 동안 군정에 대해서나 선거 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군수님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의 이 짧은 설명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유 군수와 김 대표의 관계를 살펴본다면 김 대표는 장성군정을 빌미로 유 군수의 행보에 치명타를 주었고 수 차례 법정에 서게 만들었던 장본인이었다. 또 군정 이면이나 군수 실정을 드러내는 시민연대 소식지를 만들어 명절이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 가가호호 배포하기도 했다.

굵직한 사건들만 보더라도 2014년 선거를 앞두고 ‘유두석 후보가 식비를 지불하는 것을 봤다’고 고발한 것을 포함,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유두석 후보의 국립심혈관센터 장성 유치는 사기’라며 검찰에 고발하고 장모 여성의 ‘미투 사건’에는 적극적인 응원부대로 나서 군청 데모를 이끌고, 법원 데모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들 사건 모두 유두석 군수가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몇 년 씩 걸리는 재판과정에서 느끼는 심적 고통과 군수로서의 체면 손실 등을 고려할 때 ‘쉽게 용서하기 어려운 아픈 사건’임은 분명하다.

이날 유 군수 면담을 마친 김춘식 대표는 “이제 모두 지난 일이고 시간이 흘렀으니 사과하고 사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니냐’는 주위 권고가 많았다. 나 또한 시민연대 대표를 사임한 상태에서 시기적으로 한번쯤 찾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과거 행보에 대해 “장성시민연대 대표라는 시민사회단체 대표의 입장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취한 행동이었지 상대를 비방하고 피해 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더불어 “앞으로는 잘한 것은 과감히 박수를 보내겠지만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맹목적 비판보다는 대안 제시 차원에서 바라보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용서의 자세’가 당사자 측 입장에선 얼마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두석 장성군수
유두석 장성군수

이날 면담 결과에 유두석 군수는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이 자리에 동석한 박용우 혁신정책실장은 “시민단체가 너무 편향적이었다. 그러지 않았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진실성있는 사과라면 용서 못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군수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유 군수는 특히 “그 동안 두 쪽으로 나눠어진 장성을 아우르기 위해 민주당에 입당하며 하나된 장성 미래를 위해 고민하는 자신의 큰 행보를 헤아려 줄 것”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전해 들은 군수측 한 인사는 “용서는 당한 자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용서를 비는 측에서는 ‘사죄’이 외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용서를 구하는 자리까지 거부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에 자리가 이뤄졌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당사자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 여부다. 진실성있는 행동만이 용서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인사는 “시민연대 주장대로 만약 국립심뇌혈관센터 장성 유치가 사기극이었다고 판결났다면 이번에 센터 건립비로 확보한 국비 43억원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또 만약 사기극 주장이 받아들여져 센터 유치가 좌절됐다면 장성 주민들이나 장성 역사에 어떻게 용서를 빌 것인가”라고 통탄했다.

한편 김 대표는 시민연대 대표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7년 째 장성시민연대를 이끌어왔으니 대표 자리를 내려놓을 때도 된 것 같다. 좋은 후임자가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며 ‘아쉽고도 후련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2일 열린 장성시민연대 이사회에서 공식으로 이사직을 사퇴하고 자매 뉴스매체인 ‘시민연대’도 발행인 직을 내놓았다. 3월 29일 이사회가 열리면 새 후임자가 결정되거나 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전부터 맡고 있던 5.18행사위원장은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김 대표가 위원장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내년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장성군의원 가 지구(장성읍.서삼.북일.북이.북하) 에 도전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장성읍 출신으로 서울에서 전기관련 중견 기업체에 2017년까지 근무해왔으며 2015년 시민연대를 발기해 지금까지 대표직을 맡아왔다. 장성군재향군인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전기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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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 2021-03-25 17:10:38
아서라...세상은 돌고 도는 법이다.. 언제 어느때 앞뒤가 바뀔지 모르는 마라톤 인생인데...
덕은 항상 베푼자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