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실 화가의 ‘관계 쓰기’ 4월 공공도서관 갤러리
이영실 화가의 ‘관계 쓰기’ 4월 공공도서관 갤러리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4.0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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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혼자일 수 없잖아요?”

무수한 인간관계를 한지에 채색...색과 원으로 승화
장성공공도서관 갤러리 뜨락에서 전시 중인 이영실 화가
장성공공도서관 갤러리 뜨락에서 전시 중인 이영실 화가

이영실은 맑은 눈망울을 가졌다. 사물과 사람, 사람과의 관계를 바라볼 줄 아는 눈망울이다.

그 눈망울로 시간 너머 켜켜이 쌓아 올려지고 허물어지는 관계들을 바라본다. 그리곤 마침내 캔버스에 인간과의 관계를 적어간다.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생채기 투성이의 관계, 꺼내보고 싶은 관계, 묻어두고 싶은 관계,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오늘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관계를 별자리에 옮기듯 화폭에 담았다.

보통의 화가들이 작품을 그리는 것과 사뭇 다른, ‘관계 쓰기’를 통해 생의 애착이 넘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화가 이영실(41)의 8번째 개인전이 장성 공공도서관 2층 뜨락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도서관 초대전 형식으로 4월 한달 동안 계속된다.

한지에 채색을 올린 무수한 인간 관계를 연상케 하는 16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0대 때에는 혼자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죠. 그러다가 30대에 들어서 상대와 어울리고 맞춰가는 것이 세상이란 걸 깨닫게 됐구요. 40대에는 인생은 끝없이 배우는 과정의 연속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불혹의 나이를 실감하기 어려운 한창의 청춘이지만 세상을 읽고 다듬어가며 사는 과정을 별똥별의 짧은 자국처럼 승화시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하나의 작품이 끝나면 덧칠을 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인데,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덧칠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간의 관계도 어쩔 수 없이 교차하는, 또다른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모습 아닐까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장성공공도서관 뜨락 갤러리에서 마주한 이영실 작가의 눈망울은 여전이 삶의 호기심과 생의 찬미로 가득했다.

결코 멈출 수 없는 연속성의 관계, 내가 나로 끝날 수 없는 상대성의 관계, 이 모든 것을 채색과 점, 선, 동그라미로 엮어서 우주의 심연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보이지 않는 작가의 애착이 더 큰 우주와 은하계를 기대케 한다.

이영실 작가는 조선대학교 한국화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다. 광주 시립미술관 라이트갤러리, 조선대 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생각의 신’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현재는 한국화 전문교육연구소 등에서의 예술 강의와 함께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예맥회와 선묵회, 그룹새벽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장성공공도서관 김병성 관장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하여 야외활동이 어려운 이때 가족 연인과 함께 도서관에 방문하시어 갤러리 관람과 독서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유한다”며 “우리 도서관은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의 감동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서관은 전시장을 찾기 힘든 지역주민을 위하여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시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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