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탐방] ㈜네시피F&B 장현순 대표 작년 13억 원 매출
[강소기업 탐방] ㈜네시피F&B 장현순 대표 작년 13억 원 매출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4.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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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의 맛’ 미국서 인증...곧바로 수출행

“내가 맛 있으면 세계인도 맛 있어하지 않을까?”

14년 전 혈혈단신 향했던 미국...간절하면 통해
㈜네시피F&B장현순 대표
㈜네시피F&B장현순 대표

“내가 좋아하는 것은 세계인도 좋아하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성장을 멈춘 지난해, 매출액이 오히려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지역업체가 있다. 장성 북하면 단풍로 1872번지에 자리잡은 ㈜네시피F&B(대표 장현순 51. 이하 네시피)는 지난해 미국에 13억 원어치를 수출했다.

지난해 이룬 네시피의 수출 성과가 무엇보다 값진 건 싱싱한 장성의 농산물이 바다 건너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지역 농산물이 가공을 통해 얼마나 가치 있게 재탄생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기 때문이다.

20여 년 전 북하면에 정착한 장현순 대표는 ‘장성의 맛’을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 비좁고 뻔한 국내시장이 아닌 전 세계인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또 그럴 자신도 있었다.

이런 생각이 미치자 장 대표는 미국 시장 문을 두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2007년 장성에서 생산한 각종 음식 재료로 만든 식품 진액을 들고 무작정 미국 LA로 향했고 그곳에서 만난 바이어를 통해 당시 들고 간 제품들을 모두 팔고 온 것을 계기로 본격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장 대표는 “당시 들고 간 물품이 500만 원어치밖에 안 됐지만, 훗날 이때의 경험이 통 큰 무역의 시발점이 됐다”라고 회상하면서 “사람들은 생각만 하다가 시행도 못 하고 포기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패하더라도 생각한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다”라며 본인은 후자 쪽을 택했다며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시피에서는 매실차, 오미자차, 도라지 진액 등 액상 차를 비롯해 전남지역 농산물로 만든 김치류, 우리 콩으로 만든 장류 등을 취급하고 있다. 한과·부각류, 떡류, 젓갈·반찬류, 해조류 등도 포함돼 그 품목만도 총 200여 종이다.

㈜네시피F&B 1층 카페와 2층 체험관
㈜네시피F&B 1층 카페와 2층 체험관

네시피는 자연(natural)과 조리법 비결(recipe)의 영문을 더한 것으로, 장 대표가 고군분투하며 미국 시장을 개척해 만든 1인 기업이지만 전남지역 소상공인들이 모여 만든 가공식품 수출 공동브랜드이기도 하다. 장성지역 6개 업체를 포함, 전남 우수 농수산 가공식품 생산 중소기업 7곳과 비회원 50여 개사가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초창기 한인 상점 위주로 판매해온 네시피는 2015년 조지아주, 네바다주에 수출 길을 뚫은 뒤 이듬해 본격적으로 현지 상점으로 시장을 확장했다. 바이어 초청 등 수출 관련 조언을 받아 판로를 개척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본부의 해외 개별구매자 초청사업에 힘 입어 간편식과 나물류 수출 등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전남에서도 손꼽히는 미국 통상 전문가

장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3년 전남도지사 표창,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전남도 수출상 우수상을 받았다. 2016년 수출 유망중소기업 지정에 이어 2019년에는 무역의 날 수출유공자 표창을 받는 등 장성뿐 아니라 전남에서도 대표적 효자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장 대표는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전남도의 수출 자문 역할을 수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아마존 전남도 브랜드 관의 도내 입점 제품 51개 품목을 취합, 배송을 맡기도 했다. 네시피는 자체 상표 제품에 주력하는 것뿐 아니라 각각의 참여기업이 해외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허브 역할과 참여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해 다음 상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장 대표는 매년 수출용 대형상점 상품 3종을 개발해 내놓는다. 새 시장 개척을 목표로 주 과녁인 미국 주요 도시를 집중적으로 돌며 현지 경향과 특징 등을 파악하고 바이어에 상품을 노출할 기회가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는다.

바이어를 만나며 그들이 요구하는 트랜드를 읽고 연구하며 보다 넓은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은 LA와 텍사스,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애틀랜타, 하와이, 시애틀 등 미주 7개 주에서 선전하고 있다.

㈜네시피F&B가 개발한 200여종의 지역 음식으로 만든 각종 제품들
㈜네시피F&B가 개발한 200여종의 지역 음식으로 만든 각종 제품들

네시피의 씽크탱크 ‘체험관’

네시피는 이 같은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9년 백양사 인근 북하면 단풍로 1872번지에 체험·홍보관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농민들이 재배한 로컬푸드로 계절을 담은 브런치 도시락, 아이스크림, 곶감 비스킷과 홍시도넛, 김치파티, 국립공원과 함께하는 도시락 등 다양한 쿠킹 클래스·도시락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은 장 대표의 오랜 꿈이자 ‘네시피’가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하고 도약하는 아이디어의 원천이자 씽크탱크다. 1남 2녀를 둔 주부이자 어머니이기도 한 장 대표는 막내딸의 도시락을 준비하며 여러 사람이 좀 더 재미있고 맛있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체험관을 기획했다.

이 공간에서는 남도명인과 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고 이들로부터 농식품에 관한 이야기도 들으며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진정한 로컬푸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네시피의 무궁무진한 음식 컨텐츠는 이곳 체험관에서 도시락 체험 레시피를 통해 재탄생하는 리사이클이 형성된다.

물론 관광 콘텐츠로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체험관을 거의 운영하지 않았지만 2019년만 해도 한 해 평균 5천여 명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체험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장성의 싱싱한 먹거리로 만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
장성의 싱싱한 먹거리로 만든 먹음직스러운 도시락

이곳 체험관을 찾는 체험객들은 대게가 장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흥미를 느껴 신청하는 전국단위 가족 단위 관광객이 다수를 이룬다. 특히 백양사를 찾는 관광객들이 단체로 체험학습을 신청해 지역에서 나는 제철음식을 재료로 도시락을 만들어 함께 먹고 백양사도 구경하며 추억을 쌓아 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역민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지역 취약계층 독거노인에 로컬푸드 도시락을 제공하고 무료 도시락 만들기 체험 특강을 실시하며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장 대표는 못다 한 학문적 열정도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전산회계 관련 학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앞으로는 무역학을 공부해 더 넓고 더 많은 사람에게 지역 음식의 맛을 전파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힘들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잠자리에 들기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될 것이다”며 자기암시를 한다는 장 대표에게 긍정적 생각이야말로 곧 성공을 부르는 열쇠가 되고 있다. ㈜네시피F&B 체험문의 http://necipe.kr/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단풍로 1872 예약전화 ☎ 061-393-3951

㈜네시피F&B 체험관을 찾은 해외 체험객들
㈜네시피F&B 체험관을 찾은 해외 체험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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