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지 벤치마킹] 신안군 안좌면의 반월도·박지도 ‘퍼플섬’
[선진지 벤치마킹] 신안군 안좌면의 반월도·박지도 ‘퍼플섬’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5.1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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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색에 질린 섬…그러나 추억으로 남는 섬 ‘퍼플교’
‘몽환적인 채색의 섬’…미국 여행사이트 소개
“여기는 보라색 천국”        신안군 퍼플섬의 진가를 느끼게 하는 반월도와 퍼플섬을 연결하는 퍼플교. 건너는데 도보로 20여분 걸린다. 보라색 이외에는 넘실대는 파도 뿐이다.
“여기는 보라색 천국” 신안군 퍼플섬의 진가를 느끼게 하는 반월도와 퍼플섬을 연결하는 퍼플교. 건너는데 도보로 20여분 걸린다. 보라색 이외에는 넘실대는 파도 뿐이다.

 

지난 3월 26일자, 미국의 주요 여행사이트 ‘마타도어 네트워크’가 ‘모든 것이 보랏빛으로 칠해진 한국의 섬’ 전남 신안군의 퍼플섬 (반월도.박지도)을 화보로 소개했다.
전남의 작은 섬이 페이스북 팔로워만 180여 만명에 달하는 미국 여행사이트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마타도어네트워크(Matador network)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 발행되고 있으며, 인스타그램 30여 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SNS상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매체다. 이 매체는 퍼플섬을 "몽환적인 채색의 섬"이라며 "대한민국 방문시 여행하기 좋은 새로운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지도와 반월도의 곳곳 컬러사진과 함께 6.2㎞에 이르는 보랏빛길, 퍼플교, 라벤더정원, 반월도 조형물 등 퍼플섬 곳곳을 양면에 걸쳐 안내했다.
퍼플섬은 앞서 미국(CNN), 영국(로이터통신), 독일, 호주 등 20여 개국 매체를 비롯해 영미권 여행 웹사이트에서 소개할 정도로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유명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옐로우시티 장성에 버금가는 도시 컬러마케팅의 또다른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신안군 퍼플섬을 찾아가 본다.                                                       /편집자 주

 

섬 군데군데 볼거리와 인증샷 장소를 만들어 섬 일주와 산책을 즐겁게 만들었다.
섬 군데군데 볼거리와 인증샷 장소를 만들어 섬 일주와 산책을 즐겁게 만들었다.

 

도라지.꿀풀의 색에서 착안...보라색 천국
‘오래 기억되는 최고 멋진 곳’ 인증샷 짱

퍼플섬은 보라색의 천국이다. 도로도, 안내판도, 주택도, 다리도, 화초류도, 집들도 모든 것이 보랏빛이다.
이 섬을 한 바퀴 순회하려면 입장료가 3,000원이다. 그런데 외지 관광객이라도 스카프를 하거나 모자를 쓰거나 옷을 입거나 간에 보라색을 착용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다른 색 말고, 오직 보라색에 도취되고 동화되어 즐기다 가시라고 권하고 있다.
안좌면 소재지와 박지도-반월도에 이르는 다이아몬드 형의 바닷길 목교를 건너는데 보랏빛 이외의 색을 찾아볼 수 없다. 요즘 사용하는 말로 “지린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것이 가장 인상깊고 오래간다고 말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인증샷으로 남긴 보랏빛 박지도 사진을 보며 한결같이 “오! 환상~~”이라는 말을 연발한다. 앞서 말한 미국의 잡지 ‘마타도어 네트워크’도 이 퍼플섬을 ‘몽환적인 채색의 섬’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독창적이고 특이해서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그 무엇’이 살아남는 비결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신안군은 이 세 섬을 연결하는 목교를 놓고, 섬둘레를 거닐 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어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었다. 원래부터 있던 섬과 섬 사이의 중노두길도 체험할 수 있다. 각각 섬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등산로도 개설했으며 자전거 대여와 섬 일주 전동차도 운행하고 있다. 1박2일 코스로 충분하도록 식당과 펜션, 호텔도 운영하고 있다.
신안군 안좌면 소재지 건너편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는 광주에서 승용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세 개의 섬을 목교를 통해 거닐 수 있다. 
 

 

박지도에는 마을 전설에서 착안해 박에서 물을 푸고 담는 형상을 한 조형물을 만들었다.
박지도에는 마을 전설에서 착안해 박에서 물을 푸고 담는 형상을 한 조형물을 만들었다.

 

퍼플섬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9년 컬러 섬 조례 만들고 정책적 지원
주민들 “오지 섬에 살 길 생겼다” 대환영

신안군 안좌면의 반월도.박지도 일원이 참도라지(왕도라지)와 콜라비가 많이 재배되고 들녘에 보라색 야생초인 꿀풀이 많아 때가 되면 온 섬이 보라색(purple)으로 물든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러면서 갯벌과 섬 사이를 잇는 노두길, 트래킹 코스, 등산로를 개발하고 바다와 섬을 껴안으며 쉬어갈 수 있는 ‘퍼플섬-보라색 성지’로 조성하게 됐다.
2017년, 마을에 게스트하우스와 마을식당을 열고 2018년, 수목과 초화류를 식재하며 기반을 닦았다. 2019년 3월에 ‘가고 싶은 섬’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4월부터 마을경관 개선 착수 및 지붕 채색, 6월에 상징조형물 설치, 2020년 3월 신안군 퍼플아일랜드 관리운영 조례제정으로 추진 속도를 높혔다. 이 모든 조형물과 가옥 등에 보라색을 투영했다.
신안군은 퍼플섬 조성 초기부터 느티나무와 자목련, 맥문동, 아스타국화 등 자주색으로 꽃이 피거나 잎이 우거지는 나무들을 식재하고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이 섬은 산과 들, 거리와 건축물이 보라색으로 변하면서 관광지로서의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섬이 많아 1004(천사의 섬)의 섬으로 소문난 신안군은 2019년부터 퍼플섬 외에도 섬마다 색을 입힌 컬러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데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 걸리는 도초도는 여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수국 군락지에서 착안, 코발트 블루 마을로 조성하고 있다.
신안군 지도읍 선도 일원은 광대한 수선화 밭을 조성, 4월 초에 수선화 축제를 개최하며 섬을 재탄생하게 만들었다. 봄이면 섬 전체가 노란색으로 변하는 이 작은 섬 주민들은 “외딴 섬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신안군의 이런 컬러 섬 조성 사업은 2019년도에 28만4천명을 이 퍼플섬에 불러 모으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전국과 세계 각국에 소개 됐다.
코로나로 여행산업에 영향을 끼친 2020년에도 퍼플교 목교 건설공사(2020년 1월~4월)가 끝난 5월부터 월 평균 2만~3만명이 몰려 20만3천명이 방문하는 기록을 세웠다.
퍼플섬 주민들은 그 동안 소외된 외딴 섬이 유명 관광지로 거듭나고 주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특산품 판매장과 마을 식당 구축 등 여러가지 발판이 구축된데 대해 함박웃음으로 답하고 있다.      
   /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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