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 완만·숲 우거져 산책 안성맞춤
어린이 놀이·체육시설·체험장 등 인기
코로나19로 사방이 콱 막혀있는 느낌이다. 마음 먹은대로 갈 수 없고, 먹고 싶은대로 먹을 수 없는 세상이다. 이럴 때는 푸른 산천을 찾아 나서는 것이 상책인데 그마저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주저하게 된다.
산으로 가자. 힘든 등산보다 호젓한 길이 더 편하다. 먼 산행길을 뚫고 나아가는 트레킹보다 적당한 거리를 다시 돌아오는 순회 코스가 안성마춤이다. 그러기엔 사람이 비교적 적게 다니는 임도, 즉 산림도로가 제격이다. 다행히 장성군은 임야가 63%에 달해 곳곳에 임도가 있다. 현재 장성군이 관리하는 임도는 약 40여 개, 그 가운데 산세도 완만하고 숲이 우거져 산책을 겸해 왕래하는데 좋은 코스는 7~8곳이다.
장성군은 다목적 산림이용을 위한 임도 개선 사업을 연차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도 12억여원을 들여 도로개설과 보수사업을 추진한다. 신설될 산림도로는 북하면 단전리 일원 2km, 삼계면 부성리 ~화산리 일원 4km, 그리고 북하면 월성리 임도보수가 이뤄진다.
장성군 산림보호팀장 김미양 씨는 “편백숲으로 명성을 확보한 장성군의 숲 자원은 경제적으로도 가치있지만 지역민의 건강과 관광자원으로도 미래 전망이 밝다”며 “산림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림도로는 산림경영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차가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나무에 가로막히거나 훼손되는 경우가 있어 산의 초입 언저리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상책이다.
축령산은 황룡면 추암계곡과 서삼면 모암리, 북일면 영화마을 등에서 시작하는 산행길이 있으나 이미 잘 알려져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에 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장성호 데크길 위에 또다른 숲길
장성호 주변에도 권하고 싶은 임도가 있다.
사람들이 흔히 찾는 장성호 수변길은 호수가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데크길과 나란히 위쪽 4~5부 능선을 따라 임도길이 나 있다. 수변길에 좀 식상했다면, 좀 더 산길다운 산길을 걷고 싶다면 이 길을 권한다. 장성호 주차장에서 데크길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가서 바로 위쪽으로 향하면 된다. 계속 가다보면 풍차와 호수를 지나 박산마을 삼거리까지 도달하게 된다. 거리는 7~8km 가량이다.
- 북하면 병풍산 홍길동 우드랜드 길
장성군과 담양군을 사이에 둔 병풍산 편백숲을 끼고 있는 주말이면 발 디딜 틈이 없는 유명한 코스가 됐다.
하지만 가족끼리, 연인과 함께 완만한 산행을 즐기고 싶다면 한재골을 넘어 북하면 월성리 월성저수지 제방에서 출발하는 우드랜드 트레킹 길은 추천한다. 가장 길게 갈 수 있고 산행다운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시설과 간이 체험장, 체육시설, 원두막, 간이 의자 등이 갖춰져 있어 편백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산행 천국이다. 병풍산 전체 산행길은 약 16km, 5~6시간에 달하지만 우드랜드길만 목표로 한다면 매봉까지 3~4시간이면 충분하다.
– 삼계면 태청산 관광농원길
수려한 태청산을 무대로 한 삼계면 화산리 관광농원에서 부성리 추모공원까지의 산림도로도 추전하고 싶은 코스다. 거리는 4~5km 가량이다. 가족 단위로 갈 경우, 인근 관광농원에서 먹거리와 볼거리를 겸한 힐링 시간을 병행하는 것도 어울린다.
- 백양사 천진암 찾아가는 길
장성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소문난 백양사를 둘러본 뒤 뭔가 허전해서 호젓한 산행길을 찾고 싶다면 사찰 입구 쌍계루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천진암으로 향하면 된다. 거리는 1.5km에 불과하지만 백양사에 비해 거의 ‘찾는 이 없는 작은 암자’를 찾아가는 기분이 말 그대로 힐링이다. 천진암에는 전통 사찰음식으로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정관스님이 계신다. 운이 좋으면 사찰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백형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