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선진 영농현장] 장성군 남면 삼태리 ‘선심농장’
[기획-선진 영농현장] 장성군 남면 삼태리 ‘선심농장’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6.1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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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장성 포도 올해 첫 인사드리오~~”

장성군 남면 삼태리 ‘선심농장’ 임준·진선심 부부

‘6월 포도는 과일이 아니라 과학’…10년 동안 영농일지 작성
호남권 캠벨 포도 첫 출하…친환경 무농약으로 상품성 자신
외국·전국 선진지 탐방으로…한 겨울에도 난방시설없이 영농
장성군 남면 삼태리 2천여평의 캠벨 포도농장에서 올해 첫 수확에 나선 임준 사장의 얼굴에서 1월부터 정성들여 가꾼 애정이 교차된다.
장성군 남면 삼태리 2천여평의 캠벨 포도농장에서 올해 첫 수확에 나선 임준 사장의 얼굴에서 1월부터 정성들여 가꾼 애정이 교차된다.

 

“포도는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사랑을 독차지한 작물.
인류 건강을 위해 영양 만점의 포도를 내고장 장성에서 생산해 낼 계획입니다”

 

 

여름 과일의 여왕인 포도가 드디어 하우스를 벗고 세상밖으로 나왔다. ‘장성’ 이름표를 붙인 캠벨 포도가 호남권에서 올 첫 출하를 시작한 것. 8월에 나오는 일반 포도보다 무려 2개월 앞서 선을 보인 것이다.

10일 오전 장성군 남면 삼태리 서태 마을 ‘선심농장’에서 수확에 바쁜 손놀림을 하고 있는 임준(67) 사장을 찾아갔다. 새벽부터 부인 진선심 씨와 작업을 분담하여 수확, 선별, 포장, 박스에 담기, 공판장으로 운송 등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그 가운데 최소 19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낼 잘 익은 포도를 선별 수확하고 운송하는 것은 임 사장의 몫이다.

수확이 본격화되면 매일 약 300kg 씩, 한달 동안 10톤 가량 출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남에서는 제가 가장 빨리 캠벨 포도를 출하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첫 출하라 가격대가 어떻게 형성될지 몹시 궁금합니다. 지난해 정도 될지 기대해 봅니다.”

첫 거래 가격은 올 전체 포도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신경이 쓰인다. 다행히 11일 첫 경매에서 특품 3kg 한 박스에 43,000원대, 상품 4만원대를 낙찰받아 웃음꽃을 선물받았다.

이곳 포도는 저녁에 광주 서구농산물도매시장과 광주 각화동 농산물시장에 출하하면 새벽에 경매에 들어가 전국으로 소비자를 찾아간다.

임 사장네 포도는 무농약, 친환경 재배를 인정 받으면서 한 때는 5~6만원 대 가격을 유지하기도 했다. 다른 농가들보다 월등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가격도 고공행진을 해왔다. 1년에 평균 8천만원대 수익을 올려왔다. 임 사장의 이런 성공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었다.

▲ 10년 동안 날씨와 재배 과정 일기로 쓴 정성 돋보여

임 사장이 포도농사를 시작한 것은 2011년이었다. 처음에 몇 그루 시험삼아 시작하다가 2012년에 하우스를 설치하고 본격 농사군의 길을 걷게 됐다. 2,100여 평 농장에 1천여 주의 켐벨포도가 그가 거느린 식솔이었다.

고향이 이곳 삼태리인 임 사장은 젊은 시절 화순에서 자동차정비업을 크게하여 한 때 수십 명 직원을 거느린 기업대표였다. 언젠가 고향에 돌아갈 꿈을 그리고 있던 그는 2011년 귀농을 행동으로 옮겼다.

한번 포도 농사를 손댄 그는 전국의 유명 포도산지를 찾아 강원도, 충청도, 경북, 전북 등 안 가본 곳이 없이 찾아갔다. 농사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3~4일 씩 봉사도 하고 2~3주일 씩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곁눈질로 비법을 터득해 나갔다.

건강을 우선시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을 염두에 두고 친환경 무농약을 고집, 스페인과 케나다 등지를 둘러보며 영양제를 수입하여 장단점과 수확량을 비교하는 등 철저한 과학영농을 도입했다. 10년 동안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날씨와 영농방법, 거름의 영향, 작물의 성장과정을 꼼꼼히 영농일지에 기록해왔다.

“이렇게 넓은 하우스에서 겨울을 맞아 온풍시설을 하지 않고 1월부터 포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게 믿어집니까? 그렇지만 저는 해냈죠”

임 사장은 대부분의 하우스 농가들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조기에 수확하기 위해 겨울이나 초봄부터 난방시설을 설치, 운영하면서 많은 영농비를 들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자신만의 과학적 방법으로 극복해 냈다. 난방시설 없이 1월 10일부터 하우스 내부 온도를 영상으로 유지, 6월에 첫 수확을 가능케 했다.

하우스 농가에 획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재배방법은 발설하기 곤란하다고 잘라 말한다.

▲ 내고향 장성에서 제일 맛갈스런 포도 생산할 것

‘선심농장’ 포도는 친환경 무농약 포도를 확신한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당도를 자랑한다. 철저한 실험영농과 과학영농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농약을 하지 않는다. 영양을 풍부하게 제공하여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게 만들고 물과 습도, 온도, 바람 등을 이용하여 건강한 환경을 만듬으로써 생명력을 유지시킨다.

풀을 제거하기 위해서도 예초기를 손수 돌리거나 잡초매트를 1주일 씩 교대로 사용하는 등 최대한의 과학을 도입하고 있다.

“모두들 친환경 재배를 선호하지만 재배농가는 정작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학교 급식이나 군부대, 공공기관 등에서라도 적극 애용하여 국민의 건강한 식단을 지키고 친환경 재배농가에 희망을 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친환경 과일이 좋은 줄은 알지만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살 때는 빛깔이 좋고 당도가 좋은 제품으로 먼저 손이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촌이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멍들고 인류가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한 언젠가는 친환경 먹거리가 제대로 평가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람에게 먹거리처럼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습니까? 포도는 인류가 재배해온 과일 중 가장 연륜이 오래되고 영양가 많은 작물입니다. 생과일은 물론 와인과 발효식품으로, 아이스크림 등 실로 다양하게 변신될 수 있습니다. 인류에게 영원히 필요한 작물인 것이죠”

‘포도 애찬론’을 펼치는 임 사장은 전국 최고 명성의 포도를 장성에서 시범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캠벨에 살고 캠벨에 죽겠다는 각오와 다름없다.

/백형모 기자

 

첫 출하는 앞두고 새벽부터 선별작업에 나선 진선심 씨. 낙찰가격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하다
첫 출하는 앞두고 새벽부터 선별작업에 나선 진선심 씨. 낙찰가격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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