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와 한난 기싸움에 장성군민만 멍들어
나주와 한난 기싸움에 장성군민만 멍들어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6.21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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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SRF 장성야적장 침출수 논란에도 '모르쇠'
'사유지라 규제 불가능·임대 연장말라’ 공문만
한난 "침출수 안 나온다"… 출입통제 등 모순
17일 취재진이 어렵게 촬영한 SRF연료 야적장에 침출수가 흐르고 있는 장면.
17일 취재진이 어렵게 촬영한 SRF연료 야적장에 침출수가 흐르고 있는 장면.

 

-나주시와 한난의 뜨거운 공방전

나주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와의 혈투에 애먼 장성군민이 멍들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할 장성군은 나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강인규 나주시장이 장성복합물류터미널 SRF연료 야적장을 불시에 방문,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강 시장은 침출수 유출현장을 확인하고 “한난은 SRF발전소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난은 16일 ‘침출수 유출이 있을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통해 “전날 나주시장의 장성 야적장에서의 침출수 발생 및 의무 정기검사 미시행에 대한 허위 성명서 발표와 한난 SRF저장장소인 장성야적장에 대한 위법·부당한 조치(장성야적장 무단방문)에 대한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난은 “야적장에 보관하고 있는 SRF는 수 겹의 베일로 밀폐 포장했고 이를 쌓은 후 수분 침투를 막기 위해 방수포로 씌우고 바닥에는 지면과 떨어지기 위해 팔레트를 설치해 보관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침출수가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강변했다.

이어 나주시의 ‘침출수 발생 및 의무 정기 검사 미시행에 대한 성명서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더 나아가 강 시장을 SRF야적장 무단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실제로 한난은 이날부터 장성복합물류터미널 SRF연료 야적장에 대한 보완을 강화하고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17일 야적장에서는 한난 나주지사 직원의 지휘 아래 굴착기와 살수차 등이 분주히 움직이며 바닥에 고인 침출수 흔적을 지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침출수가 새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한난의 해명과는 다소 거리가 먼 광경이었다.

-장성군은 뭐하고 있었나?

문제는 SRF연료 야적장이 장성복합물류터미널에 있다는 점이다.

같은 장소에 3년 이상 쌓이면서 끊임없이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음에도 장성군이 취한 조치는 고작 지난해 ‘한국CJ복합물류 측에 더 이상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말라’는 공문을 띄운 게 전부였다.

이와 관련해 장성군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장성복합물류터미널이 장성군에 위치하지만, 이곳은 사유지이고 야적장은 한난에서 임대한 곳이기 때문에 장성군이 직접 관여하기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특히 “침출수로 인한 오염문제 역시 영산강유역 환경청에서 관리하고 있어 이 또한 관여할 수 없으며 야적장 내 오염물질은 밖으로 나가지 않아 지역민에게 피해를 끼칠 염려는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군민들은 수년 째 흐르고 있는 침출수가 언제 하천을 통해 흘러들어올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장성군지부 반강진 회장은 “며칠 전 야적장을 관리하고 있는 한난의 관리소장이 찾아와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을 했는데 강인규 나주시장이 올 때 까지도 방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뉴스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탄식했다.

이어 “군이며 주민들이 나서서 조치를 취해야지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며 사태가 심각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장성복합물류터미널에 보관된 SRF는 한난이 2017년부터 광주광역시 양과동 위생매립장에서 생산된 쓰레기재활용 고체연료로 나주열병합발전소에서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가동이 중단되자 장성에 수년째 보관해 오고 있다.

/최현웅 기자

 

17일 SRF연료 주변에 고인 침출수를 살수차를 이용해 청소하고 있다.
17일 SRF연료 주변에 고인 침출수를 살수차를 이용해 청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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