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3인 인터뷰] 이기현 서기관 장성읍장
[정년퇴임 3인 인터뷰] 이기현 서기관 장성읍장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6.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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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되돌아보는 시간…운동·여행으로 나만의 시간 가질 것”
두 번의 장성읍장 이력… 행정력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읍 하나로 만드는 단결력·뛰어난 지역민과의 소통 능력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나 봅니다. 32년이 번개처럼 지나갔다고 할까요? 이제 6개월의 공로연수 기간이 남았으니 ‘가장 값진 인생 휴가’ 시간으로 삼고 재충전을 시도해 볼까합니다.”

잠시나마 바쁜 것으로부터 모든 것을 훌훌털고 자연인을 흉내내 보겠다는 이기현 장성읍장(60)이 정년퇴임을 앞두고 제2의 인생을 향한 설계를 털어놨다. 이 읍장은 29일 오후 5시 장성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그 동안을 되돌아보는 조촐한 감사의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읍장은 2017년 7월~2018년 12월 사무관급 장성읍장을 역임하다 본청 문화관광과장을 지내던 도중, 장성읍장이 5급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 직위로 상향 개편되자 승진과 동시에 2020년 7월부터 다시 초대 서기관급 장성읍장으로 두 번째 부임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당시 장성읍민들이 ‘서기관급 읍장에 딱 맞는 적임자는 이기현 밖에 없다’며 이기현 읍장을 돌려달라고 유두석 군수에게 읍소하기도 했다.

이 읍장의 이런 호평은 언제 어디서나 지역민들과 시원시원하게 소통하는 인간미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장성읍을 하나로 묶는 단결력이 나타나기 시작, 지난 2017년에는 11개 읍면이 겨루는 군민체육대회에서 장성읍이 40년 만에 처음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장에 통돼지를 몇 마리 잡아놓고 읍내 어르신을 비롯, 형님 동생들 다 초대하여 막걸리와 수육을 주거니 받거니를 거듭했다. 노래 한곡조 뽑아보라고 하면 망설이지 않았다. 막걸리 한잔이면 누구나 형님이 되고 동생이 되는 활달함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한 것이었다. 이런 성품 탓에 읍사무소에는 직원들의 미소가 넘쳐났고 주민들의 부드러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 읍장은 행사를 기획하고 유도하는데 탁월한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장성읍민의 날은 언제나 넓은 공설운동장에서 치러왔으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아담한 그라운드 골프장으로 변경, 잔칫집 처럼 부대끼며 흥을 만끽하도록 했다. 또 가을에 열린 황룡강꽃길축제에서는 운동장 한가운데에 그늘막을 설치, 따가운 햇빛에 시달리던 관람객들에게 편안한 쉼터 역할을 선물해 찬사를 받았다.

89년 4월 공무원에 첫발을 내디딘 뒤 지자체 공무원으로 최고의 자리인 서기관에 오르기까지 32년 2개월 동안 안 겪어본 행정분야가 없을 만큼 두루 섭렵했다. 보건소 근무를 비롯, 문화체육, 인사, 홍보, 축산, 평생교육 분야 등을 모두 거쳤다.

그 가운데서도 6급 건설행정 계장 당시 산적한 골재채취 민원을 해결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은 그 탁월함을 인정받은 사례다. 또 장성군노조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간부로 뽑혔다는 것도 후배들로부터 인정받은 공무원이라는 상징이다.

“소통이란 격의없이 통하는 게 기본이지만 소통의 자세에는 근본적으로 ‘배려’라는 포용의 자세가 전제돼야 합니다. 상대 눈높이에서 바라볼 줄 아는 배려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것이라 확신합니다.”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는 “공무원을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주민이 있기에 공무원이 있다는 소명감을 꼭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영원할 것같은 재임기간도 ‘눈 깜작할 새’라며 촌음을 아끼라는 주문도 보탠다.

오랜 세월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황폐한 황룡강을 꽃강으로 변화시킨 유두석 군수님의 발상과 행정의 힘에 스스로도 놀란다는 이 읍장은 당분간 자택인 장성읍 청운동 골드파크빌을 근거지로 운동과 여행을 설계하며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백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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