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인간들, 미군이 점령군 아니고 뭐란 말인가?
못난 인간들, 미군이 점령군 아니고 뭐란 말인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7.12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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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36년을 지나고 해방될 때는 이념 때문에 남북으로 갈려 끝내 나라가 두 토막 되더니 이제는 남한 속에서 이념 때문에 두 패거리로 갈리고 있다.

‘점령군’ 논란 때문이다.

오호통재라, 부끄럽고 창피하기가 말할 수 없다.

힘이 없어서 스스로 독립을 못한 나라였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민족같다.

그 독립이 우리 스스로 찾은 독립이었던가?

왜 우리는 남한에 진주한 미군이 하자는대로, 나라를 팔아먹던 친일파들을 그대로 자리에 다시 앉혀놓고 비굴한 역사를 이어왔는가?

일본의 항복으로 무주공산이던 조선을 점령한 ‘점령군 미군’ 때문 아니었단 말인가?

그런데 점령군 표현을 두고 ‘역사의식이 있니 없니’ 서로 삿대질을 하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해야할 말인지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그놈의 대권을 향한 권력욕 때문에 버젓이 살아 있는 현대사를 가지고 정치 패거리들이 자기들 유리한대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그 유명한 말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진실을 가리기 위해 잠시 당시 사료를 들여다보자.

<태평양 미 육군 총사령관 맥아더 포고령 제 1호(1945)>

조선인민에게 고함.

태평양 방면 미국 육군부대 총사령관으로서 나는 이에 다음과 같이 포고함.

일본국 정부의 연합국에 대한 무조건항복은 우 제국 군대간에 오랫동안 속행되어온 무력투쟁을 끝냈다.

일본천황의 명령에 의하여 그를 대표하여 일본국 정부와 일본 대본영이 조인한 항복문서 내용에 의하여 나의 지휘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

조선인민의 오랫동안의 노예상태와 적당한 시기에 조선을 해방 독립시키라는 연합국의 결심을 명심하고 조선인민은 점령목적이 항복문서를 이행하고 자기들의 인간적 종교적 권리를 보호함에 있다는 것을 새로이 확신하여야 한다. (이하 생략)

1945년 9월 9일. 태평양방면 미국 육군부대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이 포고령에서 맥아더는 북위 38도 이남의 영토와 인민에 대한 모든 통치권한은 당분간 자신에게 있음을 알리고 명령에 복종하도록 명시했다.

미군이 우리가 착해서 해방시켜 준 것이 결코 아니었다. 한민족 정통성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우리를 해방시켜 준 것이 아니었다. 미군 입장에서 조선은 전쟁에서 승리한 점령지이자 전리품의 일부였을 뿐이다.

이런 비극 속에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출발하지 못했던 것 역시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 슬픈 역사를 가지고 아전인수격으로 놀고 있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될 때도 파벌로 얼룩진 권력욕 때문이었는데 미군에 의해 해방된 지 70년이 넘어서도 정파 때문에 이념 삿대질로 얼룩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 말을 믿고 싶지 않아도 믿어야 할 판이다. 특히 ‘반복되는 역사는 영광의 역사보다 비극의 역사가 많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인도의 스승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교훈을 되새겨 보자.

인도 수도 뉴델리 야무나 공원의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에는 간디가 말한 7가지 악덕이 새겨져 있다.

철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도덕 없는 경제(Commerce without Morality).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인격 없는 교육(Knowledge without Character).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윤리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헌신 없는 종교(Worship without Sacrifice).

곰곰이 뜯어보자. 이 7가지 덕목 중에 경계하지 않아도 될 것은 하나도 없다. 지도자가 될 자는 더욱더 새겨야 할 덕목들이다. 간디는 이 가운데서도 철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를 첫째 요소로 꼽았다. 아마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일 것이다.

간디의 경고처럼 정치가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권력욕, 정권욕에 사로 잡혀 통치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뻔할 것이며 그 국민은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저 멀리 떨어진 인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모리배들을 현명한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해야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

더 이상 불행의 늪에 빠지는 민족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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