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찜통 여름…바다가 아니라 숲 속 피톤치드가 보약이다
[기획]찜통 여름…바다가 아니라 숲 속 피톤치드가 보약이다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7.1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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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코스 골라잡는 축령산 산행길 가이드

모암마을 산행길…호수·데크길 어우러져 강추
여기는 대한민국의 최대의 산소 공장 축령산…아름드리 편백과 삼나무로 우거진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주변 편백숲은 코로나로 지친 신심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다.
여기는 대한민국의 최대의 산소 공장 축령산…아름드리 편백과 삼나무로 우거진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주변 편백숲은 코로나로 지친 신심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다.

 

이제 진짜 여름이다.

한 낮 기온이 벌써 30도를 웃돈다.

자칫 사람마저 돌까 걱정스럽다.

코로나까지 겹쳐 신심이 피곤한 탓이다.

이럴땐 물결의 바다가 아니라 재충전을 위한 녹색의 바다가 해답이다.

피톤치드가 육체와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그 싱그러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숲으로 들어가보자.

이곳에 코로나 여름을 이길 수 있는 무언가 있다.

장성의 대표 휴양지 축령산이 기다리는 곳으로.다. - 편집자 주-

국립장성숲체원이 운영하는 축령산 장성 치유의 숲에서는 다양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을 통해 휴식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국립장성숲체원이 운영하는 축령산 장성 치유의 숲에서는 다양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을 통해 휴식과 위로를 얻을 수 있다.

 

한국 최대의 조림지

숲과 인간의 원초적 만남

숲과 인간의 만남은 원초적 만남이다.

이유없이 기대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축령산은 우리들에게 너무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있는 산이다.

장성군 서삼면 축령산의 편백숲은 한국 인공조림 역사의 시작이며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부터 얻어온 명성이 식상하게 만들었을까? 국내 다른 숲들이 인간을 유혹하여 꾸미고 너무 상업화 돼 있기에 축령산이 멀리 느껴지고 있다.

축령산은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명산으로 독림가(篤林家)였던 춘원 임종국씨가 1956∼1989년까지 34년간 심혈을 기울여 삼나무 62㏊, 편백 143㏊, 낙엽송·기타 55㏊를 조림하여 벌거벗었던 산록을 늘 푸르게 만든 우리나라 최대 조림 성공지이다.

이곳은 그저 숲이 아니라 피톤치드 천국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미생물균, 즉 곤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알파 피넨, 캄펜 등 휘발성 기름을 발산해 나무에 달라붙는 유해균을 제거하거나 곤충을 회피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냥 숲을 찾아가자

치유가 화답하리니

하지만 광활한 축령산은 어느 곳에서 오름이 최상인지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일반인들이 축령산에 오르는 길은 5가지 루트가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필암서원을 지나 도착하는 추암계곡과 서삼면 소재지를 지나 도착하는 모암마을, 대덕마을, 그리고 북일면 끝자락의 영화마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서삼면 모암 계곡은 저수지와 테크길, 부드러운 매트길, 계곡물, 쉼터 등이 잘 구비돼있어 적극 추천하는 코스다.

비교적 코스도 짧고 경사도도 완만해 가족단위 산행으로 최적이다.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에게 권장해도 무리없는 코스다. 한 가지 더 팁을 선사한다면 모암 주차장에서 능선 상부라 할 수 있는 1.5km구간의 상당 부분이 야자 매트로 덮여있어 발이 아주 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어싱(earthing)의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

모암 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은 장성읍에서 서삼면 사무소를 지나 모암마을로 진입한다. 면사무소에서 모암 저수지를 향해 약 10분쯤 달리면 모암 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옆에 숲으로 둘러쌓인 넓은 모암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 주차한 뒤 산행을 준비하면 된다.

산행이 어려우신 분들은 아랫 쪽의 호숫가 데크길에서 휴식 시간을 가져도 충분하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주차장 옆이 편백숲이라 돗자리만 깔면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실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아래쪽 약 2백미터 구간은 자갈길과 황톳길이 섞여 있지만 그 위쪽은 폭 2미터 가량의 야자 매트가 얌전히 펼쳐져 있다. 주차장에서 2백 미터쯤 걷다보면 만남의 광장이라는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물소리숲길이고 오른쪽은 깔딱고개로 통하는 길이다.

깔딱고개를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타고 나무와 정담을 나누며, 간간이 나무 벤치에 앉아 심호흡을 하다보면 어느덧 중간 쉼터인 우물터가 나타난다. 약 1.5km 구간의 맵시 있는 피톤치드 산행길이다. 우물터에서 시원한 지하수로 얼굴을 씻고 나면 숲은 더 푸르고, 하늘은 더 높게 다가온다.

하늘로 솟은 편백숲을 우러러 간간이 평상에 온몸을 던져 드러누워 하늘을 향하고 있는 사람들의 심신이 부럽다. 숲과 사람이 어울리는 한 폭의 그림이다.

우물터 바로 위 모암 안내소에서 갈림길행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왼편으로 돌아 물소리 숲길로 하산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이번에는 내친김에 정상을 오르기 위해 오른쪽 모암 삼거리에서 위쪽으로 발걸음을 틀어보자. 정상까지 약 1.6km라는 표식이 나타난다. 정상까지 거리가 약간 길지만 비교적 완만해 특별한 장비 없이도 산행이 가능한 길이다.

쉬엄쉬엄 걷다 보니 약 1시간, 어느덧 621m 높이의 축령산 정상이다. 2층으로 된 정상 휴게소가 대단한 장관을 선사한다. 좌우 앞뒤를 돌아보니 모두가 하늘 아래다. 앞에는 저 멀리 장성읍, 그 너머에는 무등산이 손짓한다. 왼쪽에는 백양산의 우람한 정경이, 뒤쪽에는 고창으로 뻗어간 산자락이 손짓한다.

찌는 무더위, 이곳에서 피톤치드에 푹 빠져 하룻쯤 지내면 코로나도 달아날 듯하다. /백형모 기자

장성 치유의 숲길을 찾아가는 안내도.
장성 치유의 숲길을 찾아가는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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