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서초등학교 그림책동아리: “책 먹는 여우들”을 찾아서
삼서초등학교 그림책동아리: “책 먹는 여우들”을 찾아서
  • 곽경민 기자
  • 승인 2018.05.08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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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어렵다면 책 ‘보기’를 해야죠?
농사일이 바쁘니 그림으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밖에요~
박종님 동아리 총무
박종님 동아리 총무

“책 먹는 여우들”은 삼서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장성군립중앙도서관과 연계하여 매월 활동사례를 공유하는 그림책 동아리이다.

삼서초는 초등학생 78명, 유치원 14명이 생활하는 삼서면의 작은 규모의 학교로 학부모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한다. 따라서 농사철에는 농사일이 바빠서 책 읽는 시간을 내기가 싶지않다. 생각해 낸 것이 그림책을 읽어 보자였다. 그림책에는 우리 어른들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요소가 충분하고,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잠시나마 소통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봉사의 기회를 가졌다. 지난해 2017년 3월에 시작해서 현재 회원은 13명으로 매월 둘째 주 금요일 모임을 갖고 있다.

그림책은 단숨에 읽을 수 있고 짧지만 내용도 알차 아이와 쉽게 교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서는 혼자 읽고 모임을 갖는 시간에 함께 토론을 하지만, 그림책은 모임에서 나누어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함께 하는 그림책 읽는 시간이 기다려진다. 그림책을 보면서 자신의 추억을 공유하고 아이에 대한 교육 방법을 나누며 열린 시간이 되기도 한다.

엄마들이 모여 그림책을 읽고 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기회를 선물해 주고 싶다”는 취지였다. 올해 2018년부터 2주에 한 번씩 1.2학년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학생들도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바람이라면 더욱 많은 학부모가 모여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나누며 ‘독서캠프’와 ‘독서 골든벨’ 같은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으면 한다.

 

좋은 디저트 『산딸기 크림봉봉』을 읽고

김희란 동아리 리더
김희란 동아리 리더

이 책에는 black fool이라는 좋은 디저트가 나온다. 과일 크림 봉봉은 서양에서 오래된 디저트 중의 하나이다. 4세기에 걸쳐 네 가족이 블랙베리 크림 봉봉을 먹는 다양한 모습이 그려진다. 달라진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모두 마지막에는 음...하며 양푼을 싹싹 긁어서 먹는다.

1710년 영국의 라임마을. 남자들은 한껏 격식을 차리고(아버지는 찰랑거리는 머리숱으로 보아 가발을 쓴 듯하다) 식탁에 앉아 있고 여자들은 음식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불상사를 방지하기에 알맞은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고 후식을 나눠주고 있다. 물론 덤불을 헤치고 과일을 따서 씻고 우유를 짜서 크림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여자들만 한다.

1810년 미국 찰스턴. 노예로 보이는 엄마와 딸이 만든 크림 봉봉을 나눠주고 남자아이는 주인가족의 쾌적한 식사를 위해 커다란 부채를 부치고 있다. 모녀는 늦은 밤 주인집 가족들이 잠들었을 시간에 벽장에 숨어 양푼에 남은 걸 먹는다.

1910년 보스턴. 시장에서 과일을 사고 우유 크림은 배달을 받는다. 나무로 만든 아이스박스가 보인다. 아직까지 남자들은 먹는 역할에만 등장한다.

2010년 샌디에이고. 아빠와 아들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새로운 천년, 드디어 남자들이 부엌에서 활동을 한다! 다양한 모습의 친구들이 와서 식사를 하고 두 사람은 만들어 놓은 크림 봉봉을 나눠 준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이들은 부엌에서 양푼에 남은 것을 싹싹 핥아먹는다. 시대가 바뀌는 동안 나뭇가지로 만든 거품기에서 쇠 거품기, 손잡이가 달린 거품기를 거쳐서 전기거품기까지 변천사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담아 먹는 그릇 색을 각 시대모습과 연결 지어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라임에서는 귀족들의 색인 파란색, 찰스턴에서는 노란색, 보스턴에서는 초록색,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는 샌디에이고에서는 조화를 상징하는 흰색의 접시에 담아서 먹는다. 도시는 어떤가. 노예제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던 남부문화의 중심지 찰스턴, 당시 첨단 도시인 보스턴, 보수적인 동부에 비해 더 자유스러운 서부 도시 샌디에이고. 좋은 후식 크림 봉봉을 읽다 보니 각 시대의 사회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음식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레시피도 있어요.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음식을 잇는 연결 고리를 그리고 있어요. 환경도, 기술도, 식재료를 구하는 방법도 제각각인 시대이지만 양푼까지 싹싹 핥고 싶은 마음만은 하나랍니다!” - 에밀리 젠킨스

<발제>

“음식 변천사에 따른 시대 변화를 느껴 봐요”

▲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서로 공감하며 소통하고 나눔으로써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동아리 활동으로 학부모간의 관계가 친숙해져 자녀들과 소통하는 대화법을 공유하는 이점과 그림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 대화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박종님-

▲ ‘산딸기 크림 봉봉’은 참 여운이 많이 남았던 책입니다. 1710년부터 2010년까지 시대의 변천을 통해 그 시대의 불평등과 슬픔을 표현한 작품인 것 같아요. 소장하고 싶어요. 엄마와 딸이 부엌에서 몰래 디저트를 먹거나 흑인이 벽장에 숨어 먹는 장면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어요. 달콤한 디저트를 통해 변하지 않는 사랑과 과거에서 현재까지 집과 요리 도구, 여성과 남성의 차별, 인종차별까지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좋은 작품을 접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박수정-

▲ 그림책 동아리~~ 처음엔 낯설었지만 한번, 두 번 참석하면서 그림책이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고 아~~ 이런 게 동심이었구나, 또 나에 어린 시절도 되돌아보는 즐거운 시간들이네요. 내 소중한 딸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그림책을 많이 읽어 주고 싶답니다. -이윤주-

▲ 그림책을 통해 어른들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아간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어떤 교육에 비교할 수가 없을 만큼 사람 마음 감성 자극을 통해서 또 다른 설렘이 자리 잡았던 것 같아요. 유년기에서부터 노인까지 시 한편으로 찾아가는 마음속에 그림인 것 같습니다.더 나아가서 삼서 지역민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동아리로 자리 잡았음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삼서초 “책 먹는 여우들” 파이팅!! -정해영-

▲ 마음도 퐁퐁퐁 감성도 퐁퐁퐁, 주인공 아기돼지 퐁퐁이처럼 신록이 푸르른 이 계절에 우리 아이 손잡고 세상 구경 마음껏 떠나고 싶네요. -김복자-

▲ ‘산딸기 크림 봉봉’ 동아리 모임에서 읽고 저녁에 아이한테 읽어 주었더니 자기는 참 행복하다고 말하네요.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뒷장에 나온 레시피 보면서 아이와 함께 케이크 만들어 보고 싶어요. -박종님-

▲ ‘산딸기 크림 봉봉’ 참 달콤한 동화였습니다. 시대마다 변화하는 요리 도구들과 사람들의 의식의 전환과 가족간의 유대감과 요리라는 것이 주는 기분 좋은 느낌이 산딸기를 구해 만들어 먹고 깊어지는 그런 동화 산딸기 크림 봉봉 -김현숙-

삼서초등학교 그림책 독서 동아리회원들이 바쁜 틈을 내어 한자리에 모였다. 농촌에 살면서 책을 자주 대하기가 쉽지 않아 접근하기 쉬운 그림책으로부터 출발했다.
삼서초등학교 그림책 독서 동아리회원들이 바쁜 틈을 내어 한자리에 모였다. 농촌에 살면서 책을 자주 대하기가 쉽지 않아 접근하기 쉬운 그림책으로부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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