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표현하는 우리네 몸짓 '각.설.이'
시대를 표현하는 우리네 몸짓 '각.설.이'
  • 오복 기자
  • 승인 2021.08.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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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황룡면에 전수무대 둥지 틀어

장성만의 구전 발굴, 창작극으로 계승·발전
황룡면 홍길동로 193(아름다운 랠러리)에 자리잡은 '연국놀이 각설이'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통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황룡면 홍길동로 193(아름다운 랠러리)에 자리잡은 '연국놀이 각설이'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통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코로나19에 죽지 않고 또왔소~~!”

풍자와 해학을 담은 유쾌한 전통문화 각설이가 장성에서, 장성 고유의 사연을 담아 되살아나고 있다.

각설이는 일제 강점기부터 전국을 떠돌며 구전 민요와 재담, 익살스런 춤사위로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 행해지던 전통문화다. 전남 무안군 걸인촌에서부터 시작, 고 김시라 선생을 중심으로 확산돼 한국의 대표적인 마당극으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빠르게 변하는 현대문화의 기류 속에 역사 속으로 다시 사라질 위기의 장르다.

그런데 이런 각설이를 재현하는 연극놀이 ‘중장년의 신바람’이 2021 장성군 우수학습평생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한국생활연극협회 장성지부(지부장 전영선)가 회원들을 모집, 재현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공연장을 겸한 연습장소는 필암서원 기는 길목인 장성군 황룡면 홍길동로193(아름다운 갤러리)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반~8시반(코로나로 현재 오후 4시)에 진행된다.

프로그램 운영은 장성군 산하 장성평생교육원이 주관하고 공연예술창작공방 ‘우리동네노란꽃’이 주최, 장성문화예술협동조합 장성지부 생활연극협회와 (사)각설이품바보존회가 협찬한다.

이번 프로그램의 교육과정은 타령, 가락, 몸짓 등으로 배우며 예술적 형상화과정을 통해 즐겁고 유쾌한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중장년의 신바람’ 프로그램을 진행을 맡은 전영선 지부장은 “전통은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다양한 삶의 표현을 통해 발전하는 것 아닐까요?”라며 “전통에 현대의 삶을 접목시킨 각설이는 우리들의 애환과 흥이 서린 삶의 몸짓이요 노래이며 놀이지만 이 시대의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이 의미있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전 지부장은 지역민과 소통로 역할을 자임하며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설화 구전 등을 찾아 마을 어르신이나 기능전수자의 소리를 체록·녹취, 정리하고 창작성을 가미해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전문 공연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되어 실험예술제, 저잣거리문화축제 등 찾아가는 문화예술기획도 시도하고 있다.

각설이 연극은 판소리 등과 달리 어렵지 않아 전문성이 없어도 끼만 있다면 쉽게 이를 따라할 수 있어 일반인 사이에 지역연극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

중장년의 신바람 연극놀이에는 현재 11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대부분 지역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극놀이 과정은 극 줄거리에 따라 노래 가사 바꾸기 창작활동 등을 하는 각설이 타령과 장성역사, 문화유산 및 자기성향에 맞는 극본만들기, 무용·음악 악기를 활용해 가락, 몸짓놀이 익히기 등이 포함돼 있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개인의상 및 소품개발 놀이복 만들기 활동과 저잣거리 현장실습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활동을 통한 배우 역량 걍화 활동 등도 진행한다.

공연예술창작공방이 운영하는 극단 ‘우리동네 노란꽃’은 전문적인 연극활동이 필요한 지역청소년, 지역민들에게 연극을 통해 진로개발을 열어 주겠다는 취지 아래 2019년 창단, 공연 및 연극 전문 교육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공연 취소 등으로 비대면 모의연극을 추진했으나, 그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져 학생들의 8월 말 개학 이후로 연기됐다.

극단 ‘우리동네 노란꽃’은 교육협동조합과 협력해 교육프로그램의 방역수칙에 준수한 효율적 운영에 힘쓸 예정이다. 청소년 연극은 장성의 설화, 호랑이 도깨비 등에 대해 무용과 서예, 미랑놀이 등 다양한 체험과 뮤지컬 형태의 교육이 준비 중이다.

전 지부장은 “원광대에서 창작무용을 전공하고 안무자로 일하다가 스토리텔링·내용분석 등 연출에 관심을 갖고 무안군에서 지원하는 지역창조사업에 각설이 원형발굴 실기파트를 맡아 진행해왔다”며 “잃어버린 예술적 가치를 복원해 내고 찾아 다시 지켜낸다는 자부심이 있다. 진도, 완도, 해남, 나주, 함평 등 같은 맥으로 이어져 온 각설이를 찾아 이곳 장성까지 왔다. 장성에 존재하는 보이지않는 예술 자원들을 발굴해 활성화 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장성문화예술협동조합은 소외계층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어르신들이 즐길수 있는 소재지의 한판놀이 플래쉬몹, 버스킹 등을 수시로 무료 공연한다. 이는 차후 기획공연 초청까지 구상하고 있다.

장성문화예술협동조합이 발굴, 연극놀이 무대로 옮겨가고 있는 가사를 소개한다.

자세한 문의 010-6614-0038.(전영선 사)한국생활연극협회 장성지부장/사)각설이품바보존회 예술감독/사회적협동조합 미르터 자연과예술 준비위원장) /오복 기자

*장성의 신파극-호남철도가

항일운동 독립투사 업적을 기리는 신파극은 박병갑씨 등을 통해 알려졌다. 사회적 문제에 지역민의 생각이 더해져 공연하며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민족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호남철도가’는 열줄 정도의 내용만이 남아 구전으로 전해졌으나 북일면 신흥 이도팔(66세) 씨의 구전 가사와 장성문화예술협동조합의 기능인들의 노력으로 복원, 재탄생했다.

일제 강점기 용의 형상을 한 황룡강에 말뚝을 박고 철도를 깔아 마을의 풍수를 틀어버리는 것을 노래한 것으로 앞으로 지역특화 문화상품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

 

*각설이

유랑극단(유희패)의 일부인 각설이는 일제강점기 문화말살정책으로 분산돼 소규모로 이어져 왔다. 장터에서 불리는 노래, 팔도의 형상을 담아낸 노래 등 지역을 소개하는 각설이 타령은 지역과 지역의 소통의 매개체로 존재했다. 가장 근대까지 이어져온 각설이 타령은 구전민요 형태로 전해지는데 상업각설이와 전통문화 보호자원인 각설이로 나뉜다. 시대의 풍자와 해학을 무대화 시킨 각설이는 현재 전남도에 문화재로 상정 심의 중에 있다.

 

*북일면 신흥리 이도팔(66세) 기능인이 함께 복원한 ‘호남철도가’

 

기호남 담뿍들어 미호천변에 산전수전 끝없으니 대전이로다

정유를 모감하고 송림을 헤치니 수총삼각 정결하니 가수원이라

속력있게 가는 기차 두계를 지나 산밖에 또 산이 연산이로다

 

채운산을 돌아보고 비낀 강물에 원포귀범 석양천은 강경이로다

오일일풍 십일후는 인민함열 사양일심 문옥곡은 황등이로다

왕궁탑을 돌아보고 이리에 오니 유명한 군산항이 지척이로다

군산항을 위에두고 부용을 지나 금산사 벽골제경 좋은경계

사천이 명미하고 인심 순하니 여민동락 태평한 신태인이라

내장산 청천폭포 구경을 하고 착정읍 편경식 정읍에 왔노라

십자가로 상통허니 사거리요 없던 촌락 생겼으니 신흥역이라

오동명천 바라보고 갈 재를 넘어 진시왕의 헛된사업 장성에 왔네

이다음 볼 정거장 어느곳인가 만수무강 울창한 임곡역이라

무등산을 바라보고 곽막한 평야 간반송아 정랑 송정에 왔네

금성산을 바라보고 삼리만 가면 영산곡물 유명한 나주역이라

흥룡사 유해부를 돌아보면서 남산경을 찾이라고 영산포 왔네

철도 영변 여막들은 고막원이요 학을 타고 양류허니 학다리로다

천어안주 어부는 몽탄이요 이양타양 사양하니 삼양역이라

백리분우 수령허게 임성리요 삼학도가 멀리보니 목포에 왔네

유달산 송도공원 경치도 좋고 대흥사 삼장열이 기묘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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