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최미숙 장성교육장] “고향에서 자빠지면 풀이 안아준다죠?” 영원한 장성 애찬론가
[명예퇴직 최미숙 장성교육장] “고향에서 자빠지면 풀이 안아준다죠?” 영원한 장성 애찬론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8.23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움과 가르침이 함께 즐거운’ 장성만의 학교 만들기 대성공

‘유학마을’, 영국BBC방송·일본 아사히신문 ‘탁월한 교육사례’ 보도

첫 주민추천 장성교육장 2년… 정년 1년 남기고 41년 교단 마무리
최미숙 교육장은 재임 2년 동안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학교 가기 즐거운 학생’을 만들기 위해 눈높이를 언제나 학생에게 맞췄다.
최미숙 교육장은 재임 2년 동안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학교 가기 즐거운 학생’을 만들기 위해 눈높이를 언제나 학생에게 맞췄다.

 

“‘고향에서는 넘어지고 자빠져도 흙과 풀이 안아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교육가족님과 지역민 모두가 신뢰하고 지지해 주셔서 임기를 큰 과오 없이 마치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열정은 마법이 있어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열정이 있었기에 발로 뛰며, 배움과 가르침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열정 또한 장성이 베풀어 주신 은혜입니다. 감사합니다.”

장성교육 수장으로 임기 2년을 무사히 마친 최미숙(61) 장성교육장이 오는 8월 말, 41년 동안 헌신했던 전남교육현장을 떠나면서 지역민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정년이 1년 남았지만 뜻한 바 있어 명예퇴직을 결심했다.

평교사로 시작, 최고 정점인 교육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 모든 직책을 다 경험하고 소신있는 교육행정을 펼쳐온 최미숙 교육장은 어디에서든 ‘열정의 화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2019년 초, 장성 진원초 교장으로 발령받고 난지 6개월만에 장성교육지원청이 공모한 주민추천 교육장에 발탁되면서 그 교육적 소신은 빛을 발했다.

2019년 9월 1일 장성교육장에 취임한 최 교육장은 최초로 주민추천에 의한 교육장답게 ‘장성군민과 교육공동체가 함께 손을 잡고 미래 민주시민을 기르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혀 지역의 기대를 모았었다.

학생은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란 교육철학을 반영했다.

학생들의 안전 등하교를 살피는 최 교육장.
학생들의 안전 등하교를 살피는 최 교육장.

 

최 교육장은 지난 2년간 ‘배움과 가르침이 행복한 혁신장성교육’이란 슬로건을 모토로 장성 관내 교육현장과 장성 곳곳을 돌아보며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부지런히 현장을 누볐다. 특히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마을교육공동체 모두를 함께 엮어 교육이란 빛나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됐다.

교육장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은 지역사회 26개 유관기관과 함께하는 학교교육과정 지원 통합시스템의 활성화라고 볼 수 있다.

4년 동안 꾸준히 운영하며 정착된 학교교육과정 지원 통합시스템은 지역사회 배움터 38곳을 발굴하여 학생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배움터와 소통로가 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학년도에 36개 프로그램에 434건, 연인원 2만 4백 명이 체험했고, 2021학년도에는 38개 프로그램에 642건 2만 2천여명이 신청하여 활동하고 있다.

‘장성은 좋은 책이며 좋은 음식이다, 읽게 하고 먹게 하자’는 소신으로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사회가 함께 키워 간다는 장성교육지원청 만의 특색 프로그램으로 학교 호응도가 높았다.

최 교육장 재임 기간 또하나의 성과로는 숙원이었던 장성외국어체험센터를 도교육청의 특별 지원으로 장성성산초등학교 앞에 사업비와 물품비 30억을 투입, 신축하여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이 멋진 공간에서 영어와 외국어 수업을 하며, 지역민이 함께 외국어를 배우고, 다문화 가정이 다양한 언어를 체험하며, 학생과 마을교육공동체가 함께 활용하는 복합 플랫폼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교육청직원들과 함께 광주 5.18묘역 참배.
교육청직원들과 함께 광주 5.18묘역 참배.

 

이와함께 장성관내 초, 중학생의 창의융합 수업과 체험을 효율적으로 통합·운영할 장성창의융합교육센터 부지를 선정, 2022년 신축할 예정이다.

‘농산어촌 유학’은 전남 이외의 도시학생들이 생태‧환경 체험을 위해 6개월 이상 전남으로 전학와서 생활하는 사업으로 2021학년도 2학기부터 농산어촌 유학마을로 지정받아 서삼초에 15명의 전입 학생을 받게 되어 가족이 함께 와서 사는 가족체류형으로 운영한다.

1가구당 체재비 60만 원을 교육청에서 지원하여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농산어촌 지역살리기의 모델이 될 전망인데, 영국 BBC에서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방영되었고, 일본 아사히 신문도 취재하여 8월 12일 자 집중 보도됐다.

/백형모 기자

 

 

최미숙 교육장은 어떤 사람?

신토불이 장성토박이…교육공동체 책임주의자

최미숙 교육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장성토박이다.

장성읍 영천리에서 태어나 장성중앙초등학교와 장성여중, 장성여고까지 12년 간 장성 선비정신의 맑은 물을 보고 배우며 성장했다. 장성여고 졸업과 동시에 당시 군 단위 고등학교에서는 감히 넘보기 어렵다는 광주교대를 당당히 합격, 주위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981년 해남 이진초에 첫 발령 받은 후 북일초, 장성약수초, 장성중앙초, 홍농동명초 등 소규모, 벽지학교를 마다하지 않고 현장을 누볐다.

2000년부터는 장학사, 교육연구사로 교육전문성을 학교에 전파했으며 2013년 순천왕조초 교장, 2016년 전남도교육청 교육지원과장, 2019년 장성진원초 교장 등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2019년 9월부터 최초로 주민추천 장성교육장에 발탁돼 고향에서 마지막 꿈을 펼쳐왔다. 가는 곳마다 주인공인 학생과 교사, 그리고 주민들의 소통로를 활짝 열어 막힘이 없도록 했다.

최 교육장은 어디서든 학생이 주인이며,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공동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는 신념을 강조해왔다. 특히 장성은 ‘문불여장성의 고장’, ‘청백리의 고장’이라는 지역적, 역사적 명제를 학창시절부터 몸에 베이도록 했다.

“학생들은 학교 가고 싶고, 교육자는 가르치는 것이 즐거운 곳이 교육현장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교육헌장처럼 느껴지는 소박한 철학이다.

오로지 교육자로서 고향에서 사랑을 전해온 그 뒷모습이 아름다운 무지개로 다가온다. /백형모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