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농가 탐방]장성에 연향기가 피어난다는 사실을 절대로 알리지마라!
[선진농가 탐방]장성에 연향기가 피어난다는 사실을 절대로 알리지마라!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8.3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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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선진농가 탐방

장성 삼서면 유평리 ’연향기가‘ 주인장 권영룡, 김수옥 부부

3천여 평의 연꽃농원에 홍련, 황련, 백련, 연 화분 등 만발

서울서 2012년 드림빌 입주, 남이 안하는 연꽃 재배로 승부
장성군 산서면 유평리 15번지에 위치한 ‘연향기가’ 연꽃농원의 평화로운 전경.
장성군 산서면 유평리 15번지에 위치한 ‘연향기가’ 연꽃농원의 평화로운 전경.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 촌놈이 무작정 장성으로 귀농을 선택한 뒤 10년 만에 그 꿈이 연꽃밭에서 영글고 있다.

여름 태양을 한 아름 안고 피어나는 진한 연꽃잎들이 다양한 농업 소득원으로 둔갑, 재미와 부를 가져다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장성군 삼서면 유평리 15번지, 농업회사법인 ‘연향기가’가 위치한 3천여 평의 넓직한 계단식 논은 형형색색의 연꽃농장이다.

연꽃농원 위에는 유정제라는 저수지가 있고, 옆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안성마춤의 계단식 전원 농토가 청정 연꽃농원으로 조성돼있다.

여인의 홍조처럼 붉은 빛이 눈 부시게 아름다운 홍련, 수줍은 듯 피어나는 백련, 꽃에 보라색 줄무늬가 나타나는 보라띠연, 그리고 은은한 애정이 묻어나는 노란빛의 황련 등 3~4백 평씩의 연꽃밭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게다가 작은 그릇 크기에서부터 옹기 크기까지 용기에 담겨 자라고 있는 연꽃 나무들은 앙증맞기까지하다.

이 연꽃농원의 주인공은 지난 2012년에 삼서면 그린빌에 입주한 동갑내기 권영룡(56)씨와 김수옥 부부다.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던 이 부부는 전원 생활을 꿈꾸던 중 그린빌 입주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장성으로 이주했다. 그러면서 연꽃 재배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를 수소문하던 중 장성 북일면에서 연꽃 농장을 하는 김태종 씨를 소개받아 연꽃 부부가 탄생하게 된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연꽃 재배를 시작한 것은 입주뒤 3년째부터였다.

하지만 연꽃에 전문지식이 없던 이들 부부에게 시작부터 실패의 연속이었다. 식물이 사람 마음처럼 온전하게 자라주는 법이 없었다. 햇빛과 온도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영양이 부족하면 성장과 결실이 잘 안된다는 것도 실패 뒤에 깨달았다. 연꽃 재배에 병충해 관리가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란 것도 실감했다.

권영룡 씨는 “내가 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찾아온다는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하지만 살맛 나는 일인 것 만은 분명하네요”라고 귀농의 꿈을 설명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연꽃 농사를 선택한 것이 힘들었지만 뿌듯한 일이라는 소감이다. 그러면서 “장성군의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역과 지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6년 동안의 이런 시행착오를 거친 권씨 부부는 ‘괜찮은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사진 아래는 백련정원과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다완련, 그리고 농원 한 가운데 자리잡은 연꽃다원 쉼터.
사진 아래는 백련정원과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다완련, 그리고 농원 한 가운데 자리잡은 연꽃다원 쉼터.

 

연은 뿌리인 연근, 씨앗인 연자, 씨를 감싸고 있는 연꽃방, 연잎 등 버릴 것이 없어 다양한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향기가’가 개척하고 있는 연관사업은 연꽃연못 조경 사업, 연꽃농사 컨설팅, 연꽃화분 판매, 연꽃 씨를 활용한 녹연차 개발, 건조 연잎, 연꽃방 차, 과자류인 밀연자, 그리고 연잎 소반 판매 등이다.

연꽃연못 조경사업은 국내 권위자가 드문 만큼 권씨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알찬 사업이다. 연꽃 화분 판매는 ‘연향기가’의 소문이 퍼지면서 인터넷을 통해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백련꽃은 고급 꽃차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건조 연잎은 차와 요리 재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들 품목 가운데 권씨 부부가 가장 정성들여 내놓는 것은 연잎소반이다.

청정오지에서 자란 토종백련의 잎과 연씨, 연근을 기본으로 하여, 찹쌀과 흑미, 기장, 렌탈콩 등을 가미한 영양잡곡밥을 만들고 블루베리와 크랜베리, 체리, 대추 등 항산화 과일을 넣고 잣, 피칸, 해바라기 씨 등 견과류를 섞어 만든 연잎소반은 영양의 보고라고 할만하다.

연잎소반을 직접 지어내고 있는 김수옥 씨는 “청정지역에서 자연재배된 연잎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일체 포함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햇섭인증시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고 소중한 분께 선물하거나 야외 접대 등에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주문을 원할 경우 냉동보관하여 택배 배송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전자렌지에 5분 정도 데우면 되고 더 맛있는 요리를 원할 경우 찜솥에 30분 찌면 된다. 연잎소반을 드시고 난뒤 연잎을 차로 끓여 마시면 훌륭한 연잎차가 된다.

인터넷 주문이 일상화된 요즈음 전국 어디든지 하룻만에 배송되는 맛있는 연향기가 스며든 연잎 요리와 차를 즐길 수 있다.

(연락처 061-393-7635)

시대를 미리 예감한 권 씨 부부는 이제 서울 촌놈티를 완전히 벗고 꿈과 부를 함께 가꾸는 장성 농부로 변신했다.

/백형모 기자

 

장성군 산서면 유평리 15번지에 위치한 ‘연향기가’ 연꽃농원의 평화로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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