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교육현장]“서울서 서삼초에 유학왔어요~ 모든게 신기해요!”
[이색 교육현장]“서울서 서삼초에 유학왔어요~ 모든게 신기해요!”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1.08.3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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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교육청 농산어촌유학생, 14명 장성에 유학

미래 교육 사례로 아사히·BBC 등 세계언론 주목

코로나 극복 대안교육으로 각광, 내년엔 더 확대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 학생 14명이 서삼초등학교로 유학왔다. 전남교육청에서 올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성서삼초등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하는 14명의 유학생과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일 서삼초등학교에서 환영식이 열렸다.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 학생 14명이 서삼초등학교로 유학왔다. 전남교육청에서 올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성서삼초등학교에서 유학을 시작하는 14명의 유학생과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일 서삼초등학교에서 환영식이 열렸다.

 

전교생인 29명인 서삼초등학교에 전학생 14명이 도시에서 유학와 43명이란 대가족이 됐다. 처음 본 시골 풍경에 유학 온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기대감에 잔뜩 부풀었다. 재학생도 신났다. 도시에서 온 친구를 보니 마냥 반가워 연신 웃음꽃이 만발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정부가 2학기 전면 등교수업을 시작함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농산어촌유학’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제 2기 전남농산어촌유학생 환영식은 장성 서삼초에서 열렸다. 23일 서삼초(교장 김현주)와 편백숲 웰니스 행복유학마을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전남 뿐 아니라 전국의 언론매체가 주목했다.

일본의 유력일간지인 아사히 신문이 8월 10일자 신문에 ‘한국의 교육열’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서울 학생 2명이 화순초등학교 이서분교로 전학해 생활하는 영상을 내보내며 코로나19의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6월에는 국제적으로 정평이 난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BBC월드뉴스와 인터넷 뉴스사이트 아시아판을 통해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BBC는 이 방송에서 순천 월등초등학교로 전학 온 서울 유학생 7명의 일상을 소개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의 공약 사항이기도 한 전남농산어촌유학생 프로그램은 전남도교육청이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학교를 살리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올 1학기부터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하고 있다.

전남 이외의 도시 학생들이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 온마을 돌봄을 연계한 생태·환경 체험을 위해 6개월 이상 전남으로 전학 와서 생활한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과 협약을 맺고 이 사업을 추진했으며, 2학기에는 대상 지역을 경기·광주 등 전국으로 확대해 유학생을 모집했다.

올해는 전남도내 20개 시·군 초·중학교 67개 학교가 대상이며 장성은 서삼초, 북일초, 약수초가 유학지로 선정됐는데 이번에 장성으로 유학온 14명의 유학생들은 모두 서삼초를 선택했다.

유학 생 중 13명은 서울 출신이고 1명은 광주에서 유학 왔다. 이 중 5학년 오빠와 함께 온 7살 유학생은 서삼병설유치원에 다니면서 엄마와 함께 장성에서 농촌유학생활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들 유학생과 가족들은 최소 6개월 이상 장성에 거주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농산어촌 유학은 3가지 형태가 있다.

홈스테이는 학생이 학교 인근 농가에서 농가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며 농가 구성원들이 제2의 가족이 된다. 주말, 방학 중 마을(학교)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센터형은 학생이 유학센터에서 활동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는 형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여러 유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주말, 방학 중 센터 자체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가족체류형은 가족 전체 또는 일부가 이주하여 마을에서 제공하는 주택에서 함께 생활하는 형태로 가족이 다함께 생활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말, 방학 중 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장성군 유학생 모두가 가족체류형 유학생이다.

유학생을 수용한 농가와 센터에는 학생 1인당 80만 원을 지급하고, 가족체류형은 1가구당 유학경비(체재비, 공과금 충당)를 지원한다. 이밖에 장성유학생은 등하교시 전남도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이용해 통학하게 된다.

/최현웅 기자


 

        “오늘은 내가 바리스타~”

 

“재밌는 직업체험, 친구와 함께하니 좋아요”  


 서삼초, 서울 유학생과 함께하는 첫 체험학습

 

26일, 서삼초는 도시 유학생들과 재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첫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이날 체험학습은 바리스타 체험교육. 수업은 황룡면에 위치한 ‘커피꽃 피는 집’과 연계해 서삼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열렸다.

수업은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1~3학년 학생들은 커피 방향제와 커피 묘목 심기, 4~6학년 학생들은 수망로스팅, 사이폰(커피 추출), 커피 묘목 심기를 실시했다. 학생들은 커피나무, 커피 콩 등을 직접 실물로 보며 체험하는 활동을 통해 바리스타라는 진로에 대해 흥미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체험학습은 이번 2학기에 함께 하게 된 유학생들과 함께하는 첫 시간이라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이날 체험학습 시간을 통해 급우 간 친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며 생각을 공유하고 친근감을 느끼며 다가올 2학기 교육활동에 활기를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재학생인 4학년 권지우 학생은 “커피 콩은 무척 썼는데 커피을 볶아보고 추출하는 과정을 통해 나오는 커피는 향이 너무 향긋해서 좋았다. 또 우리 반에 새로 전학온 친구들과 함께 체험을 하며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에서 유학 온 5학년 이은찬 학생은 “서삼초에 유학활동을 결정하며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다양한 교육활동을 함께 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2학기 동안 서삼초에서 즐겁게 생활하며 친구들과 멋지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김현주 교장은 “학생 수가 늘어나며 학교 교육활동에 활기가 더해지고 있어 유학학교 운영의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고 도와가며 생각을 나누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겠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김 교장은 이어 도심에서 체험하지 못한 새롭고 알찬 체험학습과 프로그램을 꾸려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고 싶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에도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삼초는 코로나19의 확산 추이에 발맞춰 내달엔 승마체험을, 겨울엔 스키체험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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