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강태공에게 묻는다! 선택 시대, 좋은 리더를 어떻게 찾는가?
[편집국 칼럼]강태공에게 묻는다! 선택 시대, 좋은 리더를 어떻게 찾는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09.0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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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다. 무엇을 낚으려는가.
때를 기다려 인재를 얻기 위함이었다.
시대가 흘러 선택의 낚시를 드리울 시간이 왔다.
무엇을 주시하며 낚시를 건져 올려야 할 것인가.
지치(知恥:부끄러울 줄 아는 지혜)와 심안(心眼:옳고 그름을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의 리더를 집단지성의 힘으로 건져야 할 때다.

 

기원 전 13세기, 공부만 하던 강태공은 쇠락해가는 상나라 위수(渭水)에서 낚시를 하다가 서백(훗날 주나라 무왕)에게 등용되어 입신출세한다.

강태공은 오랜 세월 위수에서 바늘없는 낚시를 드리우고 있었다. 고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를 알아줄 때와 인재를 기다리며 세월을 낚고 있었다.

강태공은 낚시터에서 주 문왕을 만나 그 스승 겸 신하가 되어 훌륭한 정치를 펼쳐 주나라 중흥의 원동력을 만들고 그 댓가로 무왕으로부터 봉지를 받아 동쪽에 제나라를 건국, 초대 왕이 되어 춘추전국 중 가장 부강한 나라를 만든다.

강태공은 갓 성립한 새로운 나라를 어떻게 강성제국으로 만들었을까?

강태공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사람에게 있다고 여겼다. 세상을 혼돈으로 빠트리는 것도 사람에게 있다고 했다.

사람을 알아보는 식인(識人), 제대로 사람을 쓸 줄 아는 용인(用人), 기용한 뒤에 제대로 일을 하는지 안하는 지 판별하는 관인(管人)이 합치돼야 한다고 했다.

등용에 있어서 철저한 검증, 기용 뒤에 관리 평가가 이뤄져야 밝은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태공은 저서 육도(六韜)에서 사람 감별법을 강조하고 있는데 ‘겉 모습과 속 마음이 서로 같지 않는 자가 열 다섯 종류나 된다’고 이르고 있다.

첫째, 모양은 어진 사람 같으면서도 속은 어질지 않는 자.

둘째, 겉으로는 온화하고 선량하게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도둑질하는 자.

셋째, 겉으로는 공경하는 척 하면서 마음은 교만한 자.

넷째, 겉으로는 겸손하고 근신하는 척 하면서 속에는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자.

다섯째, 세심하고 주의력 깊어 보이면서 사실은 그렇지 않는 자.

여섯째, 겉으로는 중후한 듯 보이지만 실은 성의 없는 자. 그리고 매우 근신하는 것 같지만 믿음이 없는 자 등이다.

이처럼 13가지의 두얼굴의 인격체를 예시하고 마지막에야 두 종류의 괜찮은 사람을 나열한다.

열 네번째, 엄하고 냉정하게 보이면서도 오히려 고요하고 성실한 자.

열 다섯번째, 기세는 허약하고 외형은 못 생겼으나 밖에 나가면 못 가는 데가 없고 못 이루는 일이 없는 자.

이런 검증기준을 통해 겉과 속이 다른 인간 감별의 척도로 삼았다.

결국 이런 인간 감별법으로 사람을 등용, 제나라를 춘추전국시대 가장 강성 제국으로 번영시켰다.

사람을 구분한 뒤에 그가 신념으로 삼았던 제국 통치 철학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의 천하다”라는 한 마디였다. 천하비일인지천하(天下非一人之天下 ), 내 천하지천하야(乃天下之天下也). 길게 해석할 필요가 없는 명언이다. 모든 사람이 이로운 세상을 향해야 한다는 말이다.

태공은 이어서 말한다.

“천하와 이익을 함께 하려는 자는 천하를 얻고, 천하의 이익을 혼자 차지하려는 자는 천하를 잃는다” 동천하지이자 즉득천하, 천천하지이자 즉실천하(同天下之利者 則得天下, 擅天下之利者 則失天下)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과 천하를 논해야 하느냐에 대해 ‘육적(六賊)과 칠해(七害)’의 개념으로 경고한다.

“세상 사람들이 칭찬하는 자라고 해서 유능한 인재로 인정하고, 세상 사람들이 헐뜯는 자라고 해서 좋지 못한 인물로 단정하게 되면 무리가 많은 자는 등용되고 무리가 적은 자는 쫒겨나게 될 것입니다.”

21세기 한국의 지금, 대선을 앞둔 선택의 기로에 있는 우리에게 내리는 근엄한 꾸짖음으로 들린다.

간교한 무리들이 서로 짜고 등장하여 나라를 멸망의 위기에 빠지게 하는 수순이라고 말이다.

나라를 이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언론을 앞세운 지지세 숫자 부풀리기와 편가르기, 상대 흠잡기, 허구의 여론 조사로 기선 제압하기 등이 횡행하는 한국의 어리석음에 3천 년 전의 강태공이 질타하고 있다.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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