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도예체험관 김성관 도예가] “돌고 도는 물레는 나를 게으름으로부터 채찍질 하죠”
[초지도예체험관 김성관 도예가] “돌고 도는 물레는 나를 게으름으로부터 채찍질 하죠”
  • 오복 기자
  • 승인 2021.11.15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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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면 초지도예체험관, 도자체험 관광명소로 북적

김성관 도예가, 고향땅에서 ‘박물관 꿈’ 뭉개뭉개
김성관 도예가가 운영하는 ‘초지도예체험관’이 홍길동테마파크와 축령산 등의 관광지와 인접한 또 하나의 장성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김성관 도예가가 운영하는 ‘초지도예체험관’이 홍길동테마파크와 축령산 등의 관광지와 인접한 또 하나의 장성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김성관(49) 도예가가 운영하는 ‘초지도예체험관’이 홍길동테마파크와 축령산 등의 관광지와 인접한 또 하나의 장성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황룡면 금호리에 위치한 체험관은 도자기를 직접 만들고 구울 수 있는 곳으로 전국각지에서 개인, 단체 체험학습을 위한 방문이 이어진다. 4대째 이어받은 터에서 장성을 도자기 명소로 만들겠다는 소신으로 매진하고 있는 도공을 만나본다.

 

-30대에 도자기 인생 시작

20대와 30대 초까지는 평범한 직업인으로 살다가 30대 초반에 공방에서 화분을 직접 만들어 꽃을 심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그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김성관 도예가의 처음 시작은 화분이었다. 그는 도자기를 만드는 수업을 2달 코스로 받고, 강한 확신에 이끌려 도예가로서 살아가는 인생을 결심했다.

그는 전남도립대 도예과에 입학했고 매일 기술을 연마, 밤새도록 노력했다. 매일 힘들고 지칠 법도 했지만 흙을 만지는 일은 재밌었고, 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이 더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재학 시절에는 뛰어난 실력으로 그는 축제나 행사 부스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학비를 충당했다.

황룡면 초지도예체험관 전경.
황룡면 초지도예체험관 전경.

 

-2013년 초지도예체험관 개관

2013년 장성 황룡면에 문을 연 ‘초지도예체험관’에는 매년 3000~5000여명이 방문한다.

그의 체험관이 인기 있는 이유는 ‘초심’이다. 그는 흙을 만질 때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임한다.

“작은 도자기라도 만들 때 최선을 다해야한다. 내 작품이 아닌 체험인들의 작품도 가마에 구울 때 진심을 넣으면 결과물이 만족스럽다”

그런 정성을 이유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공방은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그는 대학교 졸업 후 교원자격증을 습득해 6년 전부터 초등학교 정규과목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광양제철소 부속품을 제작하는 일도 매년 하고 있다.

이달에만 300명의 체험수업 등이 진행 예정이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그 외 수입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공방이 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히 성황인 이유를 전했다.

초지도예체험관 내부전경.
초지도예체험관 내부전경.

 

-도자기 매력에 빠지다

도자기는 종합예술이다.

도자기를 빗기까지의 과정은 까다롭다. 흙 속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해 곱게 분쇄하고, 물에다 풀어 가라앉은 앙금을 채취하여 그늘에서 건조시킨다. 건조된 흙에 적당한 물을 첨가하여 공기를 제거하고 부드럽게 반죽한다. 이후 물레를 돌려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타래 쌓기, 판 만들기, 기물로 만들기, 틀로 떠내기 등 자신만의 모양을 잡는다. 만들어낸 모양에 조각이나 그림을 그리고 말린 후 1차 소성(초벌)을 850도 전후로 굽는다. 이후 유약을 바르고 2차 소성(재벌)을 1250도 전후로 작업해야 비로소 도자기 한점이 완성된다.

도자기는 결국 불에 들어갔다 나와야만 알 수 있는 결과물인 것이다.

그게 바로 도자기의 매력이다.

“물레를 돌려 작품을 제작하고 흙이 마르기 전에 가마에 초벌해야 한다. 도자기는 나를 게으르지 못하게 하고 언제나 인생의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는 형식적으로 매이지 않고 가장 작은 부분부터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인생관이 도자기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장성 도자기 명소로 만들고파"

그는 체험활동수업과 부속품 제작 등 작업 외에 생활자기를 주로 만든다.

그가 생각하는 ‘만족스러운 도자기’는 사용하기 가볍고 편하며, 모양이 아름다운 것이다.

평소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을 가진 그는 도자기에도 꼼꼼하고 디테일한 마무리 작업과 세심한 색감과 조각, 그림을 그대로 작품에 담아낸다.

김성관 도예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 많은 청춘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4대째 가문이 대를 잇는 터에서 작업실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나의 뿌리이자 근본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장성은 조선시대 백자를 만들어내던 곳이다. 황룡면 금호리에는 19세기부터 가마터가 운영되어오다가 일제강점기에 사라졌다. 사라진 도자기의 영혼을 되살릴 계획이다. 장성에 도예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옛 가마터 조각들을 꾸준히 모으고, 작품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장성이 전국 최고의 도자기 명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예체험 등 자세한 사항은 초지도예체험관(010-6612-5786)으로 문의하면 된다.

/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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