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들으라…대통령 공약에 분노하는 장성군민의 목소리를!!
청와대는 들으라…대통령 공약에 분노하는 장성군민의 목소리를!!
  • 장성투데이
  • 승인 2021.11.22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2년 전 오늘, 조선 땅에 비분강개할 사건이 있었다.

나라를 빼앗길 비통한 위기에 처한 심경을 만천하에 알린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 터진 날이다.

잘 아시겠지만 한문을 풀이한다면 ‘이 날을 목놓아 통곡한다’는 뜻이다.

1905년 11월 20일 <황성신문>에 실린 논설로,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야욕을 품고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대신들을 압박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만방에 알리는 글이었다. 외교권은 치열한 강대국 사이에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다.

당시 황성신문 사장이자 주필로 있던 장지연은 이 논설에서 ‘대신들이 앞잡이로 서명했을 뿐, 고종황제가 승인하지 않았으므로 을사늑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개 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나라 대신들이란 자들이 영달과 이익만을 바라고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두려움에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다”며 조정 대신들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 글에서는 또 “이토 히로부미는 평소 동양 3국의 정족안녕(鼎足安寧:삼각관계를 이루며 번영한다는 뜻)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했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 주의(主意:본래의 뜻)는 어디있는가”라고 촉구했다.

지금으로부터 만 112년 전의 사건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시대와 역할만 다를 뿐, 오늘날 우리 장성이 처한 입장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국립심뇌혈관센터의 장성 설립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국가적 장난질에 5만 장성군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6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장성지역에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을 광주전남 3대 상생 공약으로 확정하고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로 선포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추진 행보가 늦었지만 보건복지부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2021년 예산으로 44억 원을 편성했다.

그런데 관련 업무가 신설된 질병관리청으로 이관되면서 느닷없이 질병청 주관으로 자치 용역을 실시, 사업규모를 3배 가량 늘리더니 “규모가 커져 당장은 좀 어렵다”는 논리로 배정된 예산 집행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 무슨 해괴한 논리란 말인가?

질병청도 대통령 산하의 국가 기관이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못하겠다는 논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지역에 내려와 머리 굽신거리며 지역민에게 그토록 약속했던 대선공약은 그저 새털보다 못한 빈말이란 뜻인가.

‘당신 말을 믿겠다’는 지역민들의 몰표 덕분에 청와대에 들어간 뒤 4년 째에 사업비의 10분의 1도 안되는 예산을 겨우 세우더니 5년 째에는 다시 그 예산마저 불용처리하려는 의도는 무엇이란 말인가?

대통령 공약을 그렇게 깡그리 씹어 먹어도 되는 것인가?

아무리 들먹이지 않으려 해도 호남멸시론을 다시 떠들지 않을 수 없다.

아시다시피 심뇌혈관계 질환은 환자들에게 분초를 다투는 질병이다.

아무리 좋은 치료기관이 있어도 골든타임을 넘기면 소용없다.

급작스럽게 발병한 호남 지역 심뇌혈관 환자에게 서울에 위치한 세계적 수준의 병원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호남권 의학계는 충북 오송과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그리고 전남 장성에 국립심뇌혈관센터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 의료삼각벨트를 형성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해왔다.

그것이 날로 늘어나는 현대병인 심뇌혈관 환자를 생각하고 국민건강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이러한 국민건강 균형론을 무시하려는 대통령과 질병관리청의 자세에 다시한번 시일야방성대곡을 목놓아 부르짖는다.

이 대곡의 목청소리에 5만 장성군민과 340만 광주전남 백성들의 염원이 녹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통촉(洞燭)해야 할 일인즉,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백형모 편집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