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투데이 독자위원회] 사방이 코로나 콘크리트 벽… 숨이 막힌다. 출구는?
[장성투데이 독자위원회] 사방이 코로나 콘크리트 벽… 숨이 막힌다. 출구는?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12.13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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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이기주의 우려…가정교육부터 이해와 양보 가르쳐야

결혼식장·장례식장 찾던 문화 사라져 ‘실용주의 정착’ 장점

“불투명한 미래…그래도 살아야 하는데 대책은?”

 

백형모 (장성투데이 편집국장)

코로나 악마가 지구촌을 엄습한지 2년째다. 2022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지금, 코로나가 잠잠하기는커녕 더 큰 기세를 부리고 있다.

내년에도 코로나가 수그러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세상은 돌아간다. 다만 미래가 불투명할 뿐이다.

장성투데이는 비대면 독자위원회를 열었다. 인터뷰 양식으로 지역민들의 실상을 접했다. 모두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위원들은 하나같이 지역사화가 큰 그림으로 미래 불투명한 사회를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위원들의 진단을 가감없이 수록한다.

 

 

“혼술, 혼밥으로 맞는 고독한 영혼의 사촌기” 탈출구 만들어야

 

김승희(장성군문화해설사)

얼마 전, 아는 분의 대학 다니는 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검해보니 간에 지방이 엄청 많이 나타났다고 했다. 결론은 많은 젊은이들이 술만 많이 마신다는 뜻이다.

다른 친구와 그런 것이 아니라 혼술, 또는 혼밥하면서 고독한 영혼의 사춘기를 걸어가고 있다. 어른들은 그래도 경륜이 있어 버틸 수 있겠지만 젊은이들은 괴로운 시기를 혼자 벗어나기 어렵다.

2년째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코로나의 영향이다. 지금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들은 정신적으로 매우 나약하다. 그런데 힘들어하고만 있지 어느 누구도 탈출구를 찾아줄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 나이 때면 가고 싶은 곳도 많고, 놀고 싶은 일도 많을텐데 아무것도 내 맘대로 할 수 없도록 콱 막혀있다. 어찌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가족들이 서로를 보살피고 보듬어 안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신상태를 알아차리기 가장 쉬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든지 초창기에 징후의 진단과 함께 치유하는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직장 같은 소집단에서 공동의 탈출구를 만들어 함께 나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게 단절이고 봉쇄되는 세상에서 그나마 허용되는 공간이나 짬을 이용해, 예를 들자면 점심시간대 차 한잔의 여유나 산책 등으로 우리 사회가 공동의 탈출구를 만들어 함께 나아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는 사회적 치유가 뒤따라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법의 규제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 가족의 평화와 직장의 화목, 마을 구성원간, 또는 지역공동체 사회가 함께 코로나의 아픔을 보듬고 넘어설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대권 향한 정치인의 공방전, 국민 고통은 안중에도 없어”

 

이길연(장성군 귀농귀촌협의회 홍보국장)

지금 사방이 코로나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유독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판에서만 열기가 불을 뿜고 있다.

언론과 각종 SNS를 접해보면 여야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공방으로 뒤범벅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려든다. 후보자들의 행동뿐 아니라 측근들, 선거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의 신상털이까지, 누구든지 걸리면 사살한다는 식으로 치닫는다.

뭔가 잘못됐다는 징조다.

이런 막후 전쟁 통에서 국민의 삶과 안위는 멀리 사라진 느낌이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서민들의 삶이 어쩔 것인가에 눈을 뜨는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분들이 그토록 열망하는 대권을 잡으면 한 귀퉁이에서라도 서민의 모습을 찾아보기나 할까?

웃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 어른들의 말이 와 닫는다. 대권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맑음을 기대한다는 게 애초부터 무리였을까?

그러나 민주주의가 도입된 현대국가에서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투표소에 나가는 표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언론이 국민들에게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넓은 시야를 보여줘야 한다. 대선 뒤에 다가올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자료와 인물 평가로 훌륭한 인물이 지역을 이끌어야 한다.

이전투구로 얼룩지고 비열한 방법으로 상대 깎아내리기에 안달인 사람을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심어주길 당부한다.

 

 

“기후변화, 환경 소중함 되돌아보는 전환점 되어야”

 

김종명 위원(장성 백암중학교장)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시간으로 흘러왔다. 맘 툭 터놓고 깔깔거리며 이야기하고 친구들과 장난치며 운동장에서 축구하고 부딪히며 뛰놀던 모습은 초등학교 시절의 옛 이야기가 돼버렸다.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소풍이나 수학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지나간 학생들이 됐다. 우리 백암중학교는 전통적으로 수학여행을 싱가포르로 다녀왔으나 전통이 그대로 사장되고 있다.

한 학생의 인생을 펼쳐놓고 본다면 불행한 시기의 학생들일 수 밖에 없다. 지금 아이들이 3학년으로 올라가는 내년마저 이런다면 3년을 ‘학창시절다운 학창시절을 경험해 보지 못한’ 불운한 세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시절을 거치면서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인생에는 인내를 감수해야 할 시기도 분명이 있다“는 것을 가르칠 기회라고 생각한다.

단절의 시대에는 어떤 우정, 어떤 교우관계가 필요한지 돼새겨 보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지구촌 모든 생명체가 두려움과 공포로 떨게 될 수도 있다는 현실감을 주입시키면서 질병에 대한 대처뿐 아니라 기후변화, 환경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른 귀가 문화가 새로운 불화의 씨앗되기도”

 

이정문(장성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코로나 파문은 일반 가족도 마찬가지지만 활동 공간이 좁았던 다문화가족은 더 큰 애로사항을 낳았다. 우선은 가고 싶은 고향길이 꽉 막혀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북에 두고 온 고향을 생각하면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눈물부터 나지 않는가?

다행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한 결과 지구촌을 영상통화로 연결할 수 있긴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부실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가족들이 일터에서 일찍 귀가하면서 가족끼리 대면하는 시간이 많아져 새로운 불화가 많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이다. 아직까지 큰 사건은 없으나 말다툼 또는 사소한 갈등이 자주 보고되고 있다.

이에대해 우리 건강다문화센터에서도 가정불화의 예방과 해소, 대화법 강좌를 비롯, 가족간 게임이나 놀이문화 보급 등 가정 내부에서부터 할 수 있는 1대1 치유를 중심으로 다양한 치유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밖에서 제공하거나 제안하는 방법 이외에 본인들의 해결 노력이 더 필요하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 명절 같은 때에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공동 주제나 함께 갈 수 있는 야외 나들이 등으로 작은 스트레스를 풀고 가려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달라진 세상 수긍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 필요”

 

조선희(시인·전 장성문인협회장)

코로나는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꿔놓았다.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풍습과 문화마저도 다른 모습으로 정착되고 있다. 당분간 코로나를 안고 살아가야 하듯, 달라진 풍습 속에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얼마전에 친구들과 미장원에서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울 요량으로 모이자고 했다. 그런데 미장원에서 “요즘은 미장원에서 여럿이 모여 커피를 나눌 수 없도록 돼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내려진 조치라는 것이었다. 별 수 없이 모임을 취소했다. 그래도 누굴 탓할 수 없었다. 달라진 세상에 수긍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게 부정적인 면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예식장에 초대받고 어쩔 수 없이 봉투 들고 가야하던 풍습이나 장례식장에 인사치례를 위해 검정 양복을 챙겨입고 가던 모습은 이제 가족이 아니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실용주의 풍습으로 바뀌고 있다. 병원에 입원한 지인을 찾아 꽃이나 선물을 들고 예의상 문병을 가던 행위도 일체 사라졌다. 덕분에 병원이 일반인들로 북적거리던 모습은 사라졌다.

코로나로 인해 겉치레 문화가 사라지고 또 그것을 서로 이해해주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이런 문화는 앞으로 개선 유지되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중심적 이기주의 사고와 행동이 늘면서 남을 이해 못하는 풍조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코로나로 인한 극단적 이기주의 극복을 위해 가정교육을 비롯, 학교 교육, 사회단체와 지자체 등에서 슬기로운 방안들을 내놓고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정리 백형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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