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로연수 1년 시작하는 이상옥 행정복지국장
인터뷰/ 공로연수 1년 시작하는 이상옥 행정복지국장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1.12.27 12:5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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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주지 않더라도 끈질기게 파면 길이 보입니다”

공직 30년...일에만 몰두하다보니 어느새 퇴직 임박?

혁신.정책 수립 실행의 달인...자타가 인정하는 성실파

국립심뇌혈관센터 밑그림 작성, 대외 가교역할의 산 증인
장성군 공직자들 사이에 가장 끈기있는 학구파로 알려진 이상옥 행정복지국장.
장성군 공직자들 사이에 가장 끈기있는 학구파로 알려진 이상옥 행정복지국장.

세월이 어떻게 느껴지냐고 물었다.

“그냥 확 가버린 것 같습니다~”

며칠 지나면 공직생활 30년을 마감하고 내년부터 1년 동안의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이상옥(59) 국장의 세월에 대한 소회다.

긴 여행이었다. 강산이 세 번 바뀐 세월이다.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장성군청에서 보내며 청춘을 불살랐다. 장성군의 새 변화가 있는 곳에 대부분 그의 아이디어가 스며있을 정도다. 그렇게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퇴직’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뭔가 나만의 미래를 위해 시간 설계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내년 신학기부터 전남대 정책대학원에 입학하여 아쉬웠던 분야에 몰입해볼 계획입니다”

남은 인생만큼은 좀 더 멋지게 설계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구비해보겠다는 꿈이다. 지역사회 미래나 정책 설계를 비롯, 문화 예술,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지식을 쌓아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사회인으로 출발을 꿈꾸고 있다.

이 국장이 이렇게 알찬 설계를 그리고 있는 이유는 그 자신이 누가 뭐라해도 ‘장성군 최고의 정책 전문가’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로 정책통이기 때문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29살이던 1992년 7급 공채에 합격하고 장성군 북하면에 첫 발령받아 근무한 3년과 삼계면에서 3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본청에서 요직을 두루 맡았다. 그 가운데서도 주로 혁신분권, 혁신행정, 나노바이오산업, 청렴, 문화교육, 기획실 등 기획전략과 아이디어 창조 분야에 몸 담았다.

지방자치제가 처음 도입될 무렵 장성군이 <주식회사 장성군>과 <장성 아카데미강좌> 등 행정 혁신으로 전국에서 유명세를 떨칠 때 그의 창의력과 기획력은 장성을 빛낸 숨은 뒷배경이 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전국 공무원들에게 “장성에 가서 배워라”고 말하자 혁신계장을 맡고 있던 그는 연일 장성에 밀려드는 전국 공무원들 앞에서 혁신과 창조를 브리핑하는 슈퍼공무원으로 떠 오르기도 했다.

후배 공무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청하자 이렇게 말한다.

“당장은 힘들고 알아주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든 끈질기게 파고들면 훗날 그 노력만큼 보상된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2020년 9월 발족한 국립심뇌혈관센터 실무 추진위원회 기념사진. 14년 전, 센터 추진 초창기부터 올 12월 설립 예산확보까지 모든 과정에 이 국장의 땀이 스미지 않는 곳이 없다.
2020년 9월 발족한 국립심뇌혈관센터 실무 추진위원회 기념사진. 14년 전, 센터 추진 초창기부터 올 12월 설립 예산확보까지 모든 과정에 이 국장의 땀이 스미지 않는 곳이 없다.

그 사례로 최근에 결실다운 결실을 맺은 국립심뇌혈관센터의 성공을 떠올린다. 이 센터 유치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이상옥 국장이 있었다. 절박한 시점에는 더욱 그가 필요했다.

센터 유치전은 2007년 전남대 정명호 박사의 ‘전남에 심뇌혈관치료 기관이 절실하다’는 일간신문 칼럼을 읽고 유치 도전장을 내민 유두석 군수님의 아이디어로 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사막에서 고속도로 찾기였다. 3,500억 원이 소요되는 국립기관을 유치하겠다는 발상에 전라남도와 정부, 심지어 이 지역 국회의원들도 ‘어림 턱도 없는 소리’라는 식으로 냉담했다.

이에대해 이 국장은 장성군 유치의 필요성과 최적합성에 대한 논리를 갈고 닦고, 1만 명 서명운동과 군민부응에 힘을 얻어 정부 부처와 힘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등 발품 팔기에 언제나 빛과 그림자처럼 붙어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4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국립심뇌혈관센터의 2022년도 예산 확정과 설립은 저에게도 전쟁터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영광스런 훈장과도 같습니다.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추진하면서도 가장 힘들고 굴곡이 깊었던 과제였기 때문입니다”

국립심뇌혈관센터 유치과정을 되돌아보자면 그 회한이 끝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만큼 보람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만약 센터 유치가 물거품이 됐다면 그의 공직 30년도 ‘별 볼일 없는’ 마침표로 끝날 뻔했다.

올 9월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망중한을 느끼고있다.
올 9월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 망중한을 느끼고있다.

“옐로우시티 장성은 어느 지자체와도 견줄 수 없는 막강한 콘텐츠를 갖췄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자부합니다. 이 모든 것이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유두석 군수님의 혜안과 우리 장성군민들의 저력,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의 협력 덕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응원할 것입니다”

이 국장은 성실함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공채 공무원의 최고 영예인 4급 서기관까지 오른 ‘모범 인생’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 동안 맺었던 인연과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는 이 국장은 코로나19로 소박한 석별의 정 마저 나누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여 동료들과 지인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동안 실력을 다진 골프와 테니스, 등산으로 여유를 가질 계획이다. 블랙야크에서 선정한 한국의 100대 명산 등반을 현재 21%에서 90%까지 올리는 게 소망이다.

고려시멘트 회사 옆 장성읍 삼가동에서 태어나 월평초등학교와 장성중, 광주고등학교를 나오면서 장성과 황룡강의 변화를 몸소 체감하며 성장했다. 지금도 어린 시절 탯자리가 생생히 남아있어 언제든지 메기의 추억을 떠올릴 자세가 돼 있다. 언제나 장성인의 기상을 잃지 않겠다며 고향 찬가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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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복 2021-12-27 19:46:57
행정의 달인 이라 해도 표현이 한없이 부족한 이상옥 국장님!
앞으로도 10년은 더 근무해도 발휘못한 능력이 충분할텐데요.
너무 아쉽기만 합니다.
동료 선,후배님들에게 인정받고 그동안 국장님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 이루었다고 생각하시면 마음의 위로가 될까요?
그간 장성군민을 위해 봉사한 값지고 멋진 30년의 공직생활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새로운 세상은 국장님이 생각하는 만큼 녹록치가 않답니다.
그래도
친구 이상옥 국장님은 뭘해도 잘 할거라 믿습니다.
이상옥 국장님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축하합니다.
언제든
파전에 막걸리 한잔 생각나시거든 연락하세요.

유병택 2021-12-27 14:11:19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