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최고의 갑질 사례... 민주당의 '묻지마 깜감이 공천'
[편집국 칼럼] 최고의 갑질 사례... 민주당의 '묻지마 깜감이 공천'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04.25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시련의 계절에 접어든 느낌이다. 지방선거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정치권이 공천 파동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멀리 서울 시장 선거에서부터 광주와 전남 곳곳에 이르기까지 지역정가에 경선불복과 재심신청, 항의 소동으로 연일 시끄럽다. 연어가 때 맞춰 돌아오듯 잊을 만하면 어김없이 회귀하여 못내 평화롭던 한반도가 아수라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정당에 공천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공천 심사에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며 비밀엄수를 약속한 서약서를 제출한 탓에 끽 소리도 못하고 억울함을 누르고 있다. 갑질 중에서도 표본에 해당하는 갑질을 민주주의 상징인 정당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와 무관한 일반인들 눈으로 보면 ‘정당에 무슨 그런 엄청난 권력이 있을까’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정치를 꿈꾸는 사람들에겐 정당 공천은 정상에 오르기 위한 거대한 산이고, 공천 탈락은 곧 죽음에 도달하는 무덤이기도 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공천 파열음의 진원지다. 민주당의 갑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호남이란 특수 토양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일당독재 권력의 위세가 만든 결과다.

이런 징후에 대해 선거철이면 어쩔 수 없이 고개 숙여야 하는 정치 지망생들이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안타깝다는 느낌이다.

이런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행위자인 정당이 자성하고 거듭나야만 한다. 그런데 정당이 스스로 자성, 자각하고 지역민과 함께 동고동락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과 같다. 결코 맑아 질 리 없는 황하강과 같다.

여기에 군주민수(君主民水)는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가 뜨게 하지만 그 물은 배를 뒤엎기도 한다. 잘못하면 언제든 성난 파도가 되어 군주를 수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성현 순자는 이렇게 말한다.

“말이 수레에 놀란다면 사람들이 수레에 타기를 불안해하고, 백성들이 정치에 놀란다면 통치자가 그 자리에서 불안해한다. 말이 수레에 놀란다면 조용히 가라앉히는 수밖에 없고 백성들이 정치에 놀란다면 은혜를 베푸는 수밖에 없다.”

승객이 편안하려면 말이 수레를 편안히 이끌어야 하고, 통치자가 편안하려면 백성이 정치를 편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백성이 정치를 편안히 받아들이는 비법을 제시했다.

“현명하고 착한 자를 골라 쓰고 독실하고 공경스런 자를 끌어 올리면 백성들이 정치에 안심할 것이다.”

순자는 현명하고 착한 인재를 쓰는 것이 정치의 첫 걸음이요 왕도의 지름길이라 충고했다. 인재 발탁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성현의 가르침은 오늘날 하나도 틀림이 없다.

한국에서 지배 권력에 다가가는 주요 통로는 공정한 규칙에 의해 실시되는 공직 채용 시험과 투표로 발탁되는 정치가로의 등장 등 2가지가 있다.

공직 공개 채용은 국가고시를 통한 일반 관료나 법조인, 군인, 경찰 등의 진출이 있다. 이들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열린 기회와 공간에서 실력과 자질을 인정받으면 진출할 수 있다.

그러나 선출직은 ‘득표’라는 다수의 선택만 받으면 합격한다. 인격이나 능력은 드러나지 않아도 넘어갈 수 있다. 외모나 화려한 말솜씨로 위장해서 들키지만 않으면 합격할 수 있다. 이것이 선출직의 가장 큰 함정이다.

때문에 선출직을 꿈꾸는 사람들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 공천은 그 첫 단계다.

주민의 최종 선택권인 투표 심판에 앞서 예비 선택권인 정당 공천과정에서부터 엄격한 절차와 심사가 전제돼야만 하는 이유다.

정치인의 목숨 줄인 공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공정한 운동장에서 실시됐는지 그 원칙과 기준을 만천하에 공개해야할 의무가 여기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깜깜이 공천’을 멈추고 호남인의 기대와 열망에 맞는 공천을 추진해야 한다. 군주민수를 명심해야 한다. 언제든지 뒤 엎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