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구위기, ‘마을학교’가 대안 될 수 있을까?
농촌 인구위기, ‘마을학교’가 대안 될 수 있을까?
  • 최현웅 기자
  • 승인 2022.04.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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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생·주민들, “재미있는 마을 속 학교로 모이자” 공동체 회복에 청신호

‘학교 이전에 마을 전통이 있었지~’ 마을 어르신이 교사 역할 톡톡히 수행
주민들과 학생들이 학교에서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마을은 학교를 품고, 학생들은 지역공동체에서 살아있는 전통과 지헤를 배우는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삼서온마을학교 축제.
주민들과 학생들이 학교에서 함께 축제를 즐기고 있다. 마을은 학교를 품고, 학생들은 지역공동체에서 살아있는 전통과 지헤를 배우는 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삼서온마을학교 축제.

살아있는 교육이란 책상위에 놓인 책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내 고장과 이웃 어른들에게 배우는 살아있는 마을공동체 교육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을학교가 인구감소와 마을공동체를 되살리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전남형 혁신학교로 출발한 무지개학교의 한 축으로 시작된 마을학교는 2015년 전남도내 3개교로 시작해 올해는 22개 시군지자체에서 평균 10개 정도의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장성은 2022년 현재 전남도지정마을학교인 삼서온마을학교 등 10곳의 마을학교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마을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 전체가 학교와 한 몸이 돼 마을의 모든 것이 학생들의 학습자료 및 교육의 소재가 되고, 학부모는 교사로 참여하며 배움과 삶이 일체가 된다.

학교와 마을이 상호 협력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교육공동체가 꾸려지고 있는 단계다.

지역사회에서도 부모들의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방과 후 돌봄교육을 넘어 1읍면 1마을학교 운동이 시작되면서 마을하교는 태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 3월에 장성군의회에서 ‘장성군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마을향후 마을학교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장성군수는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관련 단체 및 기관의 활동을 위해 연수와 교육, 예산 등을 지원하도록 돼있다.

2017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2019년부터 마을교육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는 삼서온마을학교는 일찌감치 전남도지정마을학교로 지정돼 장성에서 운영되고 있는 10여 개 마을학교의 롤모델이다.

“요즘엔 집에서 농사를 짓더라도 아이들에겐 농사일을 시키지 않잖아요. 그래서 농촌에 살아도 농작물이나 식물의 이름들을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요.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마을과 학교, 아이들이 함께 배우면 참 좋겠구나 생각했어요.” 박종님 삼서온마을학교 대표는 학부모들이 모여 마을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장성지역 마을학교 운영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삼서초 삼서온마을학교 잔치 한마당
삼서초 삼서온마을학교 잔치 한마당

◆삼서온마을학교

장성에서는 유일하게 일찌감치 전남도 지정 마을학교로 지정된 삼서온마을학교(박종님)는 삼서면에 입주한 드림빌의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모이게 됐다.

삼서초등학교(교장 김형옥)와 삼서중학교(교장 박화실)가 함께 참여해 한 때 폐교까지 걱정했던 학교를 살리고 타 지역 상급학교로의 전출까지 억제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다름을 존중하고 모두가 주인으로 성장하는 삶의 배움터 ’라는 비전아래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축’을 핵심가치로 ▲다양성 인정 ▲존중·소통·사랑 ▲참여와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삼서온마을학교는 ▲방과후 교육활동 시간을 통해 마을 반디불 공부방 운영 ▲아침 독서시간을 활용해 마을독서캠프 운영 ▲사회교과목과 연계해 삼서마을&진로체험처 탐방 ▲마을연계 봉사활동으로 어르신 공경과 배려심 함양 ▲미술교과와 연계해 초·중학교와 마을이 연계해 마을벽화 그리기 활동 ▲음악교과와 연계해 온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삼서 온마을 축제 한마당 등의 행사를 통해 삼서초등학교와 삼서중학교 학생 및 학부모가 참여하는 마을공동체를 실현하고 있다.

◆동화골마을학교

올해 4년차를 맞는 동화골마을학교(대표 석민철)는“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배움이 삶으로 연결돼 있고 ‘다시공동체’문화를 만들어 가는 마을학교”라는 비전아래 긍정, 존중, 창의를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동화골마을학교는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해 수요일 방과후학교가 없는 날 동아리 활동지원 등을 통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지역의 마을 강사를 발굴하고 마을 인적자원의 역량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학교 밖 학교로서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성장하는데 조력자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주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청소년동아리활동지원 ▲숲속밧줄놀이터 ▲어린이농부학교 ▲파자마파티 ▲인문학강좌 ▲마을축제 ▲몰래산타 ▲어촌마을학교연계활동 등을 진행했다.

이밖에 재봉틀을 이용한 나만의 소품만들기 프로그램인 낭만소잉, 하브루타 독서법을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책 먹는 여우, 학교 텃밭을 활용해 절기별 작물을 신고 가꾸는 어린 농부학교 등 동아리 활동 지원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솔바람마을학교

솔바람마을학교(대표 권오산)는 삼서온마을학교처럼 진원동초등학교(교장 김경렬)가 전남도교육청의 혁신학교인 무지개 학교로 선정될 당시부터 마을학교 결성을 추진했다.

2020년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역 내 72가구 중 학부모 회원 54가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진원동초등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의 열정이 더해져 꾸려졌다.

다름을 존중하는 자치와 자발로 마을학교 참여하기, 배움과 삶이 하나 되는 지속가능한 마을하교 만들기, 학교를 넘어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민주시민 되기를 학교의 목표로 삼고 있다. 자치와 자발, 참여와 협력, 시민성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주요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솔바람 동아리인 요리부 프로젝트 수업 ▲리듬체조 방과후 활동 ▲영상동아리 편집교육 ▲우리문화알기 프로그램인 국악초청공연 관람 ▲우리고장 직업체험인 모내기 및 가정텃밭키트 나눔 ▲마을에서 배우는 생활력으로 말복맞이 백숙, 매운탕 만들기 ▲슬기로운 방콕생활놀이 꾸러미 나눔 행사인 가족 놀이용 꾸러미 나눔과 가족과 함께 하는 게임보드 놀이 ▲달빛가족캠프인 놀이체험, 선배와의 대화, 야외영화제, 학부모아카데미 등이 있다.

문향고 청백리학교 바리스타 교육현장
문향고 청백리학교 바리스타 교육현장

◆청백리마을학교

장성군청소년수련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백리마을학교(대표 김상룡)는 문향고(교장 강숙영)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그동안 학교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진로 체험활동을 관련 분야의 진로 솔게 및 준비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기획됐다.

이와 함께 고령화 돼 가는 장성읍 기산리 농촌마을에 청소년과 지역 어르신의 유대감과 상호교감을 통해 마을의 새로운 활력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 학생들과 지역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해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을 중심으로 마을이 함께 공동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밥상머리 교육과 학부모의 신뢰도를 높여나가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청백리계절학당과 청백리어울림마당으로 나눠 지난해는 봄(바리스타), 여름(제과제빵), 가을(미용뷰티), 겨울(목공예)로 나눠 전문 진로프로그램이 진행됐고 게절별 학당이 끝나면 마을 어르신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재능 나눔 울림마당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장성읍내 청소년 대상 미디어 제작, 연극수업, 기후위기대응과 제로웨이스트 활동 등을 펼치고 있는 ‘와글와글마을학교’(대표 공소영)는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쉼터를 제공해주고 함께하는 공동체 배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북이다솜골마을학교’(대표 박희자)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지역민과 학생들이 1박2일캠프, 목공수업, 북이초 동아리수업, 산타행사, 지역특색활동체험하기, 지역 어르신말벗 행사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축령산 편백숲을 활용해 미래의 꿈나무들과 마을을 키워간다는 목표로 운영 중인 ‘편백꿈마을학교’(대표 김진환)는 편백꿈마을학교 체험 선생님 양성, 내 꿈 심고 나무심고, 씩씩(sick sick)한 지구환경 만들기, 편백꿈 마을축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마을의 자연과 사회, 삶속에서 살아있는 배움을 실천할 수다양한 교육활동 전개와 자연 생태프로그램 및 전래놀이 활동을 펼치고 있는 ‘행복다드림북일마을학교’(대표 이희자)도 마을탐방과 텃밭가꾸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북하면에서는 숲체험 천문체험과 제과제빵수업, 요가명상, 공예수업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별내리마을학교(대표 오덕수)가, 삼계면 사창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꾸려진 ‘하늘별풀빛마을학교’는 마을벽화그리기, 뚝딱뚝딱 목공예교실, 생태환경교실, 마을학교 다모임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서온마을학교 마을 벽화그리기 현장
삼서온마을학교 마을 벽화그리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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