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칼럼] 이낙연은 부끄럽지 않은가? 한가히 장성에 올 자격 있는가!
[편집국 칼럼] 이낙연은 부끄럽지 않은가? 한가히 장성에 올 자격 있는가!
  • 백형모 기자
  • 승인 2022.05.3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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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렇게 수치스러운 일들 하면서 말이야. 한국 사람들이 세계에 나가면 차도 잘 만들고, 전화기도 잘 만들고, 영화도 잘하고 못하는 게 없는데, 왜 나라 지키는 작전통제권 하나 못 가져오느냐 말입니다~”

그 유명한 노무현 대통령의 ‘작통권 연설’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06년 12월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장군들이 전시 상황에 국군을 직접 지휘할 권한이 없고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비판하며 무려 80분 동안 열변을 토했다.

자신들의 앞길도 못 가리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일주일 전인 5월 23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3주년이었다.

하도 가슴이 울컥하여 10여년이나 지났어도 그날 서거의 충격은 지금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 생에 그렇게 훌륭하신 나라의 지도자다운 분을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결기 서린 연설을 다시한번 떠올리는 부끄러운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졌다.

장성군수 선거가 한창인 26일 오후 장성군청 앞 가두연설대에 민주당 이낙연 전 당 대표와 홍영표 전 원내 대표가 나타났다. 장성군수에 출마한 김한종 민주당 후보를 돕기 위한 지원 유세에 나온 것이다.

불과 두 달 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에게 대통령 자리를 헌납하는 민주당의 두 주역들께서 무엇이 그리 한가하여 호남을 찾아 장성에 내려왔을까?

홍영표는 57년, 전북 고창 출신이다. 그래서 연단에 오르면서 “저 쪽 고창이 바로 제 고향입니다”라고 인연을 설명했다. 그런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부끄러운 사실이 있다. 홍영표의 조부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사람으로 친일파 708인의 명단에 올라있다. 민족을 팔아 조선인으로써 누릴 만큼 영화를 누린 사람이다. 홍영표는 그 손자다.

그건 그렇다고 치자.

지난 대선에서 패잔병 민주당 부대의 장수였다면 어찌해야 하겠는가?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오세훈 시장 후보에게 한참 밀리면서 힘겹게 싸우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도 인천에서 고토 회복을 노리며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 서울 경기는 민주당 정치의 본거지 아닌가.

대통령 자리 다음의 아성인 서울시장 자리는 민주당이 최후의 보루로 알고 최후의 한 사람까지 진력을 다해야 할 전쟁터다.

그런데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속죄양이 되어 ‘함께 죽을 각오’로 서울 인천 탈환에 힘을 보태야 할 시간에 한가하게 안방이라 자처하는 호남에 와서 “민주당 후보 누구를 군수로 찍어 주세요~”하는 모양세가 과연 가당한 일인가.

여당 대표를 지내고 대선 경쟁에서 낙마한 이낙연 전 총리는 더더구나 할 말이 없어야 할 사람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공천경쟁에서 관련성을 증명하지도 못하는 대장동 사건을 들춰내 탈탈 털면서 이재명을 태풍 속으로 몰아넣고 결국 민주당 대선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는 것을 잊었는가?

그런데 한가하게 장성에서 시골 군수후보 지지 연설 한답시고 내려와서 군수 10년도 못한 유두석 군수를 향해 ‘그 사람 너무 오래 했으나 바꿔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넉살을 떨었다.

이낙연은 52년 생, 영광 출신으로 2000년에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를 시작했으니 올해로 22년째다. 그동안 국회의원 4선, 전남도지사,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 등 할만한 것은 다했다. 그렇게 오래, 그렇게 양지바른 곳만을 찾아다녔다. 모두 호남인의 지지를 등에 업고서 말이다.

그런데 자기가 정치 오래 한 것은 접어두고 남이 오래 한 것은 떠들고 있다. ‘내로남불’ 정치인의 저속함이 이렇게 표현되는 것인가.

이낙연 홍영표 두 분에게 묻고 싶다.

호남에서 군수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어떻습니까?

호남에서 무소속 군수에게는 지원을 안하고, 민주당 군수에게는 예산폭탄을 주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본심인가요?

혹시 무소속이 되면 민주당 정권 연장이나 탈환에 지장이 있던가요?

노무현 대통령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가 너무 생생히 들려온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옛 어르신들은 ‘쯔쯔쯔’ 하고 혀를 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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